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차를 원해서 스포츠카를 타고, 더 빠른 차를 원해서 슈퍼카를 꿈꾸는 이들에게 SUV는 아마 관심 밖의 차일지도 모른다. 물론 서킷이 아닌 한 차가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도로에 쏟아붓기란 어렵겠지만, 아주 강하고 멋진 차를 탄다는 만족감을 충족하기 위한 조건 중 최고속도는 상징적이면서 무척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만약 SUV도 충분히 빠르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에어로다이내믹스와는 벽을 쌓은 듯한 상자모양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 적어도 웬만한 스포츠카가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는 낼 자신이 있으니 기네스 월드레코드 타이틀을 걸고 경쟁하는 것 아닐까. 

SUV의 기존 최고속도 기록은 메르세데스-벤츠가 갖고 있었다. 브라부스가 튜닝한 GLK V12가 시속 211마일, 339km/h를 기록했다. 물론 현재는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토요타는 풀 사이즈 SUV 모델인 랜드크루저를 이용해 새로운 신기록에 도전했다.

토요타의 최고속도 기록경신용 랜드크루저는 TRD, 토요타의 레이싱카 기술을 담당하는 파트가 맡아 제작했다. 외관만 봐서는 별로 스포츠카나 슈퍼카 같은 스포티한 인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보통의 랜드크루저와 비교해 서스펜션을 바싹 낮추고, 차체 하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줄이기 위해 범퍼 하단에 덧댄 에어댐을 보고 보통의 차는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외는 평범하다.

하지만 보닛 안의 사정은 다르다. 출력을 높이는 과정은 터보차저의 부스트 압력을 높이는 것으로 시작되고, 55파운드 부스트를 제공하는 한 쌍의 가레트 터보차저를 장착했다. 하지만 순정 엔진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었고, 이에 TRD는 보다 높은 출력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엔진을 제작해야 했다. 더욱 강화된 부품과 특별 주문제작 된 흡기 매니폴드를 비롯한 특별 사양이다. 최대출력은 약 2,000마력. 

엔진은 차의 일부일 뿐이다. 출력을 감당할 수 있는 레이스카용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슈퍼스포츠를 장착, 초고속주행에 적합하게 서스펜션이 조절되었고, 내부는 롤 케이지를 이용해 보강했다. 운전석에는 레이스카용 버킷시트를 장착하고, 전 나스카 드라이버였던 칼 에드워드가 핸들을 잡았다. 

기록의 측정은 캘리포니아 사막의 모하비 항공 우주항의 2.5마일 활주로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주행은 메르세데스의 시속 211마일과 같은 기록을 냈다. 하지만 본 게임은 두 번째부터. 두 번째 주행에서 토요타 랜드크루저는 무려 시속 230.02마일, 시속 370.18km/h를 기록하며 SUV의 속도기록을 완전히 경신했다. 

물론 이 랜드크루저는 양산되는 모델이 아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토요타는 SUV의 최고속도 기록을 경신하는데 성공했고, 가능성을 보여준 이상 또 다른 누군가가 이런 차를 원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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