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 BMW코리아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AX-KOREA에서 BMW 뉴 1시리즈 5도어 해치백의 국내 론칭 발표회를 열었다. 이번에 출시될 BMW 뉴 1시리즈 해치백은 2세대 모델로 국내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산/수입 승용차를 아울러 후륜구동 차량이 드물다는 점에서 타사 경쟁 차종과 차별화 된다.
최근 열리는 자동차 관련 행사를 보면 다양한 문화행사와 자동차 브랜드를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볼 수 있다. 이번 행사가 열린 AX-KOREA는 일명 '악스홀'로도 불리며 다양한 음악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외 가수들의 내한공연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아마 익숙한 장소일 듯 하다.
BMW 브랜드는 엄밀히 말해 국내에서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뉴 1시리즈 해치백은 그동안 국내 출시된 BMW의 다른 모델과 비교하면 콤팩트한 보디와 저렴한 가격에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모델이지만, 아무래도 국산차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을 기대하게 되는 점은 어쩔 수 없다.
행사는 10시 40분 시작 예정.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기위해 일찍 도착한 사진기자들은 조명과 기자재를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수의 차량을 판매하는 BMW코리아의 행보는 자동차 전문지 뿐 아니라 신문, 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국내 공중파 방송국 3사를 비롯, 케이블 방송과 지면 매체, 인터넷 매체 기자들의 취재 경쟁이 치열했다.
자동차 구입은 스펙에만 좌우되지 않으며, 라이프스타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대로 자동차 또한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되기도 하며, 소비자는 자신이 동경하거나 애용하는 차량 브랜드의 상품을 갖고 싶어한다. BMW 굿즈(goods)는 BMW 오너 뿐 아니라, 자동차 마니아라면 대부분이 탐낼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자동차 디자인이 바뀌어도 BMW의 '키드니 그릴'은 계승되어 왔다. BMW의 올드카 모형은 단순한 장난감에 그치지 않고, BMW의 역사와 디자인 철학을 알기쉽게 보여주는 상징물 역할을 하기도 한다. BMW의 오너라면 자신의 차량과 그 역사 너머에 있는 올드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그저 모형만 모아도 훌륭한 컬렉션이 된다는 것은 BMW가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기에 가능하다.
무대 건너편 전시 부스에 놓인 물건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과 '콘셉트카' 그리고 '라이카 카메라'는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독일 제품의 감수성, 그리고 기술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선반 위쪽에 놓인 하얀 자동차 모형과 팸플릿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뉴 1 시리즈 5도어 해치백' 이다.
단순히 그 자동차가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고 싶다면 제로백이나 최고속도를 내는 자동차의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세상에 단순히 빠른 차는 흔하다. BMW를 탄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차를 잘 표현해주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본 행사의 시작에 앞서 짧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행사에 앞서 상영된 3분 가량의 영상. 쌍둥이지만 다른 삶을 살고있는 형제라면 같은 1 시리즈라도 다른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심플하고도 강한 메세지. 결국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세요' 라는 당연한 말을 세련된 방법으로 전달한 것이다.
영상이 상영된 후 BMW코리아의 김효준 대표이사가 단상에 올라 무대인사로 행사를 시작한다. BMW의 여러 행사에서 김효준 대표이사가 전달하는 메세지는 늘 간결하고 명확하다. 품위있는 베테랑 배우의 인사처럼 무대에 올라 브랜드를 소개하고 차량의 매력을 전달한다. 김효준 대표이사가 강조하는 BMW 뉴 1시리즈의 특징은 'BMW 라인업 중 가장 젊고 혁신적인 모델' 이다.
대표이사의 인사에 이어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정수원 매니저가 BMW 뉴 1시리즈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을 시작한다. 차량 기획 초기의 콘셉트 스케치에서 자세한 스펙까지 유창하게 이어지는 설명에 어서 실차를 직접 보고싶다는 기대감이 증폭되어 간다.
1세대 1시리즈와 이번에 출시되는 2세대 모델의 차이점을 비롯하여 차량의 특징과 장점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BMW와 같은 대형 브랜드의 차량 발표회에는 자동차 전문 기자 뿐 아니라 비전문지의 일반 기자들이 참석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자세한 브리핑을 통해 BMW라는 브랜드에 있어 이 모델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모델이며 어떤 부분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은지가 전해진다.
배경막이 내려오고 무대에 차량이 등장하면서 플래시 세례가 터지기 시작한다. 이번 행사에 등장한 BMW 뉴 1시리즈 해치백은 '스포츠'와 '어번'의 2가지 라인업이 나온다. 조금 전 영상의 두 쌍둥이 이야기는 BMW 뉴 1시리즈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른 라인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의 비유다. 크림슨 옐로, 미드나이트 블루라는 대비되는 색상으로 등장한 1시리즈 스포츠와 어번 모델. 스포츠와 어번 각 라인에서 옵션에 따라 단계별로 베이스 / 팩1 / 팩2 의 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BMW 뉴 1시리즈 어번 라인은 도시적인 세련미를 강조한다. 스포츠 모델과 외형적으로 비슷하지만, 휠 사이즈 등의 옵션과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프론트 그릴의 색상 등이 조금씩 다르다. 어번 라인 베이스 모델 중 가장 높은 사양인 팩2 를 선택할 경우 17인치 경합금 휠과 제논헤드라이트가 장착된다. 내장 및 전자장비를 살펴보면 앞뒤 주차보조장치 / 레인센서 / 앞좌석 열선시트가 기본장착되며, 팩2의 경우 옵션으로 전동시트 / 내비게이션 프로페셔널 / 2-존 자동 에어컨디셔닝 등이 추가된다.
스포츠 라인 베이스 모델의 경우 외관에서 그릴의 컬러와 휠 디자인을 통해 어번라인과 쉽게 구별된다. 스포츠라인 베이스 모델의 경우 전동 시트와 제논 헤드라이트가 기본 장착되어있다. 사실상 어번 라인보다 스포츠 라인이 상위 모델인 셈이다. 스포츠라인 팩2의 경우 M 서스펜션 / 18인치 경합금 휠이 장착되며, 인테리어에 알루미늄 브러쉬 인테리어 트림 / 하만카돈 하이파이 시스템이 내장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섹시하면서도 품위있게, 오늘의 주인공인 뉴 1시리즈 해치백보다 튀지 않으면서 잘 어울리는 모델을 고르기 위해 행사 담당자는 얼마나 고민했을까?
신차발표회에서 차량 이상으로 주목받는 존재가 여성모델일 것이다. 딱딱한 회장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자동차가 가진 관능미를 돋보이게 해주는 양념같은 존재다. 차량 발표회의 여성모델이 신체 굴곡이 잘 드러나는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은 자동차 디자인 중 여성의 신체가 가진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한 것이 많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신차 발표회에 참가한 미디어의 수가 많을수록 포토세션 시간도 길다.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모델과 차량의 포즈와 위치도 수시로 바뀐다.
매체에 따라서는 차량 이상으로 모델에 큰 비중을 두고 촬영하는 곳도 있다. 자동차에 관심을 가진 독자 중 상당수가 남성이며, 아름다운 여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이치. 그러나 차량 그 자체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촬영하는 전문지 기자들에게 때로는 모델이 방해가 되기도 한다.
포토세션이 진행되는동안 행사장 한켠에서는 BMW코리아 김효준 대표이사의 방송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김효준 대표이사는 "오늘 출시된 BMW 뉴 1시리즈는 대형차와 중형차 가진 프리미엄에 세단의 많은 요소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BMW가 자랑하는 드라이빙 성능을 그대로 표출해내는 아주 스포티한 성능과 디자인 그리고 향상된 엔진효율성을 가졌고, 공간이 굉장히 넓어져서 이제 패밀리 카로도 손색이 없는 차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이번에 이 모델이 출시됨으로 해서 BMW의 가족이 되고싶어하실 많은 대기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게 BMW에 조인할 수 있을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라고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BMW 뉴 1시리즈는 두 모델 모두 1,995cc 직렬 4기통 직분사 방식의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되었다. 뉴 1시리즈 어번 모델은 최고출력 143마력과 최대토크 32.7kg.m를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8.6초만에 도달한다. 스포츠 모델은 최고출력 184마력에 38.8kg.m의 토크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1초만에 도달하는 놀라운 순발력을 자랑한다. 후륜구동 방식에 앞 뒤 무게배분 50:50을 실현하여 운동성 또한 뛰어나다.
계기판에 표시된 최고속도 260km/h 라는 수치가 범상치 않다.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심플한 계기판이지만, 주행 중 이상 경고를 비롯하여 운전자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을 경우 계기판 중앙의 백라이트를 켜서 알기 쉽게 표시해준다.
BMW 뉴 1시리즈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장착된다. 운전자는 변속레버 좌측의 스위치로 스포츠/에코프로 모드를 선택 가능. 운동성능과 주행효율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특히 에코프로 모드에서는 단순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동작 뿐 아니라, 에어컨디셔닝과 시트 히팅에 이르는 자동차의 전 기능이 최소한의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조절되어 연비 향상을 돕는다. 뉴 1 시리즈 어번 / 스포츠 모델의 복합연비는 각 18.7km/l / 18.5 km/l로 경제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에 충분한 효율을 자랑한다.
발표와 포토세션을 끝으로 공식 행사는 종료되었다. 기자들의 평가를 위한 시승차가 준비되었는데, 행사에 참가한 기자들의 인원에 비해 시승차의 수가 적어 길게는 몇 십 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부 인테리어의 비닐조차 뜯지 않은 새 차를 시승용으로 준비한 BMW코리아 측의 배려가 고맙기도 하다.
고작 3,000만원대의 고성능 수입 해치백, 그러나 국내 브랜드 대형차 가격의 중형차라는 두가지 상반된 시각.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는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그러나 BMW 뉴 1시리즈는 분명 몸값 이상의 매력을 가진 차다. 아마 내년에는 BMW 마크가 새겨진 차 키의 소유자가 더욱 늘지 않을까?
글
카컴매거진 sjlee@carcomzine.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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