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시장에 전기자전거가 보급되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초반에는 높은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못한 주행거리와 성능, 투박한 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부분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판매량이 늘면서 가격도 점차 내려가 지금은 40~50만 원 정도면 준수한 성능의 전기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기자전거가 일반자전거만큼 많이 팔리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전기자전거가 일반자전거와 비교해 가격이 높고 기존 구입한 일반 자전거를 불편함 없이 사용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주변에 일반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전기자전거를 구입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기회가 된다면 전기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일반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개조시킬 수 있는 DIY 키트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전기자전거 개조 키트는 보통 모터와 배터리, 컨트롤유닛, 케이블 등으로 판매되곤 하는데 대다수 제품들이 전문 지식 없이는 장착이 어렵다. 개조 키트들을 살펴보면 모터가 센터 드라이브 혹은 휠 허브 방식으로 구성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은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전용 공구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개인이 하기엔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개발된 키트가 바로 휠 접지방식 모터가 포함된 전기자전거 개조 키트다. 휠 접지방식은 말 그대로 고무나 실리콘 등 마찰개수가 높은 물질로 이루어진 작은 바퀴가 자전거 바퀴에 닿아 구동력을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앞서 이야기한 방식들과 비교해 장착 방식이 간단하고, 유지보수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와 비교해 전기자전거 보급률이 높은 해외에선 이미 많은 종류의 휠 접지방식의 전기자전거 개조 키트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그 중 QIROLL은 비교적 가장 최근에 출시한 개조 키트로 양산에 성공해 많은 유저들이 사용 중인 제품이다.

QIROLL의 구성을 살펴보면 자전거 물병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원통형 배터리팩과 휠 접지 모터 모듈, 모터작동을 위한 컨트롤 유닛, 케이블과 충전기, 자전거 장착 브래킷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존 개조 키트들과 비교해 상당히 완성도가 높으며 흔히 말하는 개조 키트가 아닌 하나의 상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배터리와 모터, 케이블 끝단에는 단단한 접지와 약간의 방수를 위한 부분이 있어 사용 신뢰도가 높아 보인다.

QIROLL은 두 가지 모터와 세 가지 배터리가 준비되어 있다. 모터는 QR-E PRO와 QR-E MUTE, 배터리는 H70과 B70, B60이다. 각각의 차이는 출력과 용량인데, QR-E PRO와 QR-E MUTE는 각각 320W와 240W의 출력을 내며 H70과 B70, B60은 33V 9ah, 25V 9.6ah, 25V 6ah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QR-E PRO 모터와 H70 배터리로 구성된 개조 키트의 가격은 449달러이며 QR-E MUTE 모터와 B70 배터리로 구성된 개조키트는 259달러다. 사실 이 정도 가격이면 전기자전거 한 대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QIROLL은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를 별도 가공 없이 추가 장착만으로도 전기자전거로 개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QIROLL은 일반적인 로드바이크나 MTB, 하이브리드부터 다양한 종류의 폴딩 미니벨로까지 거의 모든 자전거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정들었던 내 자전거가 전기자전거로 변신할 수 있다면 라이더 입장에서 얼마나 기쁜 일인지 전기자전거에 대해 고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을 모를 것이다.

QIROLL를 장착했을 시 최고 속력과 최대 중행거리는 모터와 배터리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데, 홈페이지 제원 상 QR-E PRO 모터는 최대 3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H70, B70, B60 배터리들은 각각 72km, 46km 3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표기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수치는 모터 출력과 배터리 용량을 계산 공식에 대입해 도출해 낸 값으로 장착되는 자전거나 주행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원 낭비와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패키지 구성에서 충전기를 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소비자들은 원가 절감을 위한 하나의 꼼수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QIROLL과 같이 일반자전거를 몇 가지 부품만으로 전기자전거로 개조시킬 수 있는 키트야 말로 자원 낭비와 환경을 생각한 진짜 친환경 상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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