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동안 BMW 그룹 코리아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자주 뉴스에 등장했다.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의 대명사로 꼽혀왔던 BMW였기에 그만큼 고객의 실망도 컸다. 독일 브랜드들이 디젤 게이트의 여파에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BMW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유일하게 모든 의혹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번 화재 사건은 대중들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먼저 BWM 그룹 코리아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올바른 사후 대책을 마련하여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브랜드가 상처 입은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고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에는 한국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에 기여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BMW 그룹 코리아가 지금까지 한국에 보여 온 진정성을 알기 위해서는 BMW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어떤 사회적 활동을 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BMW가 다양한 외국계 기업의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른 것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활발한 국내 투자, 인력 양성 및 글로벌 인재 수출, 수입 자동차 불모지에서 자동차 생태계를 일궈낸 점 등이다.

BMW 그룹 코리아는 그 동안 꾸준히 국내에 투자해왔다. 드라이빙센터가 대표적이다. 또한 한국의 우수한기술 기업들을 본사에 소개하여, 수주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BMW의 국내 투자 규모만도 약 28조를 바라보고 있다. 타 브랜드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한국과 상생하고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에 경제적으로 투자하고 그 어떤 자동차 브랜드도 하지 못했던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제적 기여는 다른 산업군의 외국계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BMW만의 독특한 현지화 전략이기도 하다.

 

외국계 기업의 현지화란

BMW 그룹 코리아는 직접적인 기부금이나 투자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화적 인프라를 성장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14년 국내에 문을 연 BMW 드라이빙 센터는 세계 최초의 복합 자동차 문화 공간으로서, 새로운 드라이빙/레저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개장 후 최근까지 약 7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이 드라이빙 센터를 방문했는데, 가족이 함께 자동차 문화 관련 전시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과학 창의 교육 및 교통 안전 교육 공간인 주니어 캠퍼스와 키즈 드라이빙 스쿨, 친환경 체육공원 등은 어린이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이 공간에서는 자동차가 단순히 '교통수단’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문화’임을 느낄 수 있다.

드라이빙 센터는 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이 없는 독특한 컨셉의 자동차 복합 테마공간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이제는 한국에서 꼭 가볼 만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BMW 코리아는 꾸준히 한국 경제에 참여하는 비중을 늘려왔다. 2017년 5월 경기도 안성에 건립한 BMW 신규 부품물류센터(RDC)는 이전의 물류센터보다 약 3배 정도 커졌는데, 이는 독일 본사를 제외하면 BMW의 해외 부품물류센터 중 세계 최대 규모이다. 올해 5월에는 BMW의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인 바바리안 모터스 송도 콤플렉스가 문을 열었는데, 이번 송도 콤플렉스 건립에는 BMW 그룹 본사도 직접 투자한 유일한 딜러 시설이다. 경제 자유구역 및 친환경 도시라는 송도 신도시의 이점과 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요건, 인근의 BMW 드라이빙 센터와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 등이 투자의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BMW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자산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인프라인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현지화의 핵심은 이것이다. 단순한 일회성 후원 금액을 생색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한국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전략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한국에서 이윤만 창출하고 위기가 닥치면 바로 철수해버리는 이른바 먹튀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배당을 해도 어차피 한국에 재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외투 기업의 고용창출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아마 고용 창출일 것이다. 이는 외국계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BMW 그룹 코리아 역시 한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고용을 창출해왔고, 그 고용 인력을 확대해왔다.외투 기업의 고용창출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인천 영종도에 개장한 BMW 드라이빙 센터는 개장과 함께 운영인력 약 100여 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이 인력 중 대부분은 센터가 위치한 인천 지역 거주자를 대거 채용했다. 경기도 안성에 오픈한 BMW RDC에는 약 12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RDC 내 직접 근무 인원 및 파견/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약 600명의 직간접적 고용창출이 발생했다. 바바리안 모터스 송도 BMW 콤플렉스는 약 230명(서비스 120명, 전시장 60명, 관리 5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로컬 지역의 공헌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의 고용창출은 한국의 훌륭한 인재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BMW의 선택

이런 여러 사회적 활동은 사실 기업의 이윤 추구와는 거리가 있는 실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사회를 건강하고 건전하게 만드는 일은 장기적으로는 결국 그 기업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또한 그 사회 구성원을 통해 창출된 이윤이니만큼 그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 일은 기업의 기본적인 윤리인 것이다.

BMW 그룹 코리아는 이렇듯 직접적인 투자나 기부에서부터 일자리 창출, 미래 세대를 위한 직업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은 물론 한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및 지원까지 전방면에서 한국 사회와 경제의 일부로서 제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산업 자체의 인프라를 만들고 건전한 자동차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소비자들이 BMW에 보여주었던 신뢰는 아마 이런 노력들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BMW 코리아는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화재 문제는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원인 규명과 함께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 및 품질로 보답해야 하고 외국계 기업으로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보여준 BMW의 진정성을 더욱 잘 보여줘야 한다. 한국 기업의 우수성을 글로벌로 수출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에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리콜 과정에서 BMW가 만든 보상체계, 고객 대응, 후속 대책 등은 향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위기 관리 사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