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차급이나 장르 등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스테이션 왜건, 해치백 등의 장르가 여기에 속하며, 차급에서는 차가 작아질수록 인기가 낮아 관련 제품들이 점차 단종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비인기 차급이나 장르에서도 높은 인기로 분위기에 역행하는 차종들이 있는데, 소형차에서는 토요타 프리우스가 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는 1997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매력을 알려왔으며, 여기서 처음 투입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의 다른 차종들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에까지 적용되며 토요타와 렉서스의 전동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만큼 토요타에서는 이 프리우스가 갖는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는데, 이 프리우스가 드디어 4번째 세대교체를 맞았다. 국내에도 지난 13일 출시를 알려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에 참가해 실물을 직접 살펴보았다.

세대교체인 만큼 가장 먼저 외관의 변경이 눈에 띈다. 더 날렵해진 차체는 디자인적인 면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기역학까지 고려한 것으로, 효율성을 중시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선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전폭은 20mm 넓어진 1,780mm, 전장은 60mm 넓어진 4,600mm, 휠베이스도 50mm 늘어난 2,750mm로 공간을 넓혔는데, 전고는 1,430mm로 40mm 낮아져 헤드룸이 줄어들었다. 평균키 전후라면 큰 상관은 없겠으나 그보다 큰 사람이라면 천장이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정도다. 특히 루프 라인의 피크 부분이 운전석 위쪽에서 B 필러 상단쪽으로 이동하게 되어 운전석의 헤드룸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다행히 토요타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탑승자들의 위치, 시트 높이를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낮아진 전고에 대응했는데, 실제 운전 상황에선 어떨진 직접 시승을 통해 확인해볼 예정이다.

전면부는 무난하다는 느낌의 이전 세대들과 달리 꽤나 파격적인 표정 변화를 보여준다. 마치 망치 머리를 닮은 헤머헤드 콘셉트 디자인의 적용으로 기능과 스타일링의 밸런스를 잡았고, 헤드라이트는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더해지고 그릴을 이용해 좌우가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근미래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후면은 최근 트렌드인 좌우로 길게 연결된 테일라이트로 차체가 넓어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측면에선 뒷문쪽의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인데, 도어핸들을 없애 깔끔한 디자인을 유지한 대신 창문 뒤쪽으로 히든 버튼을 만들어 문을 열 수 있다. 전자식으로 개폐되는 방식이라 방전시엔 어떻게 하나 걱정할 수도 있는데, 바로 앞으로 깊게 누르면 문이 열리는 물리식 버튼도 배치해놨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내에선 기존과는 확 달라진 구성이 인상적이다. 먼저 계기판은 대단히 축소됐는데, 기존 대시보드 안쪽에 심어놓은 것이 아니라 창문 쪽에 가깝게 배치해 도로 상황과 계기판 사이 시선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도록 했으며, 대시보드 중앙에 배치했던 걸 운전석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국내 사용자들의 편의성에 맞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물리 버튼 방식의 공조장치 조절계가 탑재됐으며, 변속기는 보편적인 레버 방식으로 회귀했다.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엔진룸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룸

파워트레인은 기존 1.8L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직렬 4기통 2.0L 엔진을 기반으로 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종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 총 출력 196마력의 성능을 내며, 연비는 20.9km/L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시스템 총 출력 223마력에 연비는 19.4km/L(복합)이며, 13.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전기 모드로만 최대 64km(복합)까지 주행할 수 있다.

안락한 승차감과 스포티한 주행감의 양립을 위해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을 조합했으며, 브레이크는 액티브 하이드롤릭 부스터에 펌프모터를 추가함으로써 더욱 부드러운 작동감을 제공하고 제동력 전후 분배를 통해 제동시 차량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또한 제동 시 센서를 통해 페달의 조작 정도를 감지, 회생 제동과 유압 제동을 적절히 배분해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신형 프리우스에도 각종 안전 및 편의 기능이 탑재되는데, 먼저 안전기능으로는 강화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탑재된다. 긴급제동 보조시스템의 경우 주간의 모터사이클에까지 충돌 회피를 지원하고, 야간에는 자전거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주차 보조 브레이크,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 안전 하차 어시스트 등 다양하게 마련됐다. 편의 기능으로는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되며, USB-A타입 충전 포트와 C타입 충전 및 통신 포트, 12V 전원 소켓 등이 구비되며, 6:4 리어 시트 폴딩, 하단부에 추가 수납공간을 더한 프런트 트레이, 스마트폰 수납을 고려한 사이드 트레이 등이 더해졌다. 하이브리드 XL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SE 트림을 선택하면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열선 및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의 편의기능이 추가된다.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5세대 프리우스는 총 7종의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하이브리드 LE 3,990만 원, 하이브리드 XLE 4,370만 원이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E 4,630만 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SE 4,990만 원이다. 토요타코리아 콘야마 마나부 CEO는 “프리우스는 라틴어로 ‘선구자’라는 의미인데, 이름에 걸맞게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고 토요타 전동화 기술의 역사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아왔다. 한국에서도 2009년 3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자동차로 많은 고객들에게 선택받았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5세대 프리우스를 통해 디자인, 드라이빙 퍼포먼스, 연비 등 상품으로서의 매력뿐 아니라 프리우스만의 감성적 경험을 통해 한국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자동차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라는 시장을 개척한 토요타, 그 선봉장인 프리우스의 5세대 출시는 최근 전기차의 불편 문제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가 주목받는 상황에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토요타 일부 차종이 생산량 부족으로 판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토요타코리아와 일본 본사 간 적극적 협의를 통해 원활한 제품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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