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한때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휘어잡기도 했으나, 전동화 시대에 접어든 최근에는 이에 대한 대응이 늦어 ‘이전의 명성은 어디로 간 것이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서일까? 토요타자동차가 토요타와 렉서스 두 브랜드의 전기차 16종을 동시에 공개하며 저력을 보였다.

설명회를 진행한 토요타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사장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14일 도쿄 메가웹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 상품 전략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 현장은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전 세계 미디어에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토요타의 전기차 브랜드 bz(beyond zero) 시리즈 모델들. 세번째의 bz4X는 현재 생산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이번 설명회의 핵심은 지역별 상황에 맞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탄소 중립을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해 100%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렉서스가 선보일 전기차 라인업. 세단부터 SUV, 스포츠카, 컨버터블 등 다양한 라인업을 예정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토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출시, 전 세계에 연간 35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렉서스는 2030년까지 전 카테고리에 전기차 제품을 도입, 세계적으로 100만 대를 판매하고, 2035년까지는 전 세계 판매되는 렉서스 제품 모두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동화에서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와 관련해 지난 9월 1조 5000억 엔 규모의 신규 투자를 2조 엔으로 늘려 우수한 품질에 낮은 단가의 배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택배 등 소형 물류 운송을 위한 박스형태의 상용차도 출시된다.

또한 생산과정에 있어서의 탄소 중립 역시 함께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혁신적 생산 기술을 도입하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보해 2035년까지 탄소 중립 공장을 실현하겠다는 내용 역시 함께 소개됐다.

GR의 로고가 붙은 전기 스포츠카도 전시됐다.

이날 발표와 함께 앞으로 출시 예정인 전기차들을 다수 공개했다. 가장 먼저 공개된 토요타의 순수 전기차 bz4X를 비롯해 1km 주행에 125Wh의 전력만을 소비하는 소형 크로스오버, 중형 세단, 3열 시트를 탑재한 대형 SUV 등 다양한 승용 라인업과 함께 e-팔레트, 박스형 전기차 등과 같은 상용 모델, 그리고 픽업, 오프로더, GR 로고를 덧붙인 스포츠카 등의 라인업이 소개됐다.

고성능 전고체 배터리로 제로백 2초 미만, 주행거리 700km 이상의 성능을 목표로 개발중인 렉서스의 전기 스포츠카

렉서스에서는 전기차 라인업 Z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 RZ와 함께 LFA 개발 노하우를 이어받은 전기 스포츠카, 세단, 대형 SUV도 함께 공개됐다. 렉서스의 전기 스포츠카는 고성능의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2초 미만의 가속력과 700km를 넘는 긴 주행거리를 목표로 개발중이라고 전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방식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토요타자동차의 야심찬 계획이 이제서야 발표된 것에 대해 ‘늦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발표했다는 점에서 박수 쳐줄 만 하다. 다만 먼저 시장에 진입해있는 쟁쟁한 라이벌들에 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야심찬 계획은 그저 ‘꿈’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만큼 앞으로 어떤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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