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헤드 - 소통하는 라이딩의 즐거움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다 보면 친구들이나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그룹 라이딩을 하게 된다. 보통의 자전거 라이딩은 1열로 줄을 맞춰 진행하며 이러한 그룹을 팩이라고 부른다. 한 팩의 선두는 길을 찾고 팩을 이끄는 역할을 하며 후미는 팩을 케어하며 안전한 라이딩을 도모한다. 하지만 이런 팩 라이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이 둘이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어헤드는 간단한 해답을 제시한다.

어헤드는 기존에 사용하던 헬멧에 부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로 라이더가 어디에 있더라도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블루투스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페어링 해 사용할 수 있으며 IP-PTT를 지원해 앱을 이용해 마치 무전기처럼 소통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되는 만큼 팩의 선두와 후미는 물론이고 서울과 부산에서 각기 라이딩하는 사람과의 연락도 쉽게 할 수 있다. 이 장비만 있다면 어디서 어떤 라이딩을 하던 모두가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헤드는 삼각형의 손바닥만 한 사이즈를 가진 장비로 무게는 60g 초반이다. 덕분에 헬멧에 부착했을 때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사이즈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본체의 삼각형 버튼은 전체가 스위치이므로 두꺼운 장갑을 끼고도 쉽게 클릭할 수 있으며 측면에는 2개의 물리 버튼이 있어 사운드 조절 등의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헤드가 소리를 내는 방법은 일반적인 스피커와 다르다. 어헤드의 뒷면을 본다면 독특한 진동 소자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헬멧에 닿게 하면 헬멧을 울림판으로 사용해 거대한 우퍼와 같이 소리를 전달한다. 덕분에 헬멧 전체에서 소리가 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큰 볼륨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방식은 귀를 막지 않아 외부의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어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으며, 얼굴에 제품이 닿지 않아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사용했을 때의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헤드 측면에서는 2개의 마이크 구멍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어헤드의 강력한 클리어 보이스 캡처(Clear Voice Capture) 기능이 발휘된다. 위 마이크는 바람소리 등을 비롯한 외부의 노이즈를 받아들이고, 아래 마이크는 이에 더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받아들인다. 최종적으로 이 둘의 소리를 합성해 시속 60km의 속도에서도 외부의 소음을 억제하고 사용자의 목소리만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어헤드를 구입하면 어헤드 본체와 3개의 마운트 그리고 충전케이블이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마운트는 자전거 헬멧용, 오토바이 헬멧용, 다용도의 플랫 마운트로 구성이 되며 3M 접착 스티커가 붙어있어 체결력을 높인다. 또한 마운트 내부에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 어헤드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어헤드가 켜지고 마운트에서 제거하면 어헤드가 꺼지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어헤드와 스마트폰의 페어링은 아주 간단하게 진행된다. 어헤드를 마운트에 장착해 전원을 켠 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어헤드를 찾으면 된다. 어헤드의 초기 설정 이름은 ‘Ahead_1122’이며 기본적으로 페어링이 된 상태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를 하거나 음성비서를 호출할 수 있으며 모든 기능은 메인버튼을 더블 클릭하거나 길게 누르는 등의 동작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어헤드의 강력한 IP-PTT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에 ‘오키토키’앱을 설치하여야한다.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되는 앱으로 평상시 어헤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헤드를 사용하기 위해 우선 앱을 실행한 뒤 설정창의 ‘블루투스 버튼 사용 설정’창에 들어가 어헤드를 선택해주면 된다.

오키토키 앱에서 사용 준비가 되었다면 2가지 방식으로 어헤드를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어헤드를 클릭한 뒤 이야기를 하고 다시 클릭을 하면 되는 ‘토글 모드’, 두 번째 방법은 어헤드를 클릭하는 동안 말을 할 수 있는 ‘누르고 말하기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드 변경은 어헤드 본체의 볼륨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는 방식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버튼은 토글 모드로 전환되고, -버튼은 누르고 말하기 모드로 전환된다.

어헤드를 직접 사용하기 위해 자전거 헬멧에 어헤드를 장착하기로 했다. 자전거용 헬멧 마운트는 벨크로 스트랩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멍이 많이 뚫린 자전거용 헬멧에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마운트는 원형으로 파인 부분이 뒤로 가게 설치해야 어헤드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방향에 주의하여 장착하여야 한다. 또 소리가 나는 원리를 고려했을 때 마운트의 몸체가 전체적으로 헬멧에 닿기보다는 진동 소자가 더욱 헬멧에 밀착할 수 있도록 구멍 쪽을 헬멧에 밀착시켜주면 더욱 나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모든 준비가 끝난 뒤 어헤드를 장착한 헬멧을 나눠 쓰고 라이딩에 나섰다. 얼굴이나 몸이 아닌 헬멧에 제품을 부착한 만큼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으며 실험적으로 음악을 듣는 동안에도 주위의 소리가 깨끗하게 들림은 물론 음악 소리가 밖으로 퍼져나가지 않아 매너 있고 안전하게 라이딩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헬멧을 울려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인 만큼 음질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라이딩에 있어서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음질은 곧 무덤덤해졌으며 좀 더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오키토키 앱을 통하여 라이딩 중에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를 파악해 보았다. 어헤드는 본체가 스위치인만큼 굉장히 쉽고 안전하게 버튼을 클릭할 수 있었으며 버튼을 조작하는데 힘이 들지 않아 이전의 제품들에서 느낄 수 없는 안락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약 시속 20km의 속도에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며 저속인 만큼이나 깨끗한 목소리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상대방의 목소리는 헬멧을 통해 제법 크게 전달이 되어 인식이 쉬워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로 어헤드가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고속에서의 주행은 어떨까 싶어 속도를 올려보았다. 어헤드는 시속 60km에서도 선명한 소리를 전달해 준다고 했지만 자전거로 60km/h의 속도를 내기에는 많은 힘이 든다. 실험에서의 속도는 35km/h 언저리였으며 ‘토글 모드’를 이용해 말을 전달하는 방식과 일반적으로 수신을 하는 방식으로 시험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바람소리가 매우 거세지는 30km/h 이상의 속도에서도 노이즈는 거의 없었으며 다운힐 상황에서도 분명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소리를 듣는 것은 소리가 아무리 커도 바람소리가 더욱 크다면 알아듣기 어려운 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귀를 열고 달리는 오픈 방식의 어쩔 수 없는 한계겠다.

어헤드는 헬멧을 이용하는 아웃도어 라이프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 자전거뿐만 아닌 오토바이 헬멧이나 동계 스포츠 헬멧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하는 IP56 등급의 방진방수 성능과 차가 밟고 지나가도 거뜬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그룹 내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어헤드의 존재가치는 분명하다.

또한 어헤드는 진동 소자를 이용해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박스나 컵 등의 물건을 이용하여 순식간에 아웃도어 스피커로 변모할 수도 있다. 어헤드의 구성에는 붉은색 고무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이용하여 어헤드 박스를 고정해 스피커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 방식을 응용하여 플랫 마운트를 이용해 욕실의 유리창이나 플라스틱 통, 종이 박스 등 다양한 물건에 붙여 나만의 스피커를 제작해 볼 수도 있겠다.

팩 라이딩이나 투어 라이딩을 즐긴다면 어헤드는 분명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자전거뿐만 아닌 오토바이와 동계 스포츠를 같이 즐기는 사람들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몸에 접촉하지 않는 어헤드의 편함은 분명 이전에 존재해왔던 제품들과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더 이상 나의 음악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지 않아도 되고, 귀를 막지 않고서도 즐겁게 라이딩을 할 수 있다. 거기에 좋은 친구들과 소통하며 라이딩을 즐긴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글

이기홍 기자 leeky_an@naver.com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트윗하기

이기홍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