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모빌리티 쇼(구 도쿄 모터쇼)와 함께 주목받는 일본의 대표 자동차 행사인 도쿄 오토살롱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치바의 마쿠하리 멧세에서 펼쳐졌다. 많은 일본 제조사 뿐 아니라 튜닝 업체, 파츠 업체 등 관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곳 중 하나가 바로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다. 이름에 ‘레이싱’이 있다고 해서 레이스 팀이 참가한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 토요타에서 GR이라고 이름 붙은 고성능 제품들이 바로 이 가주 레이싱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 즉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레이스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토요타의 고성능차 브랜드라고 이해하면 된다. 토요타하면 프리우스나 크라운 같은 얌전한 모델만 떠오르겠지만, 수프라나 86 처럼 스포티한 모델도 여럿 선보이고 있다.

랜드 크루저 300 GR SPORT 다카르 랠리 2025 출전 사양

이번 전시에서는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출전 차량들을 다수 전시하는 한편, 콘셉트 모델과 프로토타입, 그리고 오프로드 레이스의 최고봉인 다카르 랠리 출전용 차량, 그리고 특별한 올드카까지 다양한 토요타 제품들이 총출동해 관람객들을 맞았다고 한다. 전시품 중 주목할 만한 모델들을 살펴보았다.

GR 야리스(뉘르부르크링 24시 출전 차량)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올해부터 루키 레이싱과 통합, ‘토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이란 이름으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와 슈퍼 다이큐 내구레이스에 참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참가하는 토요타의 대표 모델인 GR 야리스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는데, 지난해 도쿄 오토살롱에서 공개했던 신형 8단 자동변속기인 ‘GR-DAT’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 작동을 감지해 운전자의 의도를 반영한 변속을 실시해 프로 드라이버 못지 않은 최적의 변속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덕분에 운전자는 조향과 페달 조작에만 집중할 수 있어 트랙 주행이 한층 더 빨라져 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GR 야리스 M 콘셉트

GR 야리스는 1.6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304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레이스에 최적화된 모델이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해 슈퍼 다이큐 내구레이스에는 1.6 터보가 아닌, 2.0 터보 엔진을 탑재한 GR 야리스 M 콘셉트로 출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확한 성능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최소 400마력 이상이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후륜 구동 방식이 아닌 사륜 구동 방식이 적용됐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제안에 의한 것이어서 그의 예명인 모리조에서 M을 따와 제품명에 붙였다고 한다.

GR 야리스 에어로 패키지(프로토타입)

1/1000초를 다투는 모터스포츠에선 사소한 파츠들까지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실제 레이스나 테스트 현장에서 나온 문제점들을 수정 보완해 개발한 에어로 파츠를 개발, 실제 제품에 장착해 전시했다. 대표적으로 주행 환경에 맞춰 각도 조절이 가능한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가 있는데, 속도나 환경에 따라 다운포스의 양을 조절해 운동성을 높일지, 접지력을 높일지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인다. 리어 스포일러를 포함 총 6개의 파츠를 탑재해 공기역학적 성능과 조종 안정성을 추구했고, 디자인 측면에서의 이점도 있다고.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레이스는 더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라며 “서킷을 잘 달리는 차를 잘 만들어야 일반도로를 달리는 차도 잘 만들 수 있다. 내가 레이스에 직접 참가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다”라고 레이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실 회사의 이익만을 놓고 생각한다면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맞겠지만, 모두가 그렇게만 생각하는 세상이 된다면 마니아들 입장에선 꽤나 아쉬워지지 않을까. 현재 토요타의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재밌는 토요타의 GR 모델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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