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가 쏟아지며 자동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몇몇 시장은 뜨거운 정도를 넘어서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메이커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나날이겠지만 그와는 반대로 소비자에게는 무척 좋은 소식이다.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질수록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조건과 혜택은 상대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두 시장을 살펴보고 그 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라이드매거진이 살펴봤다.

 

첫 번째 전쟁터 - 4천만 원대 고성능 세단

경쟁이 치열해 가뜩이나 뜨거운 이 시장에 불을 제대로 붙인 것은 단연 기아의 스팅어다. 기아자동차 스팅어 출시 이후 국내 고성능 세단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스팅어의 고성능 모델 3.3 GT가 4천만 원대에 출시되면서 기존 4천만 원대 고성능 세단들 또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모델로는 닛산 맥시마,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재규어 XE가 있다. 퍼포먼스, 디자인, 최첨단 기술까지 ‘4종 4색’ 매력을 자랑하는 고성능 세단을 살펴봤다.

 

닛산 맥시마

닛산의 맥시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으로 가격 대비 최대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맥시마의 가격은 닛산이 한국의 고성능 세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최대한 경쟁력을 갖도록 고심해 책정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미국 워즈오토 ‘세계 10대 엔진’ 최다 선정으로 성능이 검증된 3.5리터 6기통 VQ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03마력, 최대토크 36.1kg.m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며,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Next-generation Xtronic CVT)를 적용해 9.9km/l라는 우수한 연비 효율성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맥시마는 최첨단 안전 기술로도 정평이 나있다. 인텔리전트 전방 충돌 경고(Intelligent Forward-collision Warning)를 비롯,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Intelligent Emergency Braking), 인텔리전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Intelligent Around-View Monitor) 등 현존하는 닛산의 최첨단 기술력을 총 집약했다. 맥시마의 가격은 4,370만 원으로 상품성으로 따져보자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기아자동차 스팅어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국내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기아자동차의 스팅어(Stinger)는 기자단 시승회 이후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 다시 한번 이슈가 되기도 했다. 3.3 터보 모델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불과 4.9초다. 기아자동차 최초의 후륜구동 모델인 스팅어의 최고급 트림인 3.3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370 마력과 최대토크 52.0kg·m의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외관 역시 1,400mm의 낮은 전고와 2,905mm의 긴 축거가 강조된 ‘다운포스 디자인’이 적용돼 기존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차체 전후 중량 균등배분 및 저중심설계 등을 통해 고성능 세단에 최적화된 신규 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4천만 원대의 가격으로 고성능 세단을 만나볼 수 있다. 퍼포먼스 하이브리드의 대명사인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364마력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인피니티의 고성능 모델을 의미하는 ‘S’ 배지의 위력을 보여준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연료 효율성이다. 놀라운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Q50S의 복합연비는 12.0km/l로 경쟁 모델 대비 최대 약 35% 가량 뛰어나다.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스마트한 운전자에게 최적이다. 여기에 기계식 스티어링 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쟁 모델과 달리,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이라는 전자식 조향 장치를 탑재했다. 기계적인 연결 없이 전자식으로 방향을 조절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정확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Q50S는 지난 2월 신규 트림 출시 이후 307대의 판매량을 기록(2-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2.7%증가한 데 이어 최근 약진 중인 친환경차 트렌드 덕분에 성장세가 더욱 기대되는 모델이다.

 

재규어 XE

유럽형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가 선보인 재규어 XE의 강점은 스포츠카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이다. 역대 재규어 세단 중 가장 가볍고 강성이 높으며, 에어로다이믹한 구조로 설계돼 심미성은 물론, 실용성까지 강조했다. 달리기 실력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6kg.m로 같은 가격대의 경쟁차종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연비는 10.3km/l로 우수한 편이다(2.0 가솔린 모델 기준).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된 재규어 XE AWD는 악조건의 날씨와 미끄러운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AWD 시스템을 적용,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강조했다.

 

두 번째 전쟁터 - 2천만 원대 소형 SUV

어떻게 보면 현재 자동차 시장 중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고 최고로 뜨거운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티볼리의 독주가 계속됐던 시장에 드디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신차 카드를 꺼내 들었고 티볼리와 경쟁하던 르노삼성의 QM3와 트랙스 역시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꺼내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대자동차 코나

현대자동차가 티볼리를 잡기 위해 내놓은 코나는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첫 글로벌 소형 SUV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소형 SUV 시장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가 이 시장에 어떤 모델을 투입할 것인지에 대해 출시 전부터 관심이 매우 높았다. 특히 코나의 신차발표회에서는 여간해서는 국내 신차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 모델을 소개하고, 해외 기자들을 불러들여 공을 들였다.

여러 트림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터보에 7단 DCT의 조합이며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장착돼 안전 부분에서 경쟁 모델인 티볼리 대비 앞선다고 봐야 한다. 뒤늦게 나온 모델인 만큼 현대차가 공들인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경쟁모델의 상위트림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옵션이 코나에서는 기본으로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장 낮은 트림의 가격은 티볼리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가격만으로 티볼리와 비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코나의 기본 트림은 1,895만 원에서 시작하지만 대부분 소비자가 2천만 원 이상의 모델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장 높은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은 2,425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아자동차 스토닉

기아자동차의 스토닉은 코나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쌍둥이 모델인 셈이다. 예를 들자면 쏘나타와 K5처럼 말이다. 지난 6월 20일 유럽 미디어 프리뷰를 통해 처음 공개된 스토닉은 오는 7월 국내에서도 미디어 프리뷰 일정이 잡힌 상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에서 볼 수 있듯 트림과 옵션, 가격 등은 비슷할 것이라 예상되며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역시 디자인이다. 코나가 나름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택했다면 이번에는 무난하고 젊은 이미지를 통해 실용성을 선택했다. 아직 국내 공식적인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경쟁력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현대기아차가 두 모델로 이 뜨거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참고로 기아차에는 2천만 원대 소형 SUV로 니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니로는 장르상 하이브리드로 분류되기 때문에 스토닉과 비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쌍용자동차에서 이 차가 처음 나왔을 때 이만큼 잘 팔릴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하지만 가장 핫한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을 정도로 많이 팔려 위기의 쌍용자동차를 구해낸 주인공이 됐다. 티볼리가 없었다면 렉스턴 G4가 자금상의 이유로 지금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티볼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경쟁모델을 압도하는 상품성인데 2천만 원대 초반에 괜찮은 옵션을 가진 VX와 엣지 에디션을 선택할 수 있다. 디젤모델 역시 2천만 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옵션이 좋은 상위 트림을 선택하면 가격대는 많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 저렴하고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깊이 자리 잡아 판매량과 인기가 꾸준한 편이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가격 발표이후 시작가격에서 티볼리가 좀 더 저렴한 가격대로 포지셔닝 되어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코나와 스토닉의 출시 이후 과연 티볼리의 판매량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 것이냐에 관한 것인데 그것이 어쩌면 하반기 소형 SUV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르노삼성 QM3

국내에 소형 SUV 시장을 열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다. 처음에는 놀라운 연비만으로도 선호도가 높아 웃돈을 주고도 오래 기다려야 인도가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모델이었다. 시작 가격이 2,220만 원부터 시작돼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약간 높은 편인데 이는 국내 생산모델이 아니고 생산원가가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디젤엔진을 기본 사항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모델이 아니라서 출시 초기 수입차로 분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보험료 관련해서도 이슈가 많았다.

가장 큰 장점은 해외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엔진을 사용했다는 점이고 기본 트림에도 옵션이 고급스럽다는 점이다. 하지만 신모델이 사랑받는 자동차 시장의 판매 특성상 출시된지 시간이 흘러 경쟁력이 부족한 편이고 다소 좁은 실내 공간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신차 경쟁이 뜨겁게 가열되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QM3로 어떤 전략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쉐보레 트랙스

출시 초기 차량 자체의 기계적인 평가는 좋았으나 잘못된 가격정책으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 아쉬움이 컸던 모델이다. 타 본 사람들의 평가는 좋다. 르노삼성의 QM3처럼 나온 지 오래된 모델이라 최근 수동변속기 모델을 투입해 최저 트림의 가격을 내리는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을 경쟁요소로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트림의 가격은 대부분 2천만 원이 넘는 가격대고 가장 상위 트림의 가격대는 2,600만 원이 넘는다. 최근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2018년식 모델에 블레이드 에디션이라는 트림을 신설해 안전과 편의사항을 강화했다. 하지만 소형 SUV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에는 아무래도 경쟁모델 대비 상품성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평가가 대다수다.

 

소비자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까다로워진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모든 자료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좋고 나쁜 입소문은 생각보다 빠르게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모델은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받고 가격 대비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모델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해 할인판매나 심하면 조기단종 등의 쓴맛을 보게 된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메이커들의 고심은 날로 깊어지지만 소비자는 그만큼 넓어진 선택폭과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에게 경쟁은 계속될수록 환영할 일이다.

과연 두 시장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하반기 가장 뜨거운 두 시장을 지켜보고 승자를 확인하는 것도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을 바라보는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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