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기업임에도, 폭스바겐이 포르쉐보다 더 훌륭한 차를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폭스바겐이 만드는 건 독일의 ‘국민차’고, 포르쉐가 만드는 건 화려한 스포츠카다. 아우디라면 모를까 폭스바겐이 포르쉐에게 라이벌 선언을 한다고 해서 포르쉐가 진지하게 경쟁의식을 불사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포르쉐의 이름을 팔수록 화제가 될 테니 손해 볼 건 없겠다.

폭스바겐이 중형 세단 아테온(ARTEON)의 고성능 버전 ‘R’을 공개했다. 일단 모델명 뒤에 R이 붙으면 내용물은 일반 차량과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라는 게 업계의 상식이지만, 그렇다고 ‘아테온 R’이 포르쉐 파나메라를 이길 수 있다고 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심지어 폭스바겐 제품 라인 대변인 마틴 허브(Martin Hube)의 공식 발언이다. “아테온 R은 포르쉐 파나메라를 길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R버전이 아닌 아테온 일반모델의 최대출력이 280마력이다. 하지만 아테온 R은 엄청난 업그레이드를 했고, 엔진의 최대출력은 404마력에 이른다. 아테온 R의 심장은 신형 3.0리터 VR6 엔진이다. 6기통 엔진에서 404마력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터보차저라는 단어를 엔진 위에 얹을 수밖에. 하지만 신형 엔진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 개발 중에 있다.

고성능 모델인 R 버전인 만큼 엔진의 출력을 남김없이 소화하기 위해 4모션 AWD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동 변속기 탑재여부를 포함해 트랜스미션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폭스바겐 대변인 마틴 허브는 해외 매체 카 스로틀과의 인터뷰에서 ‘운전자가 약간의 오버스티어를 유발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아테온 R이 민첩하면서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지닌 차량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참고로 파나메라는 모델에 따라 최대출력 330마력에서 550마력을 내는 엔진이 탑재된다.

404마력을 가진 아테온 R이 파나메라를 이길 수 있는 차라고 단언하기엔 허전한 부분이 있다고나 할까, 파나메라 엔트리모델이냐 아테온의 고성능모델이냐를 놓고 비교한다면 살짝 고민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아테온 R이 출시된다면 실질적인 라이벌은 포르쉐가 아니라 기아 스팅어 GT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국내시장에서는 폭스바겐 아테온이 제 때에, 그것도 고성능 모델인 R 버전이 출시될 수 있을지 부터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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