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도 내 차에 어떤 오일이 얼마큼 들어가 있고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도 다양한 케미컬류 제품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교환주기나 관리방법 또한 모두 다르다. 그래서 라이드매거진은 글로벌 케미컬 메이커 모튤의 협조를 받아 내 차 케미컬 바로 알기라는 코너를 새롭게 진행한다. 물론 정비소에 자주 들어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자주 정비한다면 차를 운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뭐든 많이 알면 과잉 정비나 자칫 바가지요금에서 그만큼 자유로울 수 있으니 알고 있어서 해로울 것은 없다. 오늘은 브레이크 오일과 관련된 내용으로 첫 회를 시작해 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브레이크 오일은 일반적으로 에틸렌글리콜과 피자마유를 혼합해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이크 오일은 우리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마스터 실린더에서 만들어진 압력에 의해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작동액으로 이 유압에 의해서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제동력이 생겨 차가 멈추게 된다. 요즘에는 좀 더 나은 제동력을 위해 출고 시 장착된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더 큰 용량의 캘리퍼를 지원하는 레이스용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튜닝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경우 브레이크 오일도 그에 맞는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를 튜닝하게 되면 기존의 브레이크보다는 제동력이 상승하게 되면서 온도 또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비점이 높은 오일로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브레이크를 튜닝하고 기존 브레이크 오일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오일 안에 기포가 발생해 오히려 제동력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브레이크오일은 알코올과 같은 성분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은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브레이크오일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알코올이 흡수한 수분으로 인한 성능 저하가 생기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오일의 교체 시기는 3만km~4만km를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일반적이고 브레이크 제동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오면 브레이크 패드의 확인과 함께 브레이크 오일의 수분 상태를 그때그때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브레이크오일은 변화된 컬러, 점도, 냄새 등으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함유량으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브레이크오일의 수분함유량은 브레이크 수분테스터라는 기계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저 테스트 결과 수분이 3~4% 이상이 되면 교환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얼마 전 일부 자동차 모델의 엔진오일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현상 때문에 엔진오일을 보충하고 타야 하는 사실에 대해 이슈가 되었는데 브레이크 오일은 오일의 양이 줄어들어 보인다고 해도 보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오일의 양이 줄어들어 보이는 것은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된 만큼 브레이크 오일이 더 들어갔을 뿐이지 소모되거나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일을 보충해 적정량을 벗어나게 되면 브레이크 성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브레이크 오일을 교체할 때 일반적으로 브랜드와 함께 DOT라는 기준을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DOT다.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원래 미국 교통부를 지칭하는 것이며 미국교통부에서 정해놓은 기준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흔히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이 DOT 5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 때문에 무조건 DOT 5 브레이크 오일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이것은 잘못된 사실이다. 브레이크 오일은 DOT 3, DOT 4, DOT 5, DOT 5.1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비점도 높아진다. 하지만 그것이 무조건적인 성능에 따른 구분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특징에 따른 장단점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레이크 오일은 DOT 4이며 DOT 5.1, DOT 4 및 DOT 3은 같은 글리콜 계통으로 서로 호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DOT 5는 실리콘계이기 때문에 다른 DOT 3, 4, 5.1 제품과는 호환이 불가능하고 이런 타입은 수분을 흡수하지는 않지만 물질 자체가 압축성이 있어서 글리콜 계통보다는 제동력이 떨어진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은 대부분 DOT 5.1의 비점 성능을 능가하는 MOTUL RBF 660 같은 레이싱 전용 브레이크오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레이스 차량의 특징상 경기 중에 높은 제동력이 필요하고 급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들은 아주 웨트 비점이 높기 때문에 수분의 기화로 인한 증기 폐색 현상은 생기지 않는다. 급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ABS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진 일반 차량의 경우 DOT 5.1제품을 사용하여 교환주기도 늘리고 동절기에 고점도로 인한 ABS 작동 불량도 예방할 수 있다. DOT 4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DOT 5.1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브레이크 오일의 수분확인과 교체 시기를 좀 더 수시로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다. 성능이 낮은 저렴한 제품으로 자주 교환할 것인지 성능이 더 높은 고급 제품을 사용하여 더 오래 사용할 것인지는 결국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케미컬류는 운전자가 조금만 신경 써서 알아두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정비소에 가서 그냥 무조건 “알아서 갈아주세요!”라고 요청해도 운전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만일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크게 어렵지 않으니 조금만 알아보고 요청하면 된다. 브레이크 오일도 마찬가지고 다른 케미컬류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확실한 것은 많이 알면 알수록 본인과 본인 애마에 좀 더 이로운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튤과 함께하는 내 차 케미컬 바로 알기 브레이크 오일편을 여기서 마친다. 다음 회에서는 또 다른 케미컬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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