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던 SUV가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과거 실용성만을 강조한 투박한 차라는 이미지를 벗고, ‘초호화 럭셔리’라는 말이 붙으면서 또 다른 SUV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브랜드들은 럭셔리 세단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호사를 SUV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배려를 베풀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SUV'와 ‘럭셔리’가 만나 새로운 모델들이 탄생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8일, 랜드로버가 공개한 레인지로버. 이 모델의 정식 이름은 ‘2018 레인지로버 SV 오토바이오그래피(SV Autobiography)’다. 한 번에 부르기도 힘들 정도의 긴 이름에서 일반 레인지로버와는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랜드로버의 고성능 스페셜 모델을 담당하는 ‘SVO(Special Vehicle Operation)’의 손을 거치면서 새로운 레인지로버가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2018 레인지로버 SV 오토바이오그래피는 롱-휠베이스(LWB) 레인지로버에 SVO의 특별함이 버무려진 것이 특징이다. 

2018 레인지로버 SV 오토바이오그래피의 뒷좌석은 초호화 럭셔리 SUV의 방점을 찍는 부분이다. 뒷좌석은 최대 40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으며, 밑부분에는 풋 레스트가 추가돼 탑승객의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또한, 가운데 좌석은 과감하게 드러내고 공조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들을 마련했다. 여기에 접이식 테이블까지 더해 비행기 일등석과 같은 느낌이다. 이 밖에도 재규어랜드로버의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10인치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호화스러움이 가득한 레인지로버의 심장은 총 3가지로 구성된다. 우선 4.4리터 V8 디젤 심장의 경우에는 335마력이라는 최고출력을 발휘할 수 있고,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합을 맞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400마력에 가까운 시스템 총 출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5.0리터 V8 슈퍼차저 심장도 마련됐다. 이 모델은 최고출력 557마력의 힘을 도로에 흩뿌리며 달린다. 

호화스러움을 간직한 SUV는 레인지로버뿐만이 아니다. 영국산 고성능 GT 카를 만들어내는 벤틀리도 초호화 럭셔리 SUV 만들기에 동참했다. 벤틀리 역사상 최초의 SUV인 ‘벤테이가’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강력한 성능을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나, 뮬리너가 제작한 모델은 고급스러움을 넘어 사치러움의 끝을 달리고 있다. 벤틀리 특유의 실내 구성은 2열에서 빛을 바란다. 최고급 가죽을 사용한 시트에는 퀼팅 스티치와 뮬리너 자수가 더해져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벤테이가 뮬리너의 파워트레인은 6.0리터 W12 심장으로 최고출력 608마력, 최대토크 91.8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고,  8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1초, 최고 시속은 301km에 달한다. 현존하는 SUV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간은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았던 볼보 역시 ‘XC90 T8 엑설런스’를 통해 호화스러운 SUV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모델 역시 쇼퍼 드리븐을 지향하는 플래그십 SUV로, 2열 가운데 시트 대신 온도 조절이 가능한 냉장고까지 마련됐다. 냉장고 안에는 오레포스사에서 만든 크리스털 와인잔까지 구비되어 있다. XC90 T8 엑설런스를 움직이는 파워트레인은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자리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두 유닛은 400마력이라는 시스템 출력을 내고, 8단 자동변속기가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아닌 SUV 열풍은 다양한 모델들이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냈고, 여러 브랜드들은 호화스러움을 가미한 SUV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호화스러움으로 무장한 SUV들이 판매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점차 세그먼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여러 파생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 모습을 드러낼 독특한 SUV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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