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사명 변경 이후 2023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출시 예정인 신제품과 콘셉트카 등을 다수 공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4월 4일, 다시 킨텍스를 찾았다. 이번엔 KG모빌리티가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시간 관계로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앞으로의 계획이나 방향성 등에 대해 밝히기 위한 ‘비전 테크 데이’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KG 모빌리티 곽재선 회장은 무대에 올라 “자동차 시장은 매우 거대하다. 그 중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주요 시장들도 있지만,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에서도 시장 규모는 작지만 자동차는 사용되고 있다. KG 모빌리티는 우리 능력에 맞게 넓은 시장에, 다변화된 시장에 다변화된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기술과 시도에 의해 넓은 시장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히며 행사 직전 서울모빌리티쇼 전시장에서 만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에게 “우리는 글로벌 메이커가 아니니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함께 전했다. 이는 KG 모빌리티의 입장에서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무리한 경쟁을 하기보단, 작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으로 밑바탕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전자통합개발사업부의 정재욱 상무는 KG 모빌리티 제품의 개발 방향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 기술의 주요 트렌드는 ‘커넥티드 카, 전기차,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차’이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늘어났는데, 트렌드에 맞는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해 KG 모빌리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중앙집중형 아키텍처 기반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개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클라우드 기반 AI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KG모빌리티에서 개발중인 전기차 플랫폼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기반으로 EPT 시스템을 적용한 컨버티드 전기차 플랫폼, 그리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병용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컨버티드 전기차 플랫폼은 토레스 EVX, 토레스 EVX 기반의 전기 픽업 O100, 가솔린과 전기 2종으로 선보이는 준중형 SUV KR10에 적용되며, 렉스턴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대형 SUV F100과 그 이후 생산되는 차량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가장 위험한 부품이기도 한데, KG모빌리티는 셀 투 팩(Cell to Pack)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셀 투 바디(Cell to Body) 기술로 경량화 및 실내 공간 확대의 효과를 거둘 것이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제품에는 LFP(리튬-인산-철)과 NCM(니켈-코발트-망간)을 기술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셀을 개발, 적용할 것이며, 선행개발중인 전고체 배터리 역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KG모빌리티 차량에 널리 사용되는 프레임 바디의 안정성과 사륜구동이 널리 호평받고 있는데, 전기차에서도 동일한 감성을 구현하기 위한 사륜구동 EPT 플랫폼을 개발, 날씨나 주행 환경에 따라 구동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며, 스케이트보드 플랫폼과 플랫 배터리로 실내 공간을 차량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차량 내부 고속통신과 무선통신(Over The Air, OTA) 차량용 통합 OS 적용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클라우드 및 IT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고성능 제어기 개발을 시작으로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어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시스템 등의 개발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SDV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으로, 이 차량들은 기능의 무선 업데이트는 물론이고 원하는 곳으로의 차량 호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기능과 앱의 빠른 적용을 위해 개방형 통합 OS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개발해 무료로 공개할 예정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물론이고 일반 개인도 자유롭게 전용 앱을 개발해 판매,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17년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쌍용 티볼리 에어

자율주행의 경우 KG모빌리티는 2014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5년 시연을 진행했을 정도의 수준으로, 향후 OTA를 비롯한 기술을 적용해 고속도로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하고,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발, 2030년을 목표로 전기차 자동 주차 및 충전 등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7년, 남은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은데 KG모빌리티가 해결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다행인 점은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는 토레스 EVX의 출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점으로, 기반이 되는 컨버티드 전기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후속 제품들이 이어지고 예정된 전용 플랫폼의 개발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과거 못지 않은 명성으로 다시 자동차 시장의 한 축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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