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애스턴마틴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하이퍼카 발키리(VALKYRIE)를 일반 공개했다. 애스턴마틴은 ‘일반 도로 주행이 가능한 극한의 차’를 콘셉트로, 사실상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가장 빠른 차를 목표로 발키리를 개발했다. 발키리의 외관은 이미 수많은 이미지를 통해 알려졌지만, 일반인에게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스턴마틴이 실버스톤에서 발키리를 공개한 이유는 물론 지난 주말의 2019 포뮬러 원 영국 그랑프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애스턴마틴은 레드불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와 협력을 맺고 발키리의 개발을 진행해왔다. 레드불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는 ‘애스턴마틴 레드불 레이싱’의 포뮬러 원 레이스카의 개발을 주로 담당해온 회사로, 특히 레드불 레이싱은 포뮬러 원 레이스카의 에어로다이내믹스 분야에서 많은 혁신을 주도해왔다.

애스턴마틴 발키리와 같은 하이퍼카의 개발에는 엔진에서 외관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서 자동차 기술의 한계와 부딪히게 된다. 특히 통제되지 않은 일반 도로에서 차량의 성능을 완벽하게 이끌어내려면 레이스카 개발 그 이상의 기술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때문에 극한의 레이싱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하이퍼카 발키리는 도로 주행 가능한 모델 뿐 아니라, FIA WEC(세계내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레이스카 플랫폼을 겸한다. 

애스턴마틴 발키리에 탑재된 엔진은 자연흡기 방식의 6.5리터 V12 타입으로, 최대출력은 1,160마력에 이른다. 1,0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내는 최초의 하이퍼카는 아니다. 그러나 친환경 등의 이유로 여러 스포츠카 제조사들이 V12엔진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이를 도입했고, 자연흡기 방식으로 이만한 출력을 내는 엔진을 탑재했다는 점에서 놀라기에 충분하다. 터보차저를 탑재한 엔진보다 더 빠르고 민감한 반응을 기대할 수 있고, 최대회전수는 무려 10.500rpm까지 올라간다. 또한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발키리에 탑재된 V12엔진의 중량은 200kg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극한의 경량을 추구했다.

애스턴마틴 발키리는 로드 고잉 카의 껍질을 쓰고 있지만, 외관과 엔진 모두 애스턴마틴과 레드불이 레이스에서 갈고닦은 극한의 퍼포먼스를 한계까지 투입했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실제로 엔진은 포뮬러 원 엔진 제조사이기도 했던 영국의 코스워스가 담당했고, 레이스 규정과 같은 제한 없이 개발했으니 괴물 같은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애스턴마틴 발키리의 주행시험을 맡은 드라이버 크리스 굿윈은 “나는 애스턴마틴 레드불 레이싱 본사의 시뮬레이터와 내 경력 전반에 걸쳐 많은 스포츠카를 타고 많은 시간 동안 실버스톤 서킷을 달렸지만, 오늘 운전할 애스턴마틴 발키리는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여전히 많은 개발 과정이 남아있지만, 테스트 프로세스를 실제로 진행하면서 지난 몇 달 동안 개발해온 기술이 물리적으로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발키리와 함께하는 동안 진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실버스톤의 스탠드에서 보고 있는 관객 여러분들도 발키리를 많이 즐겼기를 바란다.”라는 소감을 말했다.

한편 애스턴마틴 발키리의 개발에 참여한 레드불 레이싱의 최고 기술 책임자 애드리언 뉴이(Adrian Newey)는 “내가 처음으로 스케치를 시작한 이래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애스턴마틴 발키리가 달리는 것을 보게 된 오늘은 무척 감동적인 날이다. 발키리가 소음을 내고 달려가며 눈에 비치는 모습이 변하고, 제대로 움직이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애스턴마틴 라곤다 사장 겸 그룹 CEO 앤디 팔머(Andy Palmer)는 이번 발키리의 공개가 애스턴마틴의 역사 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체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한다. 발키리의 등장은 곧 하이퍼카를 재 정의하며, 기술적으로 어떤 자동차와 비교하더라도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며, 최고수준의 성능을 낼 것이라는 것이 그의 장담이다.

애스턴마틴은 150대의 일반 도로주행이 가능한 발키리를 생산할 예정이며, 일부 WEC와 같은 레이스용으로 개발, 생산될 모델을 포함한다면 실제 생산대수는 조금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0대의 발키리는 물론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이며, 첫 차의 인도는 올해 4분기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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