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기세가 무섭다. 벨로스터 N으로 시작해 다양한 i20 N, i30 N에 이어 코나 N 등 라인업을 점차 넓혀가는 동시에, 고성능 모델 개발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며 그 실력까지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5~6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엘란트라 N(국내명 아반떼 N) TCR 모델이 TCR 클래스 우승을, i30 N TCR이 클래스 준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선 2019, 2020 시즌 연속으로 제조사 우승을 거두는 등 모터스포츠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이 중 공식적으로 데뷔 무대를 갖지 않았던 아반떼 N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7월 14일 유튜브를 통해 아반떼 N의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하고, 먼저 선보인 코나 N과 아반떼 N의 출시를 알리며 가격을 공개했다.

외관은 큰 틀에서 7세대의 아반떼의 디자인을 이어받으면서도 N 브랜드에 어울리는 성능향상 부품이 대거 투입되어 스포티한 매력을 한껏 뽐낸다. 전면부는 블랙 트림을 확대하고 범퍼 하단에 립 스포일러를 적용했으며, 측면에는 N 전용의 레드 스트랩이 범퍼부터 이어지며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후면에는 윙 타입의 스포일러로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와 함께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다른 모델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는 N 브랜드 전용의 스티어링 휠, 쉬프터, 시트, 도어 스커프, 메탈 페달 등을 적용해 N 브랜드만의 패밀리룩을 보여주며, 일상부터 서킷 주행까지 운전에만 집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스티어링 휠에는 코나 N과 마찬가지로 NGS 버튼과 함께 2개의 N 버튼으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최적의 설정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시트는 측면 볼스터를 강화해 급격한 코너링 중에도 몸을 단단히 지지해주며, 기본 사양 대비 시트 포지션을 10mm 낮춰주는 N 라이트 버킷시트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어 보다 역동적인 주행감각을 원하는 고객에게 선택폭을 넓혔다. 특히 N 라이트 버킷시트를 적용할 경우 기본형 대비 시트 백 두께가 50mm 줄어 뒷좌석의 거주성이 한층 향상된다.

파워트레인은 2.0T 플랫파워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kg‧m의 성능을 내며, N 그린 시프트(NGS) 기능을 사용하면 20초 동안 순간적으로 부스트압을 높여 290마력까지 출력이 상승한다. 터보차저는 지름을 5mm 늘린 52mm의 터보휠과 면적을 2.5mm² 넓힌 터빈 유로를 적용했으며, 실린더 블록 형상과 재질 개선으로 성능과 내구성을 높여 5,500rpm부터 최고출력을 유지하는 플랫 파워 특성이 나타난다. 제로백(0-100km/h)은 5.3초, 최고속도는 250km/h로 N 라인업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

고성능에 걸맞은 다양한 기능들이 뒷받침된다. N 코너 카빙 디퍼렌셜(e-LSD),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런치 컨트롤이 기본 적용되며, DCT 모델은 NGS, N 파워 시프트, N 트랙 센스 시프트 등이 적용되어 운전의 즐거움을 높였다. 브레이크는 360mm 대구경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를 더해 높은 제동성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브레이크 에어 가이드, 냉각용 홀을 더한 더스트 커버 등으로 안정적인 제동력을 주행 내내 유지하도록 했다.

아반떼 N에 처음 적용된 기술로는 전륜 기능통합형 액슬(Intergrated Drive Axle, IDA)이 있다. WRC 랠리카에 적용된 것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 기술은 휠 조인트와 허브를 일체화해 부품 수를 축소, 약 1.73kg을 감량했으며, 조립 구조를 단순화하고 휠 베이러이의 횡 강성을 높여 차량 핸들링의 한계 성능을 끌어올렸다. 흡기 시스템도 부품을 일체화해 무게 감소와 함께 흡입 압력을 10% 이상 낮춰 엔진 반응이 더욱 예리해졌고, 파워트레인 마운트의 형상도 최적화해 주행 중 파워트레인과 차체의 일체감을 향상시키고 핸들링 응답성을 끌어올렸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전륜 서스펜션의 듀얼 컴파운드 인슐레이터는 듀얼 컴파운드 트레일링암 부시와 함께 전후, 좌우 방향 별 운동 특성을 분리해 민첩한 핸들링과 승차감, NVH 저감 등 상충되는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대비 1점을 추가한 4점식 스트럿링 및 노출형 리어 스티프바, 외부 환경 변화시에도 일관된 조향감을 제공하는 토크 피드백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 등도 탑재된다.

운전의 즐거움을 높이는 사운드 시스템은 이번 아반떼 N에서도 만날 수 있다. N 사운드 이퀼라이저는 TCR 레이스카의 배기음 등을 실내 스피커를 통해 전달해 주행의 역동감을 높일 수 있으며, 음역 별로 세부 사항 조절도 가능하다. 또한 ‘팝콘 사운드’와 ‘뱅 사운드’를 구현하는 능동 가변배기 밸브의 경우 기존 3단 제어 방식에서 선형 제어 방식으로 변경해 공회전 시의 부밍음을 낮추고 N 특유의 압도적인 사운드를 유지했다.

NGS 기능은 재사용 대기시간을 코나 N과 마찬가지로 40초로 크게 줄였으며, 맞춤형 주행모드는 엔진, 스티어링, 서스펜션, 레브 매칭, e-LSD, 차량자세제어장치(ESC), 배기사운드 등 총 7개 항목을 취향대로 조절해 2개까지 저장, 스티어링 휠에 배치된 2개의 N 버튼에 할당할 수 있다. 타이어는 N 최초로 고성능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를 적용해 고성능에 발맞췄다.

고성능 모델에 어울리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탑재된다. N 전용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적용되어 유온, 냉각소운, 토크, 터보압 등의 정보를 통해 차량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랩 타이머는 국내 주요 서킷들의 구조와 함께 운전자의 위치, 동선을 기록해주는 N 트랙 맵이 탑재되며, N 어플리케이션을 차량과 연동시키면 이러한 주행 정보를 비롯해 횡가속도, rpm, 출력과 토크, 랩타임 등을 기반으로 한 분석기능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드라이빙 스킬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반떼 N은 수동변속기(MT) 사양과 DCT 사양 2종으로 출시되며, MT 사양은 3,212만 원, DCT 사양은 3,399만 원이다. 함께 출시를 알린 코나 N은 DCT 단일 사양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3,418만 원(모두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한편 현대차는 N 라인업 확대와 함께 투싼 N 라인도 출시했다. 내외장에 N 라인 전용의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19인치 알로이 휠, 스티어링 휠, 페탈 페달 등을 적용해 N 라인만의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존재감을 갖췄다. 가격은 가솔린 1.6T가 프리미엄 3,009만 원, 인스퍼레이션 3,276만 원이고, 디젤 2.0은 프리미엄 3,200만 원, 인스퍼레이션 3,467만 원, 하이브리드 1.6T는 프리미엄 3,345만 원, 인스퍼레이션 3,612만 원이다.

현대차는 7월 21일부터 8월 3일까지 아반떼 N과 코나 N, 투싼 N 라인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N 시티 서울’을 운영한다. 도심 폐건물을 개조해 N 브랜드 체험관으로 구성하고, 2020 WRC 우승 랠리카를 포함해 N 브랜드의 철학부터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까지 보여주는 전시를 진행한다. 여기에 영화에도 등장한 쏘나타 N 라인 한정판 ‘더 블랙’도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 후 회차 당 최소한의 인원만 입장 후 관람이 가능하며, N 모델을 계약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예약 및 관람도 진행한다. 다음주부터는 휴가철을 맞아 부산 지역 숙박과 연계한 N 모델 시승 프로그램 ‘N 스테이 부산’을 운영하는 등 N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해 내갈 예정이다.

고성능 브랜드는 자사의 기술력을 아낌없이 투입한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가 적용된 결과물이다. 최근 현대차의 활약을 보면 코나 N, 아반떼 N과 같은 고성능 제품들의 연이은 등장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시아 변방의 이름 없는 나라의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레이스의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현대차, 그들이 만든 N 브랜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당연한 결과물인 셈이다. 함께 출시를 알린 코나 N이 이상과 현실의 타협이라면, 아반떼 N은 이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더 빨리 달리고픈 인간 본연의 욕망, 이젠 아반떼 N과 함께 서킷에서 풀어내보자.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