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욕에서 출발하여 캘리포니아까지 3,790.66km의 거리를 ‘터프로드(Tough road)’와 함께 대륙 횡단을 마쳤다. 이전에 자전거를 타본 적도 없고, 자전거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터프로드가 여행에 좋은 자전거라고 하지만 어떤 자전거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래서 준비 과정 속에서 자전거의 수치를 참고하기 보다는 경험자들의 후기를 좀 더 유심히 보았었고, 그것이 더 도움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경험자로서 자전거 여행이라는 낯섦 속에서 이 길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조금은 투박하지만 진솔한 리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소위 '대륙 횡단'이라 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 힘든 과제 중 하나이다. 이미 출발을 마음먹었을 때부터 불확실한 미래, 바람직한 선택과 리스크 사이에서 끊임없는 저울질을 해야 하기에 준비 단계에서부터 많은 시간의 할애가 필요하고 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리스크를 줄이는 장비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인내의 시간이 철저히 필요하다.
 

특히, 자전거 대륙횡단은 문자 그대로 자전거가 핵심 요소이기에 선택을 현명하게 해아 한다. 또,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같이 엔진이 달린 수단이 아니기에 심장을 엔진으로 삼아 달리는 행위는 일정이 길어질수록 정신과 육체적인 피로가 깊은 단위에서 이루어지므로 장비가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함이 틀림없다. 물론, 등산을 할 때 굳이 등산화를 신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눈에 흔히 보이는 자전거로 대륙횡단을 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가령,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를 등정할 땐 운동화를 신지 않는 것처럼 장기간 위험 속에 노출된 상황 속에서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면 충분히 고려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약 4,000km를 함께한 터프로드는 그 부분에서 아주 훌륭한 친구였었다. 보통 튜브가 터지거나 타이어가 찢어지는 일은 리스크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장거리를 움직일 땐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자이언트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것을 불필요한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직도 믿기진 않지만,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산맥 두 개와 사막을 가로지르는 동안 단 한 번도 타이어가 말썽을 부린 일이 없었다.

즉, 펑크가 나거나 타이어가 찢어진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미 중부를 가로질렀던 탓에 잘 닦인 도로보다는 빨래판 같은 흙바닥 위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가지고 간 여분의 튜브를 꺼낸 일이 없었다. 무거워도 악착같이 가지고 다닌 여분의 튜브 4개는 횡단이 끝나고 나서야 가방에서 나와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거친 임도에서 효과적이었고 미 대륙 횡단은 터프로드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내구성을 실증하는 기회였었다.
 

터프로드의 바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덕분에 트레일은 물론이고 사막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여준다. 터프로드(Tough road)라는 이름에 걸맞게 터프하게 길을 나설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투박한 길을 어루만지듯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 하는 섬세함에 가까웠다. 애팔래치아 산맥(Appalachian Mts.)에서 만난 내리막길을 수 없이 달려보았지만, 웬만한 크기의 돌부리나 튀어나온 나무뿌리 위도 큰 타이어가 부드럽게 감싸며 안정성 있게 달려주기에 여행 중 후반부에서는 마음 편하게 달렸었다. 

특히, 사막에 펼쳐진 수많은 빨래판 같은 울퉁불퉁한 길들 위에서 효과적인 주행능력을 볼 수가 있었다. 며칠 동안 덜컹거리는 흙바닥도 터프로드의 주행능력에 영향을 미치기가 힘들었다. 또, 바퀴가 크기 때문에 생기는 큰 이점은 짐을 실을 때 굳이 균형을 맞춰서 적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앞, 뒤쪽으로 달려있는 패니어 백에 물품들을 나눈다고 분배를 하긴 하지만 자주 쓰는 것, 더러워져도 되는 것과 같이 용도별로 분배를 하기에 차체의 균형이 딱 맞기는 어렵다. 하지만, 터프로드의 큰 바퀴는 그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잡아주었다.

자전거 여행은 최소한의 물품으로 장거리를 움직이는 행위의 특성상 자전거의 무게를 무시할 수가 없다. 자전거의 무게가 줄면 그만큼 내가 필요한 물품들을 더 가져갈 수 있기에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터프로드는 자이언트의 최상급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10kg 전후의 무게를 가진 튼튼하고 가벼운 투어링 바이크이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엔 자전거의 무게가 크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하나의 계기로 무게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어 시간 동안 트레일 길을 따라가던 중 홍수로 인해 지나야만 하는 터널이 막혀있었던 적이 있었다.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고민을 하다 돌아가기에는 숲 속에서 밤을 맞이해야 하는 부담이 커 어쩔 수 없이 터널 위로 이어져있는 산을 넘어가야만 했는데, 눈앞에 보이는 경사도 70도가량의 길도 없는 가파른 산을 자전거를 들쳐 매고 올라갈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해져 왔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터프로드는 10kg 전후의 무게로 가벼웠기에 큰 무리 없이 산을 넘을 수 있었다. 만약, 조금만 더 무거웠더라면 힘에 많이 부쳐 고생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전거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적재성인데 기본 옵션으로 앞, 뒤 짐받이 랙이 장착되어 나오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크게 절감이 되고 터프로드 후면에 장착된 랙은 전문가용 카메라를 실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충분하여 장거리 여행 동안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23리터의 대용량 패니어 백을 사용하더라도 뒷변속기에 걸리지 않게끔 높이가 맞춰져 있기에 넉넉히 공간을 활용하며 여행을 하기에 좋다. 그리고 원한다면 물통을 3개나 프레임에 달고 다닐 수 있게끔 프레임 속 여유 공간이 넉넉해 큰 이점이라 생각한다.

터프로드는 거친 임도를 달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오프로드의 성능을 가지면서도 튼튼함과 적재성을 동시에 가졌기에 마치 성능 좋은 SUV를 타는 것 같았고, 대륙 횡단에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자이언트 터프로드 SPEC(2017년)

프레임 : ALUXX SLR 등급 알루미늄
포크 : 컴포지트, ALUXX 오버드라이브 스티어러
크랭크 : 스램 S1000, 28/42
시프터 : 스램 GX Trigger
앞 디레일러 : 스램 X7
뒤 디레일러 : 스램 GX
카세트 : 스램 PG1020, 11x36, 10단
체인 : KMC X10
브레이크 : TRP Slate X2
타이어 : 자이언트 시카모어(Sycamore), 700x50c
휠세트 : 자이언트 SX-2 휠 세트
스템 : 자이언트 커넥트 31.8, 8도
핸들바 : 자이언트 컨택트 로우 31.8mm
안장 : 자이언트 컨택트 (뉴트럴)
시트포스트 : 자이언트 디-퓨즈, 컴포지트
사이즈 : S, M, L
기타 : X-디펜더/체인스테이 프로텍터/F&R랙
가격 : 1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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