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동차 문화
무선모형 자동차의 세계 PART 2




RC카는 자동차 메커니즘의 축소판

RC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싼 가격에 놀란다. 하지만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면 실제 자동차의 구조를 축소하여 담은 정밀함에 다시 놀란다. 구동 방식도 자동차와 비슷하게 2륜구동과 4륜구동이 있다. RC카의 무게가 가볍고 사람이 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실제 자동차보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작동원리는 비슷하다.

그러나 RC카는 사람이 타는 대신 ‘서보’라는 부품이 내부 장치를 움직인다는 점이 자동차와 다르다. 서보는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는 일종의 로봇인데, 사람이 핸들을 돌리는 대신 컨트롤러의 명령을 받아 서보가 스티어링을 움직이는 식이다.

컨트롤러를 조작하면 전파를 이용해 RC카에 장착된 수신기에 동작 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컨트롤러가 전파를 송신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500~2000m 정도인데, 주변의 장애물이나 전파 상황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명열을 받은 수신기는 이를 다시 서보에 전달하고, 서보는 명령을 수행하며 RC카를 움직인다.







▶RC카의 컨트롤러

RC카는 주로 권총 모양의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조종한다. 컨트롤러는 RC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자신이 선호하는 메이커의 제품을 구입한 뒤 RC카에 맞게 세팅하여 사용하게 된다. 상급 기종의 컨트롤러일수록 더 정밀하게 조종할 수 있으며, RC카의 세팅 값을 변경하거나 기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컨트롤러의 구입비용이 다소 부담될 수 있지만, 한번 구입하면 서로 다른 기종의 RC카를 하나의 컨트롤러를 이용해 조종할 수 있다. 즉 RC카를 바꾸더라도 컨트롤러를 새로 살 필요가 없다.

컨트롤러의 방아쇠는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역할을 하는데, 방아쇠를 당길 때 RC카가 전진하고 밀면 멈춘다. 방아쇠를 살짝 당기면 천천히 움직이고, 많이 당길수록 빠른 속도를 내는 비례제어가 이루어진다. 스티어링 휠은 컨트롤러의 측면에 붙어있는데 휠을 돌리는 만큼 RC카의 스티어링도 좌우로 움직인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가락이 떨리면 RC카의 바퀴도 떨릴 정도로 움직임이 민감하기 때문에, 입문자의 경우 컨트롤러를 미세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전동 모터 VS 엔진

PART 1에서 간단히 설명했지만, RC카는 전동 모터가 탑재된 EP, 엔진이 탑재된 GP 방식이 있다.

EP의 경우 주로 리튬 폴리머 배터리와 브러시리스 모터를 이용하여 달린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간단히 새 배터리로 교체하여 달릴 수 있다. 또한 무척 조용하기 때문에 주위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전자변속기의 세팅을 통해 주행 특성을 바꾼다거나, 배터리와 모터의 업그레이드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GP보다 EP로 RC카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



GP의 경우 초보자가 다루기는 다소 까다롭다. 기온에 따라 연료의 혼합비를 바꾸거나, 엔진 내부의 세척, 연료의 배합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데 어느것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 때문. 심지어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엔진의 경우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RC카에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중급자 이상용으로 적합하다.



▶RC카의 엔진

RC카의 엔진은 여러모로 다루기 까다롭다. 요즘 자동차의 전자제어방식 엔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단순하지만, 그래서 세팅하고 길들이기가 더 까다롭다. 그러나 마니아들은 밸브를 돌려 연료의 혼합비를 손으로 직접 조절하는 RC엔진의 아날로그적인 측면에 오히려 더 열광하기도 한다.



RC카의 엔진은 알콜에 니트로메탄과 오일 등을 혼합한 연료를 사용한다. 연료에 첨가된 폭발성이 강한 물질인 니트로메탄의 혼합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엔진의 크기는 12, 15, 21 등의 숫자로 구분한다. 12급 엔진은 배기량 2.11cc, 15급은 2.49cc, 21급은 3.4cc 정도다. 큰 배기랭의 엔진일수록 출력이 더 높고, 장시간 주행에도 잘 견딘다. 엔진의 최고 회전수는 약 2만∼3만5천rpm 정도다. 실제 자동차에 비해 굉장히 높은 회전수지만, 감속기어를 이용해 속도와 힘을 조절한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RC카 레이스!

RC카의 가장 큰 매력은 아마 실제 자동차로 즐기기 어려운 레이스에 직접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RC카는 비록 실제 자동차보다 작지만 레이스의 규칙과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가장 빠르게 코스를 공략할 수 있는 주행선을 찾고, 엑셀(스로틀)과 브레이크를 잘 활용해야 1등으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수 있다. 아웃-인-아웃이나 드리프트 같은 실제 자동차의 주행기술이 RC카에도 그대로 활용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동호인들이 즐기는 장르는 ‘오프로드 버기’와 ‘온로드 퓨어레이싱’이다. 동호인이 많은 만큼 대회도 활발하게 열리는 편이다. 동호회나 RC전문점에서 소규모로 주최하는 지역대회도 있지만, 대형 RC카 메이커가 국내 챔피언을 뽑기 위한 큰 대회를 열기도 한다. 지난 7월에는 일본의 모형 메이커인 타미야가 2012서울오토살롱 현장에서 ‘타미야 아시안컵’ 국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RC카도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성능을 높이는 튜닝을 한다. 구름성을 좋게 하기 위해 회전부의 베어링을 교체하는 작업에서부터, 클러치와 기어박스를 업그레이드 하고, 경량 부품을 장착하여 무게를 줄이기도 한다. 서스펜션의 업그레이드와 세팅도 무척 중요한데 노면 상태에 따라 스프링을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것으로 교체하고, 오일 점도를 바꾸어 댐핑을 조절한다. 실제 자동차와 무척 닮았다.



세팅을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RC카의 출력을 높이는 튜닝도 이루어진다. 자동차가 ECU의 프로그램을 바꾸어 성능 향상을 하듯, RC카는 전자변속기의 프로그램을 세팅하고 배터리와 모터 출력을 업그레이드하기도 한다. 엔진을 사용하는 RC카의 경우 연료와 공기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고 머플러 튜닝 등을 통해 출력을 높인다. 사용하는 연료의 니트로메탄 함량에 따라서도 성능이 달라진다. 하지만 지나친 튜닝으로 모터가 타버리거나, 엔진이 작동을 멈추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인 튜닝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RC카의 가격

RC카 입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하지만 RC카의 모델과 사양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입문자를 위해 여러 RC카 메이커에서 ‘레디 투 런’(R2R)이라는 패키지 형태의 제품을 판매한다. R2R 패키지는 주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가 포함되어 있으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RC카의 조립까지 다 되어있어 설명서를 보고 조종기를 세팅한 후 배터리를 충전하여 끼우는 것만으로 바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국내 브랜드의 1/10 스케일 전동 오프로드 버기 R2R 패키지의 경우 20만 원대 초반 정도이며, 수입 브랜드 퓨어레이싱카의 경우 30만 원대 초반 정도의 가격대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RC카의 컨트롤러와 같은 장비는 한번 구입하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가격이 저렴한 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오래 사용할 장비는 좋은 것으로 마련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RC카의 장비와 부품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고 입문자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장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초보자가 인터넷 검색만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초보자가 인터넷 쇼핑몰 전문가용 모델과 부품을 구입하더라도 제대로 조립하지 못해 애먹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RC카의 구입 전에 전문 숍을 방문해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숍을 통해 비슷한 취미를 즐기는 동호인들을 소개받고, RC카를 즐기기 좋은 장소를 안내받거나, 팀을 꾸며 대회에 참가할 수도 있다.

레이스에 참가하거나 슈퍼카를 소유하는 것을 꿈꾸었던 이들이 현실적 어려움 앞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RC카라면 누구나 큰 부담 없이 레이스를 즐기고 자신만의 커스텀 자동차를 꾸미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RC카는 단순한 자동차의 대리만족이 아닌 하나의 독자적인 자동차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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