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이 있기 마련인데, 국산차에서는 현대차의 그랜저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수입차에서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가 있다. 지난 2023년을 포함 6년 연속으로 수입차 단일모델 판매 1위를 놓치지 않는 이 모델이 올해 11세대 모델을 출시하며 수입차 시장에서의 왕좌 굳히기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1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더 뉴 E-클래스의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부임 이후 첫 출시행사를 맞이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더 뉴 E-클래스는 고유의 헤리티지와 기술력, 안전성에 수준 높은 디지털화 및 개인화로 다시 한번 ‘가장 지능적인 비즈니스 세단’의 명성을 공고히 할 모델”이라며 “이번 11세대 E-클래스는 지난 8년간 10세대 모델이 쌓아온 성공의 역사를 새롭게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델이 완전 변경이든 부분 변경이든 변화를 맞이하게 되면 디자인이나 파워트레인과 같은 전통적 요소들에 초점이 맞춰지던 것과 달리, 이번 11세대 E-클래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가장 집중을 한 느낌이었다. 무대를 감싸고 있는 스크린이 바뀌니 전면에 대시보드의 모습이, 좌우로 도어 안쪽 형태가 나타나며 E-클래스 실내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다양한 변화점들을 소개했다.

이번 11세대 변화의 핵심은 ‘디지털화’와 ‘개인화’로, 이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용 운영체제인 MB.OS의 선행 버전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탑승객은 차 안에서 유튜브와 틱톡 같은 SNS는 물론이고 스크린 상단에 카메라가 더해져 웹엑스, 줌 등 화상회의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국내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의 국산 앱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드디어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협력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는 자체 내비게이션에 티맵 모빌리티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접목해 안내가 이뤄지며, 올 하반기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최적화된 티맵 오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그동안 브랜드 차체 내비게이션에서 많은 사용자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인 스크린은 대시보드 중앙에 14.4인치 LCD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기본 적용되고, 옵션으로 조수석 앞쪽에 MBUX 슈퍼스크린을 추가할 수 있다. MBUX 슈퍼스크린은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자석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형태로, 조수석 디스플레이에서 영상 재생 시 운전자가 운전 중 주의를 잃지 않도록 첨단 프라이버시 기능이 작동해 운전자 시야에서 콘텐츠가 보이지 않도록 조절한다.

차량 외관은 클래식한 세단의 비율에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을 조화시킨 모습이다. 헤드라이트는 두 줄의 주간주행등이 상단에서 아래로 내려오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주간주행등을 상하로 분리한 방식이 적용되며 헤드라이트 하단부에 살짝 굴곡이 더해진 모습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는 주행 중 헤드램프로 기호를 투사하는 프로젝션 기능이 더해진 디지털 라이트가 출시되어 주행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그릴은 주변 가니시가 전에 비해 얇아졌으며, 옵션으로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을 선택해 추가할 수도 있다. 아방가르드와 AMG 라인 모델의 그릴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을 형상화한 스타 패턴과 크롬 테두리, 중앙 엠블럼 등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테일라이트에도 삼각별 엠블럼의 스타 패턴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좌우 테일라이트를 조명 스트립으로 연결해 차체가 더욱 넓어보이는 효과를 더했다.

이전보다 휠베이스가 20mm 더 길어져 탑승 공간이 더욱 여유로워졌으며, 운전석 헤드룸은 5mm, 뒷좌석 레그룸은 최대 17mm 늘어났으며, 뒷좌석 너비도 25mm 늘어난 1,159mm가 되어 S-클래스와 비슷한 수준까지 커졌다. 여기에 소음을 줄이기 위해 A-필러 및 사이드 미러 각도 등 전반적인 차체 설계에도 변화를 가했으며, 보닛 측면 실링과 앞뒤 바퀴의 특수 스포일러, 플러시 도어 핸들 등 0.23Cd의 저항계수를 달성한 공기역학적 디자인 요소, 도어 및 윈도우 실링과 방음재 등을 통해 동급 최고의 정숙성을 보여준다.

파워트레인에는 전 모델 기본으로 전동화 시스템이 더해진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네레이터로 시동 시 최대 17kW의 힘을 추가로 제공해 부드럽고 신속한 시동을 도우며, 글라이딩, 부스팅, 회생 제동 등을 제공한다. 또한 향후 출시 예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95kW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115km(WLTP 기준)까지 주행 가능해 출퇴근과 같은 일상적인 수준의 주행에서는 전기차처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 라인업에 최신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플러스가 탑재되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엔진은 E 300 시리즈에 2.0L 4기통 가솔린 엔진(M254)을 장착해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내고, E 450은 3.0L 6기통 가솔린 엔진(E256M)으로 이전보다 향상된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낸다. E 220 d의 2.0L 4기통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성능을 갖췄다. 변속기는 개선된 9G-TRONIC 자동 변속기가 전 모델에 적용되며, 사륜구동 시스템 4MATIC도 개선되어 프론트 액슬이 더 높은 토크를 전달하고 전후 토크 분배 능력도 향상됐다.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에어매틱 서스펜션과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포함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E 450 4MATIC 익스클루시브에 기본 적용되고 나머지 차량들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에어매틱 서스펜션은 에어 스프링과 어댑티브 ADS+ 댐퍼로 구성되어 운전 조건이나 속도, 하중에 따라 서스펜션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며, 리어 엑슬 스티어링은 뒷바퀴를 최대 4.5° 조향할 수 있어 민첩한 조작을 돕는다.

편의장비로는 음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액티브 엠비언트 라이트가 추가되어 옵션인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차원의 음향을 경험할 수 있으며,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를 자동차 열쇠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 MBU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2존 혹은 4존 자동 온도 조절 시스템 등 다양하게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번 더 뉴 E-클래스 출시를 기념해 25일부터 더 뉴 E-클래스 프리미어 스페셜을 이번 11세대 모델의 코드명인 ‘214’에 맞춰 214대 온라인 한정 판매한다. 알파인 그레이 외장 컬러와 통카 브라운 인테리어 컬러가 조합을 이루며, 리어 액슬 스티어링, 에어매틱 서스펜션,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 블랙 컬러 20인치 AMG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 등의 옵션이 추가됐다.

더 뉴 E-클래스의 가격은 E 200 아방가르드 7,390만 원을 시작으로 E 220 d 4MATIC 익스클루시브 8,290만 원,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8,990만 원, E 300 4MATIC AMG 라인 9,390만 원이고, E 300 4MATIC AMG 라인 기반의 프리미어 스페셜은 1억 552만 원, E 450 익스클루시브는 1억 2300만 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앞세워 수입차 판매 1위 모델의 자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아쉽게 놓쳤던 수입 브랜드 판매 1위의 자리까지 탈환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연초부터 시작된 수입차 시장에서의 접전으로 올해 자동차 시장은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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