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제네시스의 부스는 그리 크지도 않았고,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 심지어 프레스 컨퍼런스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는 이들은 모두 그 곳에 한 번쯤은 들렀을 것이다.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제네시스 X 컨버터블이 부스 중앙에 떡 하니 자리 잡은 모습에 기자 역시 홀린 듯 들어가 차량을 살펴보았다.

제네시스 X 콘셉트(왼쪽)와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

제네시스는 다양한 브랜드 론칭 이후 다양한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앞으로 나올 제품이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줬다. 2016년 뉴욕 콘셉트를 시작으로 2017년 GV80 콘셉트, 2018년 에센시아 콘셉트, 2019년 민트 콘셉트 등 거의 매년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그리고 2021년 제네시스 X 콘셉트가 처음 등장하는데, 제네시스의 디자인 방향성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바탕으로 두 줄의 전조등, 크레스트 그릴 등으로 제네시스 특유의 스타일을 2도어 쿠페 형태로 담아낸 첫 번째 모델이었다.

이후 주행의 즐거움을 목표로 클래식 스포츠카의 느낌을 살린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뉴욕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X 컨버터블 콘셉트를 공개하고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이 모델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라면 국산차 최초의 컨버터블 모델이라는 점이다. 물론 쌍용에서 내놓은 칼리스타 같은 모델도 있었지만 이는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진정한 의미의 국산 컨버터블은 이 모델이 최초인 셈. 현대차그룹 역사에서도 처음 도전하는 컨버터블인 만큼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물을 본 관람객들에게선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외관에선 제네시스의 2줄 라이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기존에는 중앙에 크레스트 그릴이 위치해 라이트가 단절됐다면, 이번 제네시스 컨버터블은 크레스트 그릴 없이 라이트가 온전하게 전면부를 감싸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보닛에서 뻗어나온 라인들은 도어 상단과 중간을 거쳐 후미로 이어지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차량의 역동성을 강조하고, 대형 휠은 과거 스포크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사이드 미러는 디지털 카메라로 대체됐는데, 현대차 아이오닉 5 등에서 보여줬던 스크린이 존재하지 않아 일반 거울식 미러로 교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는 2+2 구성으로, 안전을 위해 세미 버킷 시트와 4점식 안전벨트가 채용된 점이 이채롭다. 운전석은 운전자를 완전히 감싸는 형태로 설계됐는데,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공조조절 장치 등은 우측 암레스트 앞쪽으로 내장됐는데 이것이 실제 양산 제품에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기어는 GV60에서도 선보였던 크리스탈 스피어 변속기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이며, 스티어링 휠의 부스트 버튼으로 볼 때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순수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에서 개최된 제네시스 딜러 회의에서 루크 동커볼케 CCO가 X 컨버터블의 양산 계획을 밝혔으며, “브랜드의 후광(halo)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생산량은 그리 많진 않겠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것이며, 예상가격은 20만~30만 달러(약 2억 6천만~3억 9천만 원)으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컨버터블 제품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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