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가 우라칸 퍼포만테를 선보였을 때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차’라고 자랑했다. 엄밀히 말해 더 빠른 차도 있지만, 적어도 일반 도로를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고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양산차 중에서는 가장 빠른 모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기록이 머지않아 깨질지도 모른다. 스쿠데리아 글리켄하우스는 자사의 슈퍼카 SCG003C가 이미 스펙 상으로는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를 뛰어넘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시험주행 결과를 보면 어렵지 않게 뉘르부르크링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남아있는데, 글리켄하우스 SCG003C는 도로주행용 모델이 아닌, 트랙 레이스용 모델이다.

글리켄하우스는 SCG003C의 뉘르부르크링 주행영상을 공개했다. 단순한 주행영상이 아닌데, SCG003C과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 포르쉐 918의 뉘르부르크링 주행 영상을 ‘동기화’ 했다. 세 자동차가 출발하는 순간을 맞춰 동시에 영상을 재생해, 어느 차가 더 빠른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단 분명한 것은 글리켄하우스 SCG003C는 빠른 차라는 것이다. SCG003C가 계측을 마친 시점에서 약 12초 후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먼테가 뉘르부르크링 일주를 마친다. 포르쉐 918은 그보다 약 5초가 늦었다.

물론 ‘SCG003C는 레이스카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과연 양산모델도 이런 엄청난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른다는 것. 그러나 글리켄하우스 측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숫자로 내놓았다. 

주행영상의 SGC003C는 GT3 레이스 규정에 맞춰 출력을 500마력으로 제항하고, 1349kg이라는 규정 중량을 맞추기 위해 100kg 정도의 밸러스트를 실었다는 것이 글리켄하우스의 설명이다. 양산모델인 SGC003S는 무게 핸디캡이 없을 뿐 아니라 훨씬 강력한 800마력의 엔진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글리켄하우스 SGC003S는 일반적인 슈퍼카와 여러모로 다른 방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완성차가 아니라 직접 조립하는 ‘키트 카’ 형식으로 판매하게 되며, 가격은 1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단, 차량 구입자가 직접 조립할 기술이 없을 경우 엔지니어를 보내 조립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자동차’를 판매할 경우 충돌 테스트 같은 여러 가지 시험과 규정을 통과해야 하지만, ‘자동차 조립 키트’를 판매할 경우 이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기 때문에 편법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이 차를 살 수 없는 이들에게는 이런 엄청난 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언젠가 실제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별로 의미가 없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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