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미니가 등장한지 60년이 되는 해다. 이 아이코닉 한 디자인의 영국 차는 독일 회사에 의해 부활해 다시 현대의 도심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아쉬움을 느끼며 ‘오리지널’ 미니의 부활을 상상한다. 독일의 기술력이 더해진 것에 아쉬움은 없더라도, 2000년까지 생산되었던 ‘아주 작은’ 오리지널 미니와 비교하기엔 요즘 미니의 덩치가 너무 커졌다.

어딘가를 달리고 있는 중고차를 사와 깨끗이 손봐 탈 수도 있겠지만, 돈과 노력 시간을 쏟아 붓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 게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원래의 부품은 이미 생산되지 않은지 오래니, 세상 어딘가 부품이 있을만한 곳을 헤매고 뒤져야 한다. 차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평범한 운전자가 예쁜 차 하나를 갖고 싶다는 열정하나만으로 시도하기엔 쉽지 않을 일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고, 아마 몇 십 년 후에는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를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엔진 대신 차를 움직이는 것은 아마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때가 온다면 앙증맞은 오리지널 미니는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아니다. 영국의 스윈드(SWIND)는 오리지널 미니의 차체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한 차를 공개했다. 이 차의 이름은 ‘E 클래식 미니(E- Classic Mini)’다.

비슷한 차를 본 적이 있다고?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MINI는 작년 3월 뉴욕모터쇼를 앞두고 클래식 미니 일렉트릭(Classic MINI Electric)이라는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니가 올해 출시 예정인 미니 일렉트릭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차량으로, 오리지널 미니의 파워트레인을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교체했다. 스윈드의 E 클래식 미니와 흡사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콘셉트카가 판매용이 아닌 한 대만 제작된 차량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스윈드의 E 클래식 미니는 콘셉트가 아닌 판매를 위한 차다. 스윈드는 미니를 개발하기에 앞서 EB-01이라는 전기자전거를 개발,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E 클래식 미니의 스타일은 말 그대로 오리지널 미니와 같다. 내외관은 오리지널 미니의 그것을 활용하면서도 현대적으로 개조되었다. 온열시트와 USB포트와 같은 현대적인 차에 반드시 갖춰야 할 기능을 비롯해 옵션으로 파워스티어링과 슬라이딩 패브릭 탑, 에어컨 등을 장착할 수도 있다.

E 미니 클래식의 심장은 스윈든 파워트레인(Swindon Powertrain)에 의해 개발되었고, 배터리 덕분에 건조중량은 80kg이 늘어났다. 그러나 원래 640kg에 불과한 중량 덕분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E 미니 클래식의 중량은 여전히 가벼운 720kg에 불과하다. 24kWh 용량의 400V 배터리는 타입-2 커넥터를 통해 충전기와 연결되며 완전 방전상태에서 완충까지 4시간이 걸린다. 1회 충전으로 20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고, 최고속도는 130km/h다. 0-96km/h(60마일) 도달시간은 9.2초다.

연료탱크를 없앤 덕분에 트렁크 공간이 200리터로 늘어난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 브레이크는 회생제동기능을 갖췄고, 배터리를 바닥에 설치해 무게중심이 낮아졌고, 앞뒤 무게배분은 57:43으로 미니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 성능을 살려 더욱 경쾌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또 한 가지, E 클래식 미니는 전량 주문 제작되기 때문에 차량의 색상과 옵션 등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상에 모든 것이 완벽한 물건을 찾기는 어렵다. E 클래식 미니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단 한국에서는 여전히 만나보기 어려운 영국 차라는 것. 우핸들 운전석에는 적응하더라도, 차량을 구입해 한국으로 싣고 오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리고 가격표는 7만 9,000 파운드, 우리 돈으로는 1억 1,400만 원 정도이며, 100대 한정 판매다. 오리지널 미니의 엘레강스한 디자인에 전기 파워트레인이라는 최신 기술비용을 생각하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싼 편에 속해 진정으로 미니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의 수집용으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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