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보다 SUV가 더 많이 판매되고, 점점 더 큰 차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소형차가 단종되는 등의 국내 자동차 시장 분위기는 이제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처럼 꾸준하게 판매를 유지하는 세단도 있지만 그마저도 준대형급의 큰 모델이고,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세단보다는 SUV에 힘을 싣는 라인업을 구축하는 모양새에서 이러한 추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SUV도 점점 더 큰 모델을 선호하고 있고, 이에 맞춰 브랜드에서도 기존 모델의 크기를 키우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건 미국 브랜드가 아닐까. 미국은 넓은 땅덩이에 걸맞은 대형차들이 일찌감치 발달했는데, 덕분에 국내에서 대형차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할 때부터 타 브랜드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미국 브랜드의 SUV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것은 역시 포드 익스플로러로, 지난 1996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포드의 주력기종으로 자리하며 수입 대형 SUV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델이다. 세계적으로도 199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무려 5번의 세대 교체를 거쳐오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는데, 최초 모델은 중형 SUV(3도어는 컴팩트 SUV)였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크기가 조금씩 커져 현재는 전장이 5m가 넘는 준대형급 SUV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익스플로러가 지난 2월, 부분변경이 단행되어 새로운 모습이 공개됐다. 부분변경이지만 전체적으로 거의 완전변경 수준에 가까울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 특징. 먼저 외관에서는 전면부 디자인 변경이 눈에 띄는데, 헤드라이트와 그릴을 하나로 묶어 역사다리꼴 형태로 구성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중앙에 사각형에 가까운 그릴을 두고 헤드라이트를 좌우로 붙인 형태로 바뀌었다. 좌우로 긴 형태였던 안개등도 크기를 크게 줄였다. 후면에서는 테일라이트가 테일게이트로 쭉 이어지는 형태로 바뀌며 시각적으로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준다.

실내에선 먼저 계기판이 기존 아날로그와 디지털 조합 방식에서 12.3인치의 디스플레이로 바뀌며 다양한 주행 관련 정보를 크고 선명한 화질로 보여준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도 13.2인치로 커졌는데, 조작이 편해진 것은 물론이고 전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먼저 구글 맵스를 이용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계기판에도 표시할 수 있고, 음성 명령 기반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탑재해 공조장치 설정, 내비게이션 설정, 각종 정보 검색, 전화나 문자 송수신, IoT 제어 등이 가능하다. 또한 유튜브, 스포티파이, 각종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앱을 차량 내에서 즐길 수도 있고, 비발디 브라우저 앱이나 구글 크롬을 이용해 웹서핑도 가능하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블루투스 키보드 연결을 지원하기 때문에 훨씬 사용이 수월하고, 차량 내 게임 플레이를 위해 블루투스 컨트롤러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물론이고 차량 설정에 대해서도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하기 때문에 최신의 정보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신형 익스플로러에서 주목할만한 기능으로는 블루크루즈(BlueCruise)가 있다. 바로 핸즈프리 드라이빙, 즉 레벨 3의 자율주행 기능으로, 지정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로 운전이 가능하고, 최고 70마일(약 112km/h)의 속도까지 주행 가능하다. 물론 손을 놓을 수 있다고 해서 딴짓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니고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차량 내부 적외선 카메라로 감시해 일정 시간 이상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거나 잠들 경우 소리 등으로 경고가 이뤄진다. 이 블루크루즈는 이미 영국 최초로 레벨 3 자율주행으로 승인 받았을 정도로 자율주행 기술 중 가장 앞서나간다고 평가받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우선 직렬 4기통의 2.3L 에코부스트 엔진과 400마력을 내는 3.0L 에코부스트 V6 엔진 2종으로 발매된다. 라인업도 기존 8종에서 4종으로 크게 줄였는데, 국내에서는 한국 시장에 맞춰 1개 내지 2개 트림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속기는 모두 10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고, 후륜구동이 기본이며 사륜구동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그리고 안전/편의 기능인 코파일럿360 어시스트 플러스 시스템과 트레일러 견인 패키지도 갖춰져 있다. 새로운 포드 익스플로러는 국내에도 곧 출시 예정이나 자세한 일정이나 가격 등 세부정보는 미정이다.

넉넉한 공간에 편하게 운전할 수 있는 실용적인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이번 신형 포드 익스플로러가 실내외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와 첨단 안전/편의 시스템의 탑재로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 하반기 수입 대형 SUV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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