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네시스의 여러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모델은 G80이었는데, 그 다음은 무엇일까? 의외로 GV80이 아닌 GV70이 제네시스 전체 2위, SUV 중에선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SUV 중에서도 중형인 싼타페가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중형 SUV에 대한 국내의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말 출시된 GV70이 3년 반 만에 드디어 부분변경이 이뤄지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신제품의 실물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마련되어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제네시스 수지를 찾았다.

새로운 GV70이지만 외관에서의 변화폭은 크지 않다. 전면부 하단 범퍼의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 넓어보이게 디자인하고 좌우 에어덕트의 크기를 늘리긴 했는데, 그 위 두 줄 헤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바뀐 부분이 덜 부각되는 느낌이다. 헤드램프에는 최근 도입을 늘리고 있는 MLA 기술을 더해 기능적, 디자인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후면에서도 두 줄 램프 디자인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보조제동등의 형태와 위치를 변경하고 머플러 팁도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실내에서는 변화폭이 크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분리되어 있던 이전과 달리 이번 신형에서는 이를 하나로 통합한 27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디스플레이는 외형만 합친 것이 아니라 실제 표시 내용도 화면 전체를 통합해 표시하는 최신식이 적용된 덕분에 더 많은 주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덕분에 대시보드도 계기판을 감싸던 이전의 형태에서 평평한 디자인으로 바뀌어 훨씬 깔끔한 인상이다. 공조장치 조작계와 인포테인먼트 단축버튼은 배치가 바뀌며 시인성과 조작성을 향상시켰다. 기존 터치 스크린 방식의 공조장치 조작계는 주요 기능을 다이얼과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게 바뀌어 주행중에도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2스포크 방식에서 3스포크로 변경해 훨씬 날렵한 느낌을 제공하고, 중앙 엠블럼 역시 최신 디자인이 적용됐다.

파워트레인은 2.5 가솔린 터보와 3.5 가솔린 터보 2개 사양으로, 2.5 모델은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kg·m의 성능을, 3.5 모델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의 성능을 낸다. 연비는 2.5가 10.2km/L(기본형, 18인치 휠, 2WD, 빌트인캠 미설치 기준)이고 3.5는 8.9km/L(기본형, 19인치 휠, 2WD 기준)다.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으로 주행중인 노면을 파악해 최적의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가 적용됐으며, 앞 서스펜션의 하이드로 부싱을 뒤에도 추가해 충격 흡수력을 높였다. 그리고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을 갖춰 실내 정숙성도 향상시켰다. 스티어링 최적화를 통해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을 완성했고, 브레이크에 4피스톤 모노블럭 캘리퍼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제동감을 최적화했다.

오디오 시스템은 뱅엔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으며, 여기에 돌비 에트모스를 더해 깊이 있고 선명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한 실내 조명과 음악, 향기를 최적화하는 무드 큐레이터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키 2,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콘솔 암레스트 자외선 살균 기능, 동승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의 편의 기능을 갖췄다. 주행보조 및 안전 기능에는 직접식 감지 스티어링 휠, 차로 유지보조 2,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전방/측방/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빌트인캠 2, 디지털 센터 미러 등이 더해져 상품성을 높였다.

색상은 실내외 모두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 이번 신형에서는 새롭게 세레스 블루 컬러가 추가됐다. 이는 최초로 발견된 왜소행성인 ‘세레스’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빛의 산란에서 모티브를 얻은 색상으로, 보는 방향이나 빛의 밝기에 따라 변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제네시스는 이번 GV70 출시와 함께 스포츠 패키지도 함께 선보인다. 전면부에 더블 레이어드 G-매트릭스 패턴의 그릴을 더하고 확장된 공기 흡입구를 갖췄으며, 신규 디자인 휠 2종, 다크 크롬의 리어 디퓨저와 머플러 팁, 전용 D컷 스티어링 휠, 오렌지 색상의 시트벨트와 스티치 등으로 스포티함을 한층 끌어올렸다.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5,380만 원, 3.5 가솔린 터보 5,930만 원이며,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2.5 가솔린 터보 5,695만 원, 3.5 가솔린 터보 6.265만 원(모두 2WD 기준)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GV70의 선전은 실용성에 초점을 두는 소비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GV70의 출시까지 더해진 만큼 GV70이 G80을 앞지르고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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