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상으로 올라, 얼어붙었던 한강 표면이 녹아 흐른다. 따스한 햇살과 포근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음을 알린다. 몇 주 전만 해도 사람 한두 명 볼까 말까 했던 한강 자전거 도로에도, 주말이 되자 거짓말처럼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날씨도 좋고, 밖에서 활동을 하고 싶은가? 혹은 겨울동안,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이라면 자전거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사는 자전거인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남산과 북악 힐클라임 코스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게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이다. 포장상태가 좋아서 노면이 매끈하다. 이런 도로에는 넓고 트레드가 있는 오프로드용 타이어보다는 좁고, 트레드가 낮은 슬릭타이어가 구름저항도 적어 적은 힘으로도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포장도로를 효율적으로 달리기 위한 자전거가 바로 로드바이크다. 로드바이크에는 좁고 트레드가 거의 없는 슬릭타이어, 앞을 향해 수직으로 둥글게 휘어진 드롭 핸들바, 약간 허리를 수그린 채로 타는 자세, 그리고 핸들바에 감겨진 바테이프가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자전거는 2018년식 첼로 노터스(NOTUS)이다. 노터스는 소위 ‘로드레이서’라고 불리는 입문용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이다. 레이싱 지오메트리를 적용해, 도로 경쟁 대회에서 남들을 제치고 우승을 꿈꾸는 미래의 레이서를 위한 자전거다. 노터스 시리즈는 노터스 1과 노터스 3로 나뉘는데, 가장 큰 차이라면 노터스 3는 시마노 소라 2x9단 구동계를, 노터스 1은 클라리스 2x8단 구동계를 적용한 것이다. 오늘은 클라리스 구동계가 적용된 노터스 1을 시승해보도록 하겠다.

 

레이싱을 위한 지오메트리

지오메트리 중에서 내가 자전거를 타는데 사이즈가 작거나 큰지 확인하기 쉽도록 만들어진 수치가 바로 스택(Stack)과 리치(Reach)이다. 스택은 BB셸에서부터 헤드튜브 위쪽 끝까지의 수직 높이를, 리치는 수평 거리를 말한다. 실제로 라이더가 안장에 앉아서 느끼는 핸들바의 높이와 거리를 좀 더 구분하기 쉽도록 마련된 수치이다. 스택과 리치가 같더라도 자전거마다 각 튜빙의 각도, 체인스테이, 헤드튜브 길이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성향의 자전거가 된다.

노터스는 앞서 말했지만 레이싱 지오메트리의 로드바이크다. ‘슈퍼라이트’ 알루미늄 합금 레이싱 프레임의 형태는 490 사이즈 기준, 스택 531mm, 리치 383mm의 전형적인 레이싱 지오메트리다. 체인스테이 길이는 405mm로 힘 전달력을 우선시 했고, 130mm로 비교적 짧은 헤드튜브가 스택을 낮춰 에어로 포지션을 취하기 좋다. 노터스의 헤드튜브 각도는 490 사이즈 기준 72도로, 인듀어런스 바이크와 견주어 봤을 때 조종성이 더 좋다. 각종 케이블은 전부 내장되어 깔끔해졌고, 스무드웰딩 기법을 통해 용접부를 말끔하게 처리했다.

 

카본 포크 조합으로 나쁘지 않은 승차감

포크 레그 재질은 카본이며, 드롭아웃과 스티어러 튜브는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했다. 스티어러의 구경은 1-1/8인치다. 스템은 알루미늄 합금 재질의 첼로 6도 스템이 적용됐다. 핸들바 규격은 31.8mm이다.

카본 포크는 잔 진동을 줄여 승차감을 좋게 해주고, 또한 경량화 효과가 있어 충격 흡수장치가 따로 없는 로드바이크에서는 특히 선호되는 부품이다. 하지만 관리의 편의성 면에서는 알루미늄 스티어러와 드롭아웃이 편하다. 핸들바 조정이라도 하려면 카본 스티어러는 매번 토크렌치로 조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차량적재를 위해 수시로 분리하는 퀵 릴리즈(QR)도 카본 재질의 드롭아웃을 손상시키지 않을까 꽤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핸들바는 최근 추세에 맞게 레버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콤팩트형 드롭이다. 사이즈는 42사이즈이고, 바테이프는 폴리우레탄 플라스틱 합성재질로 만져보면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돌기가 있어서 땀에 젖더라도 미끄러지지 않고 그립감을 좋게 한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레이싱 지오메트리, 알루미늄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노터스이기에 승차감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카본포크와 28/32스포크 휠세트의 조합으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케이블이 사라져 깔끔해진 핸들바

변속레버는 시마노 클라리스 R2000 듀얼 컨트롤 레버이다. 이 레버는 브레이크와 변속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 핸들바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쉽게 변속이 가능하다. 변속 레버는 저가형 로드바이크의 경우, 스템에 달린 썸 쉬프터가 기본이다. 듀얼 컨트롤 레버가 나오기 전의 로드바이크도 다운튜브 쉬프터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출시 후, 라이더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결국 듀얼 컨트롤 레버가 시장을 장악했다. 클라리스는 기본적으로 2x8단 변속이며, 옵션으로 트리플 크랭크세트가 판매되는 구동계다.

전작인 클라리스 ST-2400은 후드 안쪽으로 변속케이블이 튀어나와 케이블이 밖으로 주렁주렁한 자전거였다. 덕분에 바구니라든가, 프론트패니어를 장착하는데 변속레버 위치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R2000 듀얼 컨트롤 레버는 외형이 듀라에이스 레버와 같은 형태로 바뀌면서 브레이크 케이블, 변속케이블 모두 레버 안쪽으로 숨겨서 바테입 아래로 지나간다. 덕분에 핸들바 주변이 깔끔해져, 사이클링 컴퓨터를 프론트 마운트에 장착해 핸들바 앞쪽에 장착해도 변속케이블이 거치적거리지 않는다.

 

콤팩트 크랭크와 28T 스프라켓 조합으로, 언덕길도 걱정 없어

크랭크세트는 시마노 클라리스 FC-RS200, 50x34, 사각BB용 콤팩트 크랭크세트이다. 5암 타입으로 체인링을 고정하며, 체인은 KMC의 Z72다. 뒷 디레일러는 시마노 클라리스 R2000 SS 8단 변속기다. 최대 32T 스프라켓까지 지원하는 디레일러다. 앞 디레일러는 클라리스 R2000 31.6mm 밴드타입 마운트이다. 케이블링은 잭와이어의 제품을 사용했다. 앞 디레일러를 조정하기 위해 장력조절배럴이 장착되었다. 뒷 디레일러의 변속감은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프론트 디레일러의 변속감은 케이블 루트가 내장된 탓인지 조금 뻑뻑한 감이 있었다.

스프라켓은 시마노의 CS-HG50-8 11-28T 8단을 장착했다. 이전에는 평지에서의 속도를 중시하여, 메이커에서는 크랭크세트도 53/39T 에 11-25T의 고속 기어세트만 장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산악에서의 효율을 높여 라이딩 전체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큰 스프라켓을 장착하는 것이 이제는 거의 일반적인 것이 되었다.

시트포스트는 첼로의 알루미늄 합금 27.2mm 시트포스트이고, 원볼트 방식으로 안장을 고정한다. 안장은 첼로 셀레 로얄 안장이다. 쿠션이 적당히 있어, 라이딩 하는 동안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노터스 1의 앞바퀴는 28스포크의 래디얼 방식, 뒷바퀴는 32스포크의 2 크로스 방식이며, 알루미늄 클린처 이중 림을 활용했다. 브레이크는 첼로 알루미늄 합금 듀얼피봇 브레이크가 적용되었다. 브레이크는 듀얼피봇 구조 덕분에 기대 이상의 충분한 제동 성능을 보여주었으나, 카트리지 방식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타이어는 켄다의 K-1018 타이어이며 사이즈는 700x25c가 장착됐다.

 

포장도로를 힘차게 달리고 싶다면

첼로 노터스 1은 동급 모델과 비교해서 레이싱 지오메트리, 모든 변속케이블 내장, 케이블이 바테이프 안으로 내장되는 신형 클라리스 R2000구동계, 카본포크를 적용함으로서 상품성을 높인 알루미늄 로드바이크다. 힘 전달력이 부족하지 않고, 노면이 울퉁불퉁한 곳에서의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도로 경쟁경기에서 타인보다 좀 더 빠르게 달리고 싶은 레이서를 꿈꾼다면, 입문용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는 타이어를 좀 더 낮은 구름저항의 슬릭 타이어로 바꾸면 좋겠다. 프레임 색상은 블랙/오렌지, 화이트/블랙 두 가지이며, 무게는 9.8kg이다. 가격은 65만 원.

 

첼로 노터스 1 제원

프레임: 슈퍼라이트 알루미늄 합금 레이싱 프레임, 케이블 내장, 스무드웰딩
포크: 카본 레그, 알루미늄 합금 스티어러 튜브
시트포스트: 첼로 알루미늄 합금 27.2mm
스템: 첼로 알루미늄 합금 6도, 1-1/8인치, 31.8mm
핸들바: 첼로 알루미늄 합금 31.8mm
크랭크세트: 시마노 FC-RS200, 50x34, 사각BB
앞/뒤 디레일러: 시마노 클라리스 R2000 SS, 8단
스프라켓: 시마노 CS-HG50-8, 11-28T, 8단
시프터: 시마노 클라리스 R2000, 8단
브레이크: 첼로 알루미늄 합금 듀얼피봇 브레이크
휠세트: 첼로 알루미늄 이중 림 클린처(28/32 스포크)
체인: KMC Z72
타이어: 켄다 K-1018, 700x25c
무게: 9.8kg (490 사이즈 기준)
색상: 블랙/오렌지, 화이트/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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