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동차 브랜드든 현재 당면한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건 전동화의 속도를 높이는 부분일 것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하나 이상의 순수전기차를 선보이며 전동화의 길에 첫 발 정도는 내딛은 상황인 만큼 이제는 걸음 속도를 조금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 XC40 리차지와 C40 리차지로 포문을 연 볼보가 대중성을 높이기 위한 신제품 EX30까지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11월 2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EX30 국내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사전 예약 실시를 알렸다.

최근 볼보 라인업 중 가장 작은 B 세그먼트 SUV에 속하는 EX30은 독일이나 영국, 스웨덴보다 1천만 원 이상 낮은 4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파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30 코어 트림은 4,945만 원, 울트라 트림은 5,516만 원(보조금 미포함)으로 2023년 기준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어 올해 서울시 보조금 적용 시 코어 4,330만 원, 울트라 4,900만 원으로 구입할 수 있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기존 볼보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EX30만의 차별화를 둔 요소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전면부의 경우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헤드라이트 형태를 이어가면서도 내부 램프를 일체형에서 블록 단위로 나눠놓아 디지털적인 느낌을 강화했다. 측면에선 도어 하단부쪽을 마치 조각칼로 파낸 듯한 독특한 형상이 보이는데, 이에 대해 외장 디자인 책임자인 티 존 메이어는 “루마니아 조각가인 브랑쿠시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면은 기존과 형태가 조금 달라졌는데, 기존 필러에서 테일게이트까지 이어지는 리어램프 형상을 상하로 분리하고, 테일게이트 쪽 램프는 좌우를 상하 2개의 라인으로 이어 차량 넓이가 더 넓어보이도록 디자인한 부분이 눈에 띈다.

실내는 기존 제품들의 디자인과 크게 차별화를 두었다. 특히 콘셉트카 등에서나 보던 간결하고 심플한 실내를 구현하기 위해 대시보드에 장착되던 상당수의 구성 요소들을 변경하거나 삭제했는데, 대표적으로 계기판의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로 통합시켰으며, 스피커의 경우 윈드스크린 바로 아래에 사운드바 형태로 탑재했다. 송풍구 역시 세로형으로 슬림하게 디자인했고, 조수석 탑승 공간을 넓히기 위해 글러브박스를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쪽으로 배치했다.

파워트레인은 200kW 모터와 69kWh 배터리를 결합한 후륜 기반의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사양이 선보인다. 1회 충전으로 최대 475km(WLTP 기준)까지 주행 가능하며, 153kW DC 충전을 지원해 10~80% 충전까지 26분이 걸린다.

여기에 파일럿 어시스트를 포함한 안전 및 주행보조 기능들이 기본 탑재되며, 티맵 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도 더해져 새로운 이동성의 경험을 지원한다. 특히 물리 조작계가 사라진 대신 높은 인식률의 누구 오토(NUGU AUTO)를 통해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공조장치, 충전 및 기타 설정 등이 가능하다. 울트라 트림에는 주차까지 지원하는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가 적용되고,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파노라마 선루프, 360° 카메라, 디지털 키 플러스 등 업그레이드된 사양들이 적용된다.

이번 EX30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 알림 신청에만 1,0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참여했으며, 실제 사전계약 건수도 이틀 만에 1,000대를 넘기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내년 상반기 출고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판매 목표는 연 2,000여 대 정도로 보고 있다. 수요에 따라 추가 물량을 확보해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X30이 먼저 선보인 C40 리차지나 XC40 리차지와 집안 내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그들의 고객층이 다를 것으로 본다. 다만 EX30이 새로 출시된 만큼 메이저 볼륨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의 불편함 등이 연이어 보도되며 성장세가 주춤하는 가운데 등장한 볼보 EX30이 시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높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는 만큼 수입 브랜드 전반에 걸쳐 가격 인하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터뷰

EX30 출시 행사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현장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이번 EX30 출시 현장에서의 질의응답과 함께 이튿날부터 진행된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티 존 메이어 외장 디자인 총괄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양한 질문들이 오고간 가운데 주요 내용들을 요약해서 소개해본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데, 이를 타개할 방안은?

품질과 브랜드 두 측면으로 답변을 드리자면, 볼보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은 글로벌 표준 품질 보증에 따라 동일하게 관리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아이언 마크를 달고 있는 모든 자동차는 고유의 브랜드 DNA를 기반으로 설계된 볼보의 모델이다. 또한 볼보는 4년 연속 상품성 1위(컨슈머인사이트 자동차 기획조사)를 차지하는 등 성과가 있어 품질과 상품성에 있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자신한다.

브랜드 측면에서는 생산지와 관계 없이 고객들에게 볼보만의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이미 볼보의 안전,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고 계신다.

 

‘안전의 볼보’가 EX30을 위해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운전자 상태를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과 정차 후 측후방으로부터 지나가는 자전거나 스쿠터 등을 감지해 경보를 보내는 기술을 탑재됐다. 또한 배터리를 승객을 보호하듯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관련 안전 기술 역시 탑재되어 있다.

 

EX30 팝업 스토어에서 진행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현장

EX30의 실내 외에도 친환경 소재가 사용됐는지? 또한 실내의 친환경 소재의 세탁 용이성은?

차량 하부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됐으며, 강철도 재활용 강철을 사용했다. 실내 사용된 소재들의 경우 세탁이나 오염에 대한 부분의 테스트를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르디코나 울 혼방 같은 소재들 모두 세탁이 용이하면서 프리미엄한 느낌까지 선사한다. 더운 날씨에는 시원하게, 반대로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도 있다.

 

사운드바 시스템이 기존 스피커 대비 강점은?

홈 오디오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우리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기존 대비 음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좌우 창문을 이을 만큼 큰 사이즈여서 훌륭한 사운드 퀄리티와 충분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물리버튼을 배제한 이유는?

물리버튼의 경우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볼륨조절이나 단축메뉴 등의 버튼이 배치되어 있으며, 센터 스크린 홈버튼 위 컨텍스추얼 바를 통해 운전 상황에 맞는 단축메뉴 버튼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원하는 버튼을 매번 찾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주차 상황에서는 트렁크 버튼을 노출시키고, 주행 중에는 사이드 카메라 등의 단축메뉴 버튼을 노출시키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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