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모터쇼가 전멸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변화하면서 점차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소됨에 따라 모터쇼가 서서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는 주요 모터쇼들이 재개를 선언한 가운데,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는 도쿄 모터쇼가 재팬 모빌리티 쇼로 행사명을 변경하고 개최를 선언, 지난 10월 26일부터 시작해 11월 5일까지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의 콘셉트는 ‘FUTURE, GREEN, DREAM’ 3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FUTURE는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빌리티 기업 및 비모빌리티 기업이 힘을 합쳐 미래에 대한 공유비전을 이번 행사를 통해 창출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GREEN에는 환경친화적 사회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을 진행한다는 뜻이며, 마지막으로 DREAM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큰 꿈을 꾸고 영감을 주는 미래를 상상하도록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행사의 특징으로는 ‘모빌리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은 물론이고 마린, 항공기 등 육해공을 망라하는 다양한 이동수단들이 출품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는 내년에 출품할 양산 제품보다는 중장기를 내다본 콘셉트카 위주로 전시하며 브랜드마다의 전략을 보여주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친환경을 위한 전동화 위주의 제품들이 전시됐는데, 일부 브랜드에서는 수소 내연기관을 탑재한 콘셉트카로 친환경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터사이클 브랜드에서도 거의 대부분 중장기적으로 출시 예정인 콘셉트 모델 위주로 제품이 소개됐고, 그마저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전기 모터사이클을 중심으로 전시됐다. 유일하게 가와사키만이 내연기관 신제품을 이번 모빌리티 쇼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는 혼다, 토요타, 렉서스, 닛산, 미쓰비시, 스바루, 스즈키 등 주요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과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 등 일본 모터사이클 브랜드, 그리고 중국의 BYD, 유럽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했으며, 유관업체들도 대거 참석하며 각자의 기술을 뽐냈다. 이번에 라이드매거진에서도 개막 하루 전날 진행된 재팬 모빌리티 쇼 현장을 방문하게 되어 그중 국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의 제품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자동차

 

- 혼다

혼다는 이번 모터쇼 무대의 테마로 ‘꿈을 형태로 한 혼다의 모빌리티로부터 미래를 향해 고객들의 꿈이 퍼져나가는 것’의 의미를 담은 ‘Honda Dream Loop’를 내세웠다. 이를 단지 콘셉트만으로 내세운 것이 아니고, 방문객이 원하는 상상의 모빌리티를 입력하면 AI가 차량의 설계도를 장식해 이것이 표시되는 혼다 드림 루프 AI를 메인 무대 우측에 마련,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메인 무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크루즈 오리진이다.

이는 지난 19일 혼다와 GM, 크루즈가 힘을 합쳐 무인차량 호출서비스를 위해 개발한 차량으로, 운전석이나 스티어링 휠 등 일체의 조종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스마트폰 전용앱을 이용해 차량을 호출하면 지정한 목적지까지 차량이 알아서 이동하게 된다. 이를 위해 차량 모서리 상부 4곳에 센서를 장착해 주변 상황을 파악해 안전하게 이동하며, 내부에는 최대 6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공간과 후면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 정도가 마련되어 있다. 오는 2026년 일본 도쿄에서 수십 대 규모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후 500대까지 차량을 늘리고 도쿄 외곽지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으로 규모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옆으로는 의자가 하나 놓여져 있는데 이는 혼다의 유니-원(UNI-ONE)으로, 기존 전동 휠체어 등과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는 이동을 위해선 손을 사용해 기기를 조작해야 했는데, 유니-원은 체중 이동을 통해 전진과 후진, 방향 전환이 가능해 손이 자유로워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양손이 자유로워지는 만큼 이동 중 작업을 하거나 물건을 든 상태로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 서스테이나-C 콘셉트

혼다 포켓 콘셉트

옆으로는 빨간색 차체가 인상적인 소형차와 모터사이클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서스테이나-C 콘셉트와 포켓 콘셉트로, 최근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화두 중 하나인 ‘지속가능성’을 실현한 제품이다. 이를 위해 두 차량 모두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든 패널을 조립하여 자신의 개성에 맞춰 꾸밀 수 있으며, 특히 포켓 콘셉트는 라스트 마일 이동, 즉 자동차를 통해 목적지 근방에 도착하면 차량을 주차시킨 후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용도의 전기 모터사이클이어서 이 두 모델의 조합을 통해 이동의 자유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차량 후면에는 대형 LED가 좌우로 길게 배치되어 기본적으로 테일램프의 역할을 하며, 차량 충전 시에는 충전량을 알려주는 전광판의 역할도 겸하게 된다.

무대 옆으로는 베일에 덮인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모빌리티 전동화를 선언하면서 예고했던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스포츠 스페셜티 모델로, 이름을 프렐류드 콘셉트로 명명했다. 혼다가 전동화로 넘어가기 직전 마지막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시되어 ‘혼다 전동화의 전주곡(Prelude)’의 역할을 하게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인데, 1978년부터 2001년까지 출시했던 2도어 스포츠 쿠페의 이름 역시 프렐류드여서 기본적인 콘셉트를 여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2020년대 중반 출시 예정으로, 판매가 시작되면 그동안 운전의 재미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던 혼다의 라인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북미 시장을 겨냥한 아웃도어 스타일의 전기 SUV 프롤로그 프로토타입도 공개됐다. 이는 GM과 공동개발한 모델로, 주행가능거리 300마일(약 482km) 이상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DC 급속 충전을 통해 10분만에 104km를 이동할 수 있는 전력을 충전할 수 있으며, 차량용 커넥티드 서비스 구글 빌트인을 탑재해 차내에서 완벽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다 자율 작업 차량(Honda Autonomous Work Vehicle)

혼다 CI-MEV

뒤 차량은 N-VAN e: 프로토타입, 앞의 배터리는 휴대용 외부 충전기 파워 익스포터 e: 6000

혼다제트 엘리트 II(목업 모델)

이 외에도 화물 운반에 적합한 플랫폼형 이동장치인 혼다 자율 작업 차량, AI가 탑재되어 운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주변 환경을 파악해 스스로 행동하며 자유로운 이동을 실현하는 가 탑재된 CI-MEV, N-박스 기반의 상용차인 N-밴 기반의 전기차인 N-VAN e: 프로토타입 및 휴대용 외부 충전기 파워 익스포터 e: 6000 등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참가 브랜드 중 유일하게 항공기를 생산하는 만큼 실제 판매중인 제트기 혼다제트 엘리트 II의 목업 모델을 전시해 관람객들이 내부에 탑승해볼 수 있도록 했으며, 최근 미래 항공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UAV도 전시하는 등 육해공을 망라하는 전시품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 토요타

토요타 카요이바코

토요타 역시 대대적인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던 만큼 이번 행사에 ‘자동차의 미래를 바꾼다-Find Your Future’라는 테마로 부스를 마련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박스카의 강국에 걸맞은 콘셉트 모델 ‘카요이바코(KAYOIBAKO, 通い箱)’는 제품이나 반제품 운송 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상자를 뜻하는 단어로, 내부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교체 가능한 부품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기본 차량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으나, 상황에 맞춰 내부를 변경해 라스트 마일 물류를 위한 소량 운송용 차량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진열대를 통해 이동식 상점을 만들거나 추가 좌석 장착으로 셔틀버스로 활용하는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토요타 FT-3e

대대적인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SUV 타입의 콘셉트 모델인 FT-3e와 스포츠 타입 콘셉트 모델 FT-Se도 무대에 자리했다. FT-3e는 최대한 외장 디자인의 면과 선을 심플하게 가져가는 동시에 세련미와 아름다움을 양립했으며, 차체 측면 하단에서 도어 상단까지 디지털 안내창을 배치해 운전자가 차량에 접근하면 배터리 잔량이나 차내 온도, 차내 공기질 등 차량 정보를 표시해준다.

토요타 FT-Se

FT-Se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더 좋은 자동차 만들기’의 사상을 바탕으로 탄소중립 시대에 스포츠카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는 고성능 순수전기차다. 먼저 소개한 FT-3e와 주요 부품들을 공유하면서도 조종 안정성 및 공력 성능에 더욱 집중한 모델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장하는 자동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관은 넓고 낮은 자세에 미래적인 느낌을 더한 원폼 실루엣을 통해 공기저항을 낮췄다. 실내에는 차세대의 풀 디지털 콕핏 채용으로 운전의 몰입감을 높이며, 계기판 배치를 낮춰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한편 새로운 디자인의 무릎패드로 운전 중 가감속이나 좌우 회전에서 발생하는 중력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한다.

토요타 IMV 0

일본 모터쇼에서 볼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던 픽업트럭 콘셉트카인 IMV 0도 눈길을 사로잡은 모델 중 하나다. 운전자는 원하는 사용 방법에 따라 맞춤형 부품을 후방 데크에 볼트로 고정해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레저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맞춤화를 통해 미래의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한다.

 

- 렉서스

렉서스의 테마는 ‘Pushing the Boundaries of the Electrified Experience’, 즉 전동화 경험의 경계를 넓힌다는 주제로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에 참가했다. 이미 국내에도 UX300e 출시를 통해 전동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렉서스는 이번 행사에 2026년 출시 예정인 순수전기차 LF-ZC를 공개하는 한편, 플래그십 순수전기차 LF-ZL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렉서스 LF-ZC

LF-ZC는 날렵한 비율과 낮은 무게 중심, 넓은 실내, 기능성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감성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주행 성능 면에서는 순수전기차 특유의 높은 관성 특성을 활용하고 렉서스 RZ 개발에서의 기술을 바탕으로 짜릿한 역동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사륜구동 시스템인 ‘DIRECT4’ 시스템과 전자식 조향 시스템(Steer-by-Wire)이 제공하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선형적인 조작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콕핏은 고객의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기능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 ‘Arene OS’를 적용해 첨단 안전 기술 및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으며, 하드웨어도 이러한 소프트웨어 지원이 더해져 가속, 핸들링 등 운전 특성을 각각의 선호도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렉서스 LF-ZL

LF-ZL은 전동화 이후의 렉서스 플래그십 럭셔리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다. 순수전기차 전용 패키징의 자유로운 공간 구성을 통해 내부 공간을 최적화함으로써 일본 전통의 ‘환대(Omotenashi, おもてなし)’의 정신을 담아 탑승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 뛰어난 이동성 경험을 제공하는 넓고 고요한 실내를 제공한다. Arene OS의 기능을 통해 운전자의 요구사항을 학습하고 예측하는 정보 통합을 구축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사회 인프라 및 서비스와의 상호작용으로 차량에 탑재된 센서가 주변 디지털 데이터가 연계해 여행 중 관심있는 물체나 장소를 가리키면 차량 디스플레이에 음성 안내와 정보를 전달해 탑승자와 주변 환경과의 연결을 강화한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충전 및 전력 관리를 통해 주차중 차량을 네트워크에 연결해 상황에 따라 전력을 공급하기도 하는 V2G(Vehicle to Grid)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회 인프라의 필수적 부분으로의 역할도 맡게된다.

렉서스 ROV 콘셉트

이밖에도 야마하 등 여러 업체들과 공동 개발한 수소 내연기관 기반의 ATV인 ROV 콘셉트를 전시하는 등 다양한 전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렉서스 전동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VR 체험공간을 운영했다.

 

모터사이클

 

- 혼다

메인 무대에 오른 포켓 콘셉트와 함께 무대 한편에 혼다 차세대 모터사이클 시스템의 핵심이 될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 혼다 모바일 파워 팩(MPP) 시스템을 전시하고 다양한 관련 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시스템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혼다 파워 팩 익스체인저 e:는 여타 배터리 스테이션과 마찬가지로 사용한 배터리를 넣고 완충된 배터리를 받아 다시 차량에 장착해 이용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배터리는 무게 약 10kg, 높이는 30cm 이하로 동급 중 가볍고 작은 편에 속하며, 1.3kWh의 대용량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배터리팩은 진동이나 충격, 저온 및 고온, 높은 습도 등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MEV-밴 콘셉트

MEV-밴 콘셉트에는 좌우 양쪽으로 8개 배터리가 탑재된다

배터리 팩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전동 굴삭기

배터리 팩을 사용하는 릭샤

릭샤 후면에 4개의 배터리팩이 탑재된다

이 배터리 팩은 전동 스쿠터는 물론이고 근거리 이동용 소형차인 MEV-VAN 콘셉트, 전동 굴삭기, 전동 선외기, 인도에서 경제적 이동수단으로 널리 활용되는 릭샤에도 장착할 수 있어 인프라만 충분히 확보되면 매우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팩 2개를 장착하는 SC e: 콘셉트

배터리 팩 1개가 탑재되는 EM1 e:

이와 관련해 함께 전시한 제품으로 SC e: 콘셉트는 SCR을 닮은 외관이 인상적인 순수전기차로, 시트 하단에 2개의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함께 전시된 EM1 e:는 시트 하단에 1개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모델이다.

모토컴팩토 운행 상태(좌)와 적재용으로 변환한 상태

핸들바를 접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은 모토콤포와 동일한 콘셉트다

혼다에서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토콤포(Motocompo)의 콘셉트를 가져온 모토컴팩토(Motocompacto)도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로, 모토콤포 특유의 작은 사이즈와 수납형 핸들 및 시트가 동일하게 적용되어 차량에 싣고 이동하다가 주차장에서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약 19km이며, 최고속도는 24km/h다. 무게는 약 10kg를 약간 넘는 수준이어서 성인 정도면 누구나 손쉽게 싣고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야마하

야마하 모터로이드 2

야마하 부스의 테마는 ‘살아있음을 느끼다(「生きる」 を、 感じる。)’라는 주제로 마련되었다. 이러한 주제가 세워지게 된 것은 바로 야마하의 자율주행 모터사이클 모터로이드(MOTOROID)로, 지난 2017년 처음 소개한 모터로이드 이후 이번에 새로운 버전인 모터로이드 2를 무대에서 소개했다. 기존 모터로이드는 트랙에서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모델이었으나, 여기에 특화시키다보니 저속에서의 밸런스가 불안해 출발과 정지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필요했다.

움직이는 모터로이드 2에 탑승한 채로 무용수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번 모델은 그 반대로 트랙을 달리거나 하는 쪽보다는 저속 밸런스 제어에 포커스를 맞춰 사람이 걷는 속도나 그 이하의 느린 속도에서도 차량이 균형을 잡고 이동 가능하며, 이는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에서는 무용수가 올라타 별다른 조작 없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모터로이드 2가 서서히 전후로 이동하며 완벽하게 밸런스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모터로이드2에는 화상인식 AI를 탑재해 운전자의 의사를 파악하고 상태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통해 주행 성능이나 안전 기능에 변환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마하도 한때 자동차에 대한 고민을 하던 시기가 있었고 관련해 다양한 콘셉트카가 소개되기도 했는데, 당시의 꿈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던 듯하다. 이번 행사에 전시한 트리세라가 바로 그 증거. 역삼륜 오픈카 컨셉의 모델은 2인승으로 순수전기차로 개발됐으며, 기존 4륜과는 다른 3륜의 독특한 특성에 운동성을 높이기 위한 리어 휠 스티어링(3WS) 기능이 더해져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주행감각까지 더해져 상상 이상의 뛰어난 운전의 재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 XSR900 GP와 1980년대 레이스 모터사이클인 YZR500

이와 함께 얼마 전 공개했던 신제품 XSR900 GP도 전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과거 레이스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었던 XSR900인데다, 지난 2021년 EICMA에서의 신제품이 그러한 모습에 더욱 가까워짐에 따라 로켓 카울 등을 더해 클래식하게 꾸미는 마니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의식한 것인지 이번에 야마하에서 아예 페어링을 더한 XSR900 GP를 선보였고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디자인 면에선 80~90년대의 레이스 모터사이클 YZR500과 꼭 닮은 상부 페어링에 예전 스타일 그대로의 브래킷까지 더해 당대를 주름잡던 모터사이클들을 기억하는 라이더에게 추억을 되살려주는 느낌이다.

예전 모터사이클에 두루 적용되던 브래킷이 더해졌다

그렇다고 외관만이 변화한 것은 아니고, 클립온 핸들바로 더 스포티한 라이딩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맞춰 프레임 주변 강성을 높였다. 또한 스포티함에 맞는 고성능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엔진 출력이나 안전 기능 개입도를 통합적으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야마하 라이드 컨트롤(YRC)가 적용되어 스포츠, 스트리트, 레인 3단계의 기본 설정과 2개의 사용자 설정 모드가 함께 제공된다. 또한 5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로 주행 정보 및 차량 설정 변경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 및 전자기기 충전용 USB-C타입 소켓이 제공된다. 그리고 3세대 퀵시프트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되어 주행의 스포티함을 더욱 배가시킨다.

3륜 오프로드 모델 TMW

이 밖에도 모터사이클 저속 안정화 시스템 AMSAS(Advanced Motorcycle Stability Assist System)를 탑재한 ELOVE, 야마하의 인기 오프로드 모델이었던 TW와 3륜 조향 기술 LMW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 TMW, 시판중인 YZF-R125, MT-125, XSR125 등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 스즈키

스즈키 EVX

스즈키 EWX

국내에는 모터사이클만이 수입되고 있지만, 일본과 해외 각국에선 스즈키 자동차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에선 크로스오버 EV인 EVX를 비롯해 일상에서의 활용을 고려한 EWX 등을 소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스즈키 e-초이노리

모터사이클에선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는데, 스즈키의 콤팩트 스쿠터인 초이노리에 전동화가 더해진 e-초이노리가 그 주인공. 기존 초이노리를 바탕으로 해 심플한 디자인의 경량 차체에 배터리를 얹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용 모빌리티를 목표로 탄생했다. 탑재된 배터리는 파나소닉 사이클 테크에서 제작한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와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며, 이로 인해 넓은 시트 밑 수납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하프페이스 헬멧까지 보관할 수 있다.

스즈키 e-버그만

스즈키 브이스트롬 250 SX

또한 현재 스즈키가 개발중인 실험차 e-버그만도 전시됐다. 일본의 가차코(Gachaco)에서 운영하는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난 4월부터 도쿄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오사카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브이스트롬 800, 브이스트롬 250 SX, GSX-8S 등 현재 시판중인 차량도 전시됐으며,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야부사 포토존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 가와사키

이번 재팬 모빌리티 쇼에서 유일하게 가와사키만이 내연기관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과 가와사키 최초의 전동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가와사키 메구로 S1

먼저 월드 프리미어 모델로는 메구로 S1과 W230, KLX230 등 단기통 230cc 모델을 탑재한 신제품 3종이 공개됐다. 메구로 제작소는 일본 초창기의 모터사이클 회사 중 하나로, 도쿄의 지명이었던 메구로에 위치해 지명을 따 회사명으로 지었다. 한때 정부에 군용 및 경찰용 모터사이클을 납품하고 혼다와 함께 레이스에서 경쟁하기도 했지만 이후 1962년 가와사키와의 제휴를 통해 ‘가와사키-메구로’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으나 1964년 가와사키에 합병되어 제품명으로만 남게 됐다. 당시 생산했던 500cc 모델은 가와사키의 W 시리즈로 명맥을 이어간다. 이번에 공개된 메구로 S1은 레트로 스타일의 네이키드 모터사이클로, 1964년 출시했던 가와사키 250 메구로 SG의 후계원형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 듀얼타입 계기판과 원형 사이드미러 등을 갖췄다. 230cc 공랭 단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앞 18인치, 뒤 17인치 스포크 휠, 앞 정방향 텔레스코픽 포브, 뒤 듀얼 쇼크 업소버 등을 탑재했다.

가와사키 W230

W230은 가와사키의 대표 클래식 라인업 W 시리즈의 엔트리를 담당하게 되는 모델로, 230cc 공랭 단기통 엔진과 스포크휠, 원형 싱글 헤드라이트, 티어드롭 연료탱크 등 메구로 S1과 거의 흡사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메구로 S1은 일본 내수 시장용으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는 W230으로 출시하는 형태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와사키 KLX230

230cc 단기통 엔진을 내놓은 김에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소개하자는 마음이었을까, 여기에 가와사키는 경량 어드벤처 모델인 KLX230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스펜션과 프레임 최적화로 우수한 운동성을 확보했으며, 시트 두께를 높여 오프로드에서의 주파성과 쾌적성을 모두 실현했다. 또한 헤드라이트 소형화 및 KX 시리즈 고유의 컬러와 스타일을 가져와 스포티함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리고 ABS 기능 비활성화 스위치, 스마트폰 커넥티비티 기능을 탑재해 오프로드 주행의 즐거움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가와사키 닌자 ZX-10R 40주년 기념 모델

가와사키 닌자 ZX-4RR 40주년 기념 모델

또한 닌자 시리즈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80~90년대의 인기 모델 ZXR 시리즈의 컬러링과 그래픽을 재현한 닌자 ZX-10R 40주년 기념 모델 및 닌자 ZX-4RR 40주년 기념 모델도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인 가와사키 닌자 7 하이브리드

그리고 얼마 전 발표했던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 닌자 7 하이브리드는 451cc 수랭 병렬 2기통 엔진과 트랙션 모터, 대용량 구동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로, 자동차에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처럼 엔진과 모터 모두 구동에 개입하는 스포츠-하이브리드 모드, 연비를 끌어올리는 에코-하이브리드 모드, 그리고 근거리에서 저속 이동시 조용하게 이동할 수 있는 EV 모드 등을 제공한다.

가와사키 닌자 e-1

닌자 e-1은 전기 모터 기반의 전기 스포츠 모터사이클로, 순간적으로 출력을 끌어올리는 e-부스트 모드, 차량에서 내려 끌고 이동할 때 도움을 주는 워크 모드 등이 제공되며, 연료탱크 자리에는 수납 공간을 마련하는 등 전기 모터사이클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과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차체는 400cc 경량 스포츠 모델을 베이스로 하며, 탈착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72km 주행할 수 있고 배터리를 차량에서 분리해 가정용 콘센트에서 충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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