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현대차는 N 서울타워에서 아이오닉 5 N의 미디어 공개 행사를 가졌다. 공개일 전부터 쏟아진 아이오닉 5 N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고, 미디어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2015년 발표한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N’은 세계 유명 완성차 브랜드의 디비전들처럼 ‘우리도 스포츠성을 극대화한 차량을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을 외치는 현대차의 자부심을 표현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영국 최대의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아이오닉 5 N을 전 세계에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오닉 5 N은 과거 유산 계승을 통해 유연한 전동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의 실행을 표명하는 상징적 모델로서 현대자동차의 첨단 전동화 기술을 집약해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N 브랜드 최초의 하이 퍼포먼스 전기차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이오닉 5 N에 대해 “고성능 브랜드 N은 현대차 기술력의 중심으로 현대차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N 브랜드의 기술력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EVER JUST DRIVE, N

최근 몇 년간 현대자동차는 전 세계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고 있다. 10년 전, 모터스포츠 분야의 신인으로만 여겨졌던 그 당시 현대차의 위상과 전 세계 모터스포츠 포디움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을 비교해보면 무척 흥미롭다.

 

2012년 독일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세운 후 2014년 WRC에 복귀하며 이뤄낸 2019, 2020시즌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과 2018년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투어링카 레이스인 TCR에서 i30 N TCR로 충격적 데뷔를 한 것, 순수 전기 투어링카 레이스인 PURE ETCR의 도전을 천명한 것까지,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기술력을 쌓고,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들은 경주용 차와 양산차의 기술적 격차를 줄이고자 ‘프로젝트 RM’을 2012년부터 운영해왔고, 이 프로젝트는 모터 스포츠용 차량과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인 N 모델을 연결하는 과정으로 기능해왔다. 현대차의 라인업은 일반 양산차, N 라인, 고성능 N, 프로젝트 RM 콘셉트카, 경기용 차로 구분되며 프로젝트 RM으로 획득한 기술들은 고성능 N 모델에 우선 적용된 후 N 라인, 최종적으로 일반 양산차까지 반영되기에, 모든 라인업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오닉 5 N 역시 N 브랜드의 DNA(모터스포츠에서 기인한)를 계승하고 있다.

 

12일 서울 N타워에서 진행된 ‘IONIQ 5 N LIGHT GALLERY’는 현대차 국내마케팅팀 신철 책임 매니저의 발표로 시작됐다. 그는 “아이오닉 5 N을 통해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에도 N 브랜드의 3대 요소인 코너링의 악동(Corner Rascal), 트랙 주행 성능(Racetrack Capability), 그리고 일상 속의 스포츠카(Everyday Sportscar)를 전달하고자 한다.”라며, “아이오닉 5 N은 N 브랜드 중 가장 빠르고, 고성능이며, 직진 성능을 포함해 N 브랜드의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도록 완성했다”라고 아이오닉 5 N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서 아이오닉 5 N의 PM을 담당하고 있는 MSV 프로젝트6팀 김태환 연구원은 아이오닉 5 N의 디자인, 성능, 핵심을 발표했다. ‘아이오닉 5 N의 디자인은 차량의 성능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사양들을 추가하며, 고급스러운 질감을 나타내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두 명의 프리젠터가 이야기한 아이오닉 5 N의 특징을 종합하면, 전 세계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내연기관 슈퍼카 성능과 감성을 계승하는 전기차를 선보임과 동시에 기존 전동화 모델들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이 요청하는 다양한 피드백을 수렴해서 나온 차량이라는 이야기다.

 

N스러운 디자인

아이오닉 5 N의 인상은 N 브랜드의 상징색인 ‘퍼포먼스 블루’가 시선을 집중시킨 뒤 세부 변화들이 보이는 양상이다. 예를 들어 전면 하단의 블랙 트림에 오렌지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것이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이라는 미적 감각을 나타낸 것이라면, N 전용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더욱 많은 냉각을 위해), 21인치 단조 휠(내구성), 전후 펜더의 벤틸레이션(배터리&브레이크 냉각), 리어 스포일러 형상 변환(다운포스 증가), 리어 와이퍼(후면 빗물 고임 방지) 등의 변화는 ‘아이오닉 5 N의 성능 향상을 위한 시도’로 풀이되는 식이다.

 

디자인의 변화 요소는 더 있다. 아이오닉 5 N의 측면부는 기본 차량(아이오닉5) 대비 20mm 낮아진 전고와 더불어 앞 범퍼부터 사이드실까지 이어지는 N 전용 루미너스 오렌지 스트립이 추가되어 좀 더 지면과 닿아있는 형태가 완성되었고, 이는 서킷과 어울리는 톤 & 매너로 작용한다. 후면부는 아이오닉 5 대비 약 100mm 늘어난 N 전용 리어 스포일러와 에어 아웃렛, 리어 디퓨저가 공기 저항 계수를 낮추고, 공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리어 스포일러에 부착된 N 전용 삼각형 보조 제동등과 체커 플래그 그래픽이 적용된 리플렉터는 N이 추구하는 레이싱 DNA를 더욱 강조한다.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서

외형뿐만 아니라 실내 디자인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스티어링 휠이다. 4 스포크 구조와 함께 N 브랜드 최초로 스티어링 휠 센터에 N 로고로 인장을 찍어, 현대 N이 추구하는 감성을 극대화했다. NGB(N Grin Booster)의 주황색 버튼도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기존 내연기관 N 모델에 장착되었던 NGB(훨씬 긴 재사용 대기시간이 있었음)와 달리 10초 만에 재사용이 가능하며 즉각적으로 650마력을 뽑아낸다. 제로백(0~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4초로 단축된 점도 놀랍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에도 N 로고가 확인되며 이는 N의 아이덴티티를 통합적으로 전달하는 매개가 된다. ‘일상 주행부터 트랙 주행에서도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라는. 여러 부분에서 이 차량을 탄 운전자에게 서킷 레이서의 기분을 전달할 수 있도록 디자인 레이아웃을 완성한 것이 느껴진다. 고정형이 된 센터 콘솔에 무릎을 고정할 수 있도록 패드가 부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어 스포일러에 표현된 것과 마찬가지로 도어스텝에 새겨진 체커 픽셀까지도. 아이오닉 브랜드를 상징하는 ‘픽셀’에서 ‘체커 플래그 디자인’ 콘셉트로 진화한 아이오닉 5 N은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하이 퍼포먼스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만의 차별점이 된다.

 

아이오닉 5 N의 외장 컬러는 총 10개로 대표컬러인 퍼포먼스 블루, 소울트로닉 오렌지 펄, 어비스 블랙 펄, 사이버 그레이 메탈릭,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 아틀라스 화이트 등 6가지의 유광 색상과 퍼포먼스 블루 매트(matt), 에코트로닉 그레이 매트, 아틀라스 화이트 매트, 그래비티 골드 매트 등 4개의 무광 색상으로 구성되었으며 고성능 EV N을 상징하는 루미너스 오렌지 컬러 포인트와 어우러져 어디서든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N 라이트 버킷 시트는 측면 볼스터 부분을 강화해 급격한 코너링 중 강한 휭 가속도(휭G)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의 상·하체를 고정해 항상 안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하며, 아이오닉 대비 시트 위치를 20mm 하향시켜 운전자가 좀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됐다. 내외부의 디자인은 결국 현대 N 브랜드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감성을 필사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종합된다.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N

아이오닉 5 N의 핵심은 퍼포먼스이며 현대차의 이번 시도는 전동화라는 트렌드 속에서 ‘고성능화’를 추구했다고 종합할 수 있다. 최대 650마력을 쏟아내는 AWD 모터가 그렇고, 84kWh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속도 260km/h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렇다. 아이오닉 5 N에 탑재된 고성능 후륜 모터는 2개의 인버터를 장착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이 적용돼 일상 주행 때는 한 개의 인버터가 작동되고, 고속 주행 시에는 2개의 인버터가 모두 작동해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모터 출력을 발휘한다.

 

서킷 주행의 꽃인 코너링 성능 강화를 위해 N 전용 섀시를 장착했고(비틀림 강성 증대), e-LSD(전자식 차동제어 장치, 언더스티어를 억제해 날카로운 코너링을 유도함)와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초보자도 쉽게 드리프트 할 수 있도록 전/후 휠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하는 장치), N 토크 디스트리뷰션(전/후륜 토크 배분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 WRC 경기용 차에 장착되는 ‘기능통합형 액슬’을 적용해 부품 수와 무게를 줄이는 등 소위 ‘직발 주행’과 코너에서도 쉽게 ‘운전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전기차가 완성된 것이다.

 

아이오닉 5 N에는 고성능 전기차인 만큼 혁신적인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도 적용되어 그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최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주행 목적에 따라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N Battery Preconditioning, NBP)’이 그중 하나다. 이는 드래그 모드(단시간 최대 출력 주행)나 트랙 모드(장시간 고부하 주행)을 선택해 주행 전 배터리를 적합 온도로 예열하거나 냉각해 주행 조건을 최적화 해주는 기능이다.

 

내연기관 차를 몰고 있는 감각

기존에 출시된 전기차들에게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행 감각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아이오닉 5 N은 N 전용 시프트(N e-shift)로 모터의 토크를 제어해 변속 시에 오는 특유의 ‘변속 충격’을 구현해냈다. 실제 기어는 없지만, 계기반에 가상의 기어 단수와 RPM까지 표현되며, 패들 시프트로 변속된다. 운전 체감에 있어서 관성만큼 중요한 것은 청각적 요소이기에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운전자를 위해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주행 질감을 드러낼 수 있는 스피커를 장착했다. 일반 내연 차량, N 콘셉트카, 제트기(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내는 소리인 ‘소닉붐’을 담았다) 3개의 테마 주행음 모두를 구현했다. 변속 충격에 더해진 리얼한 소리들은 운전자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몰고 있다는 체감을 전달하게 될 것이다.

 

아이오닉 5 N은 현대차가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양산 모델들처럼 판매량 최적화에 맞춘 느낌이 없고, ‘우리 지금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어’라는 일종의 브래깅(bragging) 제스쳐에 가깝다. 현대차 틸 바텐베르크(Till Wartenberg) N 브랜드 & 모터스포츠 사업부장은 “아이오닉 5 N은 고객들의 요청과 니즈를 자세히 분석 & 반영하고, 최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 운전의 진짜 재미를 한 단계 끌어올린 N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라고 말하며 “현대차의 기술력과 열정의 동력원인 N 브랜드는 아이오닉 5 N을 비롯, 내연기관, 전기차, 수소차 등 다양한 고성능 차량들을 통해서 N 특유의 재미있는 운전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N 최초의 전기차이자 N 최초의 사륜구동 등 처음 선보이는 기술들을 풀 패키지로 담아낸 아이오닉 5 N에 담긴 그들의 자부심은 그들이 언베일링 직전에 공개한 공식 영상에도 드러난다.

“위대한 역사는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할 때 새롭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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