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등장은 혁명이나 다름없었다. 미니스커트가 기성세대의 패션에 대한 가치관을 흔들어놓았듯, 미니는 등장과 동시에 ‘실용적인 탈것’을 추구하면서도 예쁘고 독특한 매력을 가진 차로 기성 자동차시장을 흔들어놓았던 차다. 참고로 미니스커트라는 이름도 디자이너 메리 콴트가 그녀의 자동차 미니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미니는 여러모로 파격적인 차였다. 미니는 처음에 오일쇼크를 피할 수 있는 경제성이 뛰어난 차로 디자인되었지만, 영국의 레이서 존 쿠퍼는 콤팩트한 차체의 장점을 살려 몬테카를로를 비롯한 랠리에서 대활약하기도 했다. 승차감은 좋지 못해도 운전이 재미있는 차로 명성이 높았고, 실용적인 차가 필요한 이들 혹은 재미있고 부담 없는 차를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어필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미니가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미니는 이번 주말, 오는 30일 시작되는 뉴욕 국제자동차전시회(이하 뉴욕모터쇼)에서 특별한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콘셉트카? 아쉽지만 아니다. 준비한 것은 클래식카다. 하지만 자동차 마니아라면 탄성을 지를지도 모른다. 이 클래식 미니의 파워트레인은 3기통 엔진이 아니라 배터리와 전기모터다.

어쨌거나 미니가 클래식 모델의 복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미니는 이번 뉴욕모터쇼에서 미니 컨트리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며, 영국 옥스퍼드 공장에서는 미니 3도어 모델의 순수 전기차 버전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렇다면 미니는 왜 클래식 모델을 개조한 전기차를 선보인 것일까? 단순히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언뜻 그냥 예쁜 클래식 자동차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니는 이 클래식 모델을 전기차로 개조하면서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려주려고 한다. 최초의 미니가 탄생한 배경에는 석유의 부족이라는 사회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자동차가 바로 미니였던 것. 현대의 우리 또한 비슷한 문제와 직면해있다. 환경과 자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전기자동차는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미니는 오리지널이 가진 초심을 잃지 않았다. 이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은 과거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을 가져가면서도 미래의 기술을 받아들여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해나갈 수 있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BMW 그룹은 작년 말, 미니를 미국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브랜드의 시작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미래를 상징하는 차인 셈이다. 

 

함께 공개될 ‘미니 컨트리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아직 전기차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지만, 미니는 조금 더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니는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과 함께 ‘미니 쿠퍼 SE 컨트리맨 ALL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AWD 시스템을 탑재해 224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내며, 전기모터만을 사용해 125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뉴욕에서의 데뷔를 마친 후, 이 미니 쿠퍼 SE 컨트리맨은 알래스카에서 시작해 아르헨티나 티에라 델 푸에고까지, 아메리카대륙 최북단에서 최남단을 잇는 25,750km의 여정을 떠날 예정이다. 다양한 기후지대를 통과하고, 정글과 높은 산, 자갈길과 산길을 통과하며 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미니, 변치 않을 아이콘

미니는 반세기가 넘게 패셔너블한 콤팩트카의 아이콘으로 여겨졌고, 세월이 지나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차 중 하나이며, 한편으로 지금도 누구나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다.

아마 미래의 미니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미니 E와 같은 콘셉트가 보여주듯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모습일 수도 있고, 반대로 클래식한 외관에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차세대 미니도 오리지널 미니가 추구했던 가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 몇 십 년 뒤에도, 우리는 하얀 지붕에 스트라이프가 그려진 빨간 미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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