날로 발전하는 기술의 흐름에 맞춰 자전거용 속도계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엄청난 발전을 보였다. 너무 옛날 옛적 호랭이 그루밍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 같지만, 길다란 선을 프레임에 둘러 설치하는 유선 속도계라 불리던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 자리는 스마트 속도계라 불리는 제품이 새롭게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어 나날이 다양한 기능을 숙성시키며 사이클리스트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이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모두가 그들의 방향에 동의하고 따르는 것은 아니다.

 

숫자와 본능 사이

자전거 라이딩은 아주 즐겁고 재미있는 행위이다. 재미라는 결론에 다다르는 것은 같지만, 그 재미의 출발 선상은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출발한다. 다양한 라이딩 데이터를 취합해 넘쳐나는 숫자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지극히 동물적인 감각을 깨워 온전히 본능에 충실해지는 순간에서 라이딩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중간영역. 숫자의 세계와 본능의 세계 양쪽을 오가는 라이더도 분명 존재 하는 것. 와후 엘리먼트 볼트가 바로 이 부류의 사람이 가장 흥미로워할 스마트 속도계이다. 

와후의 바이크 컴퓨터는 두 가지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2.7인치의 커다란 화면과 말끔한 고대비 LCD를 이용해 시원한 가시성을 내세운 엘리먼트와 고대비 LCD 특유의 말끔한 가시성은 유지하며, 크기를 조금 줄이고,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적용한 엘리먼트 볼트가 있다. 자전거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송 수단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여전히 조금만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인간의 욕구에 따라 공기역학을 적용한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것의 효과는 상당해, 많은 소비자의 지갑이 위협받고 있다. 그런 흐름이 바이크 컴퓨터까지 영향을 끼쳤고, 그렇게 와우 엘리먼트 볼트 콘셉트가 시작되지 않았을까?

 

공기역학 전문가의 손길을 담았다

우리가 맛좋은 밥을 먹고, 다리 근육으로 힘을 내 자전거를 굴리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의 대부분은 공기저항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된다고 이해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그중 로드바이크에서 공기저항이 끼치는 영향은 MSG를 조금 첨가해서, 거의 모든 순간이 공기저항과의 싸움이라 생각해도 되겠다. 그래서 프레임은 기본 휠과 타이어 그리고 옷까지 공기역학을 담아 개발된 제품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가끔 하던 얘기지만, 광활한 스마트 속도계의 크기를 보면서 이거 각도 잘못 설치하면 자전거 이륙하겠다며 깔깔깔 웃던 기억이 있는데, 적어도 엘리먼트 볼트 앞에서는 먹히지 않을 말장난이 되었다.

CFD 테스트라 하면 전산유체역학. 유체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정식을 활용해 유체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방법이다. 실제 풍동실험은 상당히 고가의 테스트이므로 설계 단계에서 가상으로 구현해볼 때 주로 쓰인다. 조건이나 실험하는 물체가 간단하다면, 실제에 굉장히 근접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자전거 정도의 크기와 조건이라면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낸다 생각해도 되겠다. 공기저항과 가장 먼저 조우하는 앞부분은 날카로운 형상으로 공기를 가르기 위함! 이라는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고, 같이 포함되어 있는 전용 거치대에 올리면 매끄러운 라인이 완성되며, 와후가 주장하는 ‘타사 제품 대비 50% 이상 작은 공기 저항력’의 조건이 완성된다. 이 조건에서 약 1.5와트의 힘을 절약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와트보다 좀 더 가늠하기 쉬운 예는 40km 타임트라이얼에서 약 33km/h로 달린다면, 12.6초의 기록을 앞당길 수 있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레이스에서는 타이어 두께만큼만 먼저 들어와도 순위가 올라가기에 공기저항 덕후는 이 효과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스마트폰이 기본이다

엘리먼트 볼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설계 목적부터 스마트폰 기반의 활용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기 자체에서 다룰 수 있는 항목은 스마트폰 앱에서 주무를 수 있는 것에 비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이는 정도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저런 복잡한 과정을 멀리하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잘 꾸며져 있다. 하지만, 엘리먼트 시리즈만큼 스마트폰과의 연결이 간편한 제품은 없었다. 아이폰 기준으로 앱 스토어에서 'Wahoo'라고 검색하면, 'ELEMNT' 앱을 설치 할 수 있다. 엘리먼트 볼트의 전원을 켜고, 앱을 실행하면 카메라 화면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앱 화면에 나타나있는 지시사항대로 볼트의 전원 버튼을 한 번 눌러 ‘설정’ 페이지를 열고 본체 오른쪽의 버튼을 이용해 메뉴 하단의 ‘전화기 페어링’ 메뉴 선택한다. 선택 후 LCD 화면 밑에 위치한 버튼 3개 중 가운데 버튼을 눌러 ‘페어’ 기능을 실행한다. 커다란 QR코드 화면을 볼 수 있는데, 아이폰의 카메라 밑에 갔다대는 순간 인식이 되며, 알아서 페어링이 완료된다. 한 번 연결 후에는 앱과 볼트의 전원을 켜는 것 외에 추가로 연결을 하거나, 갑자기 연결이 끊어지거나 앱이 강제로 종료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연결 후에는 앱의 기능이 활성화되며, 이제 볼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엘리먼트 볼트에서 볼 수 있는 첫 페이지를 보면, 총 9개의 정보를 한 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기기 오른쪽의 버튼을 눌러 페이지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이 화면의 구성은 앱의 사용자 페이지 메뉴에서 설정할 수 있다. 페이지는 다섯 페이지를 추가로 생성할 수 있고, 한 페이지당 최대 9가지의 데이터를 선택 할 수 있다. 물론 큼직하게 1개만 띄울 수도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골라 마음껏 구성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은 경쟁사의 제품도 지원하는 기능이기에 그다지 놀라울 것은 없지만, 여기까지 작업하는 과정을 굉장히 심플하게 구성했다는 점은 놀라도 되겠다. 앱 실행과 동시에 굉장히 빠르게 연결이 되며, 페이지 생성 후 엘리먼트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데이터 폼을 단어로 찾을 수 있다. 페이지 구성을 끝냈으면, 그저 설정 화면을 나가는 순간 동기화가 완료된다. 볼트의 페이지를 넘겨보면 어느새 적용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설정 페이지에서 한가지 놓치면 아쉬운 것이 한가지 더 있는데, 볼트의 본체 상단에서 깜빡 거리는 Quicklook LED를 설정하는 메뉴이다. 라이딩 중 시시각각 변하는 속도, 파워, 심박수의 흐름을 LED 색깔과 깜박임만으로 파악 할 수 있도록 설정 가능할 수 있다. 햇빛이 쨍한 날에도 아주 잘 보여 실제 라이딩 중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퀵룩LED는 세그먼트 기능이 활성화될 때도 반응하는데, 이때 만큼은 그저 조그마한 LED 불빛이 아닐 수도 있다.

 

고르다

앱을 실행시켰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페이지는 지도 페이지이다. 아이폰의 경우 기본 지도앱을 사용하고 있는데, 주요 장소는 물론 주소 검색도 문제없이 해낸다. 앱에서 원하는 장소를 검색 후 ‘고르다(선택)’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볼트와 연동이 이루어지며, 지도에 경로가 설정된 것을 볼 수 있다. 2.2인치 화면이 작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면, 오로지 고대비 LCD의 가시성을 극대화해 디자인된 맵이 설치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목적지가 아주 자세히 표기되지는 않지만, 찾아가는데 별다른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도로환경을 고려한 안내는 아니니 실환경을 판단해가며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목적지에 도착해 라이딩을 저장하면, 마찬가지로 스마트폰과 빠르게 동기화가 이루어지며, 스마트폰에서 라이딩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 제품만큼 많은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라이더에게는 이쪽이 훨씬 보기 편할 것이다.

 

스트라바 궁합은 최고

와후는 자신의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스트라바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좀 더 매끄럽게 동화되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서 스마트 속도계 중 가장 쓰기 편하고 깔끔한 호환성을 보여준다.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스트라바 프리미엄 서비스를 택해야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재미와 쓰임새는 확실히 누릴 수 있다. 스트라바 내에서 관심있는 세그먼트 구간의 별표시를 선택해, 볼트와 동기화를 시작하면 그 구간의 간략한 정보가 표기된다. 그 후 별다른 설정 없이 라이딩 중 그 구간에 진입하게 되면, 알아서 알림이 뜨며 스트라바 라이브 세그먼트 모드로 전환된다. 실시간으로 현재 라이딩과 스트라바의 기록을 비교해서 정보를 표시해주는데, 비교 상대를 그 구간의 1위, 혹은 자신의 최고 기록(PR)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때, 볼트 본체 상단에서 쉴새 없이 깜빡거릴 퀵룩 LED는 선택한 상대의 기록보다 앞서 주행하고 있는지, 뒤쳐지고 있는지 LED의 환한 빛으로 나타내여 준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열심히 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트라바에서 제공하는 경로 만들기 기능은 세그먼트 코스와 연동되어 매우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그것을 볼트에 띄우는 것은 더 간편하다. 그저 경로를 만들어 저장 후 엘리먼트 앱을 실행해 경로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만치 매끄럽게 연동되는 수준이라면, 스트라바 인증 기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선택은 결정장애를 동반하고..

와후 엘리먼트 볼트는 스마트 속도계 시장에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후발주자이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확실히 알리고 있어 구매를 앞둔 라이더라면 분명 눈여겨보고 있을 터. 많은 기능과 몇 가지 사용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쓸 만한 기능을 한 가지 루트를 통해 간편하게 접근 할 수 있게 만들어 직관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택했고, 시원하게 무료로 제공되는 지도와 스트라바와의 말끔한 연동, 그리고 고대비 LCD로 보는 훌륭한 가시성이 끌리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쟁사 제품을 완전히 압도할 수준이라 얘기 할 순 없다. 분명 서로 대비되는 점이 있고, 그것은 취향에 따라 선택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혹시, 구매를 앞두고 결정장애에 빠져 있는가? 가장 미려한 디자인과 접근하기 쉬운 기능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12.6초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32만 원에 가질 수 있다. 이 정도면 경쟁 모델대신 선택 할 이유는 충분하다. 제품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국내 공식 디스트리뷰터인 나눅스네트웍스 공식 홈페이지(www.nnxsports.com/shop/goods/goods_view.php?goodsno=6298&category=00500600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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