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승용차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저마다의 기록과 빠름을 내세우지만, 적어도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의 기록만을 보면 일본 메이커들이 강세다. 최강의 세단이라는 이름은 ‘스바루 WRX’가 차지했고, 최강의 핫해치라는 이름은 포드 포커스 RS와 폭스바겐 골프 R을 제친 ‘혼다 시빅 타입-R’의 것이다. 심지어 BMW의 M2도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사실상 이 두 모델이 일반 도로에서 가장 빠른 차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혼다는 뉘르부르크링 최강자라는 기록에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심지어 시빅 타입-R의 성능이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시빅 타입-R이 다이나모 테스트에서 300마력을 기록지만, VTEC 터보엔진의 실제 출력에는 그보다 20마력 이상의 여유가 있으며, 엔진회전수 2500rpm에서부터 40.8kg.m(400Nm)이라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강한 토크를 뿜어낸다. 0-100km/h 스프린트 타임은 5.7초에 불과하다.

여기에 매끄러운 언더바디와 프론트 에어커튼, 슬림 리어윙, 보텍스 제너레이터와 같은 최신 에어로다이내믹스 파츠로 무장하고, 시빅 타입-R을 위해 특별히 조율된 공격적인 세팅과 4륜 감응형 3챔버 댐퍼를 장착해 놀라운 코너링 성능을 이끌어냈다. 시빅 타입-R의 최강의 코너링 머신이라는 찬사는 그냥 얻은 것이 아니다.

혼다는 시빅 타입-R로 뉘르부르크링에서만 빠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각지의 유명 서킷에서 시빅 타입-R의 랩타임을 측정한다. 사실 혼다는 지난 2016년에도 이전 세대 시빅 타입-R로 이와 비슷한 기획을 진행했던 적이 있다. 스파-프랑코챔프, 헝가로링, 실버스톤, 에스토릴, 몬자에서 타임레코드를 측정했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새로운 서킷이 더해질 계획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성능만이 전부가 아니다. 드라이빙의 주체는 사람이며, 그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의 기록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드라이버다. 혼다 결코 자동차만을 맹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빅 타입-R이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 혼다 시빅 타입-R의 세계 각지의 유명 서킷 랩타임을 측정하기 위해 최강의 드라이버 팀을 꾸리기로 한 것.

혼다 시빅 타입-R의 타임레코드 측정 팀 멤버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밖에 없다. WTCR 드라이버인 티아고 몬테리오와 에스테반 궤리에리, NSX 슈퍼GT 드라이버 베르트랑 바게트 그리고 F1 2009 월드챔피언이자 현재 슈퍼GT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젠슨 버튼이 혼다 시빅 타입-R 타임어택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혼다는 타임어택을 위한 새로운 시빅 타입-R을 제작중이다.

혼다는 오는 3월 6일 개막하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새로운 타임어택 시빅 타입-R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 서킷 타임어택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도 이때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핫해치의 새로운 도전, 혼다와 시빅 타입-R이 최고의 드라이버들과 함께 함께 어떤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게 될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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