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큼 차를 알고 또 좋아한다면 ‘마쯔다’라는 자동차 브랜드를 듣고 ‘로터리엔진’이라는 말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으리라. 닛산이나 혼다, 토요타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들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 마쯔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터리엔진의 상용화에 성공하고 또 이를 이용해 개성 있는 차를 만들었던 메이커로 기억된다.

마쯔다 ‘RX-7 로드스터’와 같은 차는 ‘이니셜 D’나 각종 레이싱 게임 등을 통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로터리엔진 스포츠카이며, 더 나아가 마쯔다는 로터리엔진을 탑재한 레이싱카로 르망24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메이커다.

하지만 로터리엔진으로 명성을 얻었던 메이커임에도 현재 마쯔다는 로터리엔진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 2015년 스카이액티브-R 로터리엔진과 함께 RX-비전 콘셉트를 공개했고, 작년에는 마쯔다의 로터리엔진을 탑재한 첫 스포츠카 ‘코스모스포츠’의 50주년을 맞이하기도 했으나 아쉽게도 로터리엔진을 탑재한 새로운 스포츠카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그러나 마쯔다는 로터리엔진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마쯔다 유럽판매 부사장 마틴 텐 브링크(Martijn ten Brink)는 ZerAuto.nl과의 인터뷰에서 마쯔다가 로터리엔진을 탑재한 새로운 자동차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마쯔다가 과거의 로터리엔진 스포츠카의 계보를 직접적으로 잇는 스포츠카를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마쯔다는 ‘줌-줌 2030(Zoom-Zoom 2030)’이라는 계획아래 순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데, 로터리엔진을 이용해 발전기를 구동하는 주행거리 연장 형 모델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마쯔다가 개발 중인 신형 로터리엔진은 콤팩트한 싱글디스크 타입으로, 놀랍게도 고작 신발상자 하나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량의 바닥에 위치하며, 엔진에 시동이 걸리더라도 사람이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진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마쯔다 역시 미래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내연기관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향후 15-25년간 사용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이에 대비하기위해 마쯔다는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약 56%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마쯔다의 로터리엔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가 또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올해 CES에서 ‘E-팔레트’라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콘셉트를 공개했고, 이를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로 마쯔다를 지목했다. 마쯔다의 콤팩트한 로터리엔진이 자율주행 무인자동차의 발전기 구동용으로 적합하다는 이유다. 이는 마쯔다의 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계획에서 로터리엔진의 역할과도 일치한다.

RX-7 같은 로터리엔진 스포츠카의 전설이 부활하길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일지도 모르지만, 마쯔다는 새로운 분야에서 로터리엔진의 가능성을 찾았다. 2019년이면 신형 로터리엔진을 탑재한 마쯔다의 전기차가 공개된다. 신발상자 크기의 콤팩트하고 조용한 내연기관, 마쯔다의 로터리 엔진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와 함께 지켜봐도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