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서 사막에 이르기까지 어떤 곳이라도 갈 수 있는 차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대부분 ‘지프(JEEP)’를 떠올릴 것이다. 지프라는 이름은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고, 심지어 경쟁사의 차를 포함해 SUV 카테고리 전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프의 고향은 미국이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픽업트럭을 빼놓을 수 없다. 튼튼한 차체와 강력한 엔진을 가졌고, 산업 현장에서 레저·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용도로 사용되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지프와도 닮은 점이 많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이 있다면, 우리는 아직 ‘지프가 만든 픽업트럭’을 만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지프 역시 픽업트럭을 만든 적 있다. 아쉽게도 양산모델은 아니었지만 지프는 2005년 ‘글래디에이터(GLADIATOR)라는 픽업트럭 콘셉트를 공개한 적 있다. 지프 랭글러의 견고함과 오프로드 주파능력을 갖춘 라이프스타일 픽업, 많은 이들이 글래디에이터의 양산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지프가 픽업트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소문 초창기에 ‘스크램블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지프의 픽업트럭은 ‘글래디에이터’라는 이름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지프는 랭글러를 베이스로 개발한 픽업트럭의 양산 모델을 이달 말 열릴 LA오토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지프의 랭글러 베이스 풀사이즈 픽업트럭이 ‘글래디에이터’라는 이름일 것이라는 소문의 출처는 지프의 공식 홈페이지다. 지프는 정식으로 글래디에이터라는 이름을 공개한 적 없지만, 팬들이 웹사이트의 정보를 분석하는 가운데 추출된 데이터에서 글래디에이터에 대한 자료를 발견해 알려지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정보가 공개된 것은 모델명이 전부가 아니다. 이번에는 글래디에이터 픽업의 공식 사진까지 누출되었다. 모든 사진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앞모습과 뒷모습을 포함해 자세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구도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고, 양산모델의 사양 또한 포함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글래디에이터는 지프 랭글러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갖는다. 랭글러의 후방 캐빈을 짧게 줄이고, 캐빈과 분리된 5피트(약 1.5m) 화물 베드를 탑재한 형태다. 언 듯 보기엔 소프트탑을 벗긴 롱 휠베이스 버전 랭글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파워트레인은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며, 2020년에 3.0리터 V6 디젤이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이다. 트랜스미션은 8단 자동 또는 6단 수동을 장착하며, 1600파운드(약 725kg)의 적재능력과 7650파운드(약 3470kg)의 강력한 견인능력을 보유한다.

사실상 랭글러와 동급의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갖췄으며, 여기에 적재능력을 더했다. 진정 오프로드를 즐기는 이들이 꿈꿔왔던 트럭이란 이런 것 아닐까? 기존의 픽업트럭 역시 보통 승용차 이상의 오프로드 주파능력을 갖췄지만, 지프 글래디에이터라면 보다 하드코어 한 오프로드 튜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지프는 아직 글래디에이터 픽업의 공식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어쩌면 실제 공개되는 시점에서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내용이 더해지거나 혹은 바뀔 수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는 아직 실물을 보지 못했고, 어서 빨리 국내에서도 이 차를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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