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대표 브랜드로 메르세데스-벤츠를 꼽을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한 딜러들을 통해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는 한성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1987년 수입차 개방 이후 메르데세스-벤츠의 국내 진출을 함께 한 한성자동차는 전국 20개 전시장과 22개의 서비스센터, 7개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는 등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한성자동차의 서비스 핵심 거점은 1988년 군자 서비스센터 설립 이후 용답 서비스센터를 거쳐 작년 8월, 용답 서비스센터와 성동 서비스센터를 통합 및 확장해 성동 서비스센터를 완성했다. 이곳에 미디어들을 초청해 국내 최대 규모의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의 모든 곳을 속속들이 공개하는 미디어 투어 행사를 개최해 현장을 방문했다.

내비게이션으로 안내를 받아 도착하니 상당히 높은 빌딩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의 빌딩은 정비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 특성으로 인해 각 층의 높이가 평균보다 훨씬 높아 같은 층수의 다른 빌딩의 2배 정도 되는 느낌이다. 연면적이 무려 38,000m2에 달한다는 이 곳은 워크베이만 무려 80개로, 이 중 일반 수리 45개, 사고 수리 35개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딜러답게 상당한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일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은 물론이고, 고성능 차량인 AMG, 럭셔리카 마이바흐, 전기차인 EQ까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나오는 모든 차량들의 수리가 가능한 이곳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가장 먼저 이 곳을 이끄는 수장인 울프 아우스트룽 CEO가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환영 인사를 전했다. 그는 “작년 8월 2단계 확장을 마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서비스센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크기만은 아니다. 효과적인 프로세스의 개선, 구고적인 부분, 고객들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통합해서 적용하느냐일 것이다. 이런 부분이 한성자동차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며, 오늘 투어를 통해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AS 부문 김호곤 본부장은 한성자동차가 내세우는 5가지의 브랜드 가치인 ‘창의적, 고객 경험, 프리미엄, 전문화, 지속가능성’을 소개하며, “이를 AS 부문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약부터 수리, 출고까지 디지털 여정을 제공하고, 전국 22개 서비스센터를 통한 고객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이며, 고객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브랜드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과 최첨단 설비를 운영하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EQ 정비 구역부터 서비스센터 투어가 시작됐다. 내연기관 자동차도 정비 시에 유의해야 하지만, 전기차는 워낙 고전압을 사용하다보니 더욱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비 전 갖춰야 할 복장은 물론이고 절연 고무판 등을 배치해 정비사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갖춘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에 흐르는 고전압을 차단할 수 있는 회로까지 끊은 후에야 비로소 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것. 그러면서 최근 이슈가 됐던 타 브랜드 전기차와 달리 전기가 완전히 끊어진 상태에서도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깨알 홍보도 잊지 않는다. 이곳은 EQ 익스퍼트 특성화 교육을 완료한 테크니션을 보유하고 있고 각종 전용 장비와 안전 공구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전기적 문제에 대한 안전 조치는 물론이고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모터에 대한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살펴본 곳은 도장과 판금을 담당하는 곳이다. 건물 내에서 어떻게 도장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도장 부스가 2개, 샌딩 부스도 4개나 마련되어 있고, 여유 공간도 충분해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더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역시 인증 자격자가 배치된 건 물론이고, 독일 BASF사에서 인증 교육프로그램도 수료해 다임러 그룹에서 제공하는 100여 종의 컬러 모두를 조색하고 도장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사고 수리에서 빠질 수 없는 판금 과정에선 상당 부분 감각에 의존하는 만큼 연로한 작업자를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판금 및 카올라이너 부서에선 예상보다 훨씬 젊은(?)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젊은 인력으로 프리미엄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건 ‘카올라이너(Car-o-Liner)’라는 특수 장비 덕분으로, 쉽게 설명하면 3D 계측 장비를 통해 사고 차량을 계측해 측정값을 바탕으로 수리를 진행, 정상 차량 수준까지 복구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AMG와 마이바흐를 담당하는 3층에 도착하니 대기자가 줄을 섰다는 AMG G63과 둘째라면 서러운 럭셔리카 마이바흐 중에서도 최상위, 최고가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풀만이 자리하고 있다. AMG야 워낙 ‘원 맨 원 엔진(one man/one engine, 한 사람이 하나의 엔진을 조립)’으로 유명해 함께 놓인 엔진만 보고도 내용이 짐작됐지만, 풀만은 왜 여기 있는지 아리송했다. 바로 방탄 성능까지 갖춘 풀만의 무게는 3톤을 훌쩍 넘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카 리프트로는 좀처럼 띄울 수 없고, 6.5톤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특수 리프트가 갖춰져야 차를 들어올려 점검과 정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이 곳 성수서비스센터는 풀만을 정비할 수 있는 전용 장비까지 갖춘 국내 유일의 서비스센터라고. AMG 담당 역시 익스퍼트 특성화 교육을 받은 테크니션을 4명이나 보유하고 있고, AMG 엔진 전담 부서를 운영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긴 시간동안 둘러본 성수 서비스센터는 국내 최고의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동차 딜러가 제품을 잘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한 제품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한데,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에서 명성을 높일 수 있었던 건 이런 한성자동차와 같은 딜러에서의 노력도 적잖은 부분을 차지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노력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지금, 경쟁사에선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들을 따라잡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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