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광고, 마케팅, PR,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 물론 기본적인 뜻과 본질, 업무의 진행방식은 분명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은 이들의 패러다임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크고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일수록 이런 패러다임은 일반 소비자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나 요즘에는 여기에 소셜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더해지면서 자신이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조금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을 받는 일이 생겨난다. 그만큼 세상은 빠르고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자동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거침없이 돌아가는 패러다임의 중심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아무리 다양한 소셜 채널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화려한 결과물들을 내보낸다 하더라도 그곳에 내용이 없으면 소비자들에게 쉽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잠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래서 요즘 많은 기업들은 자신의 제품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우려 노력하고 그것에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아까워하지 않는다



바로 어제 기아자동차는 시장에 새로 선보이는 K3 KOUP의 바이럴 영상을 공개했다. 요즘 여러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우 고주원 씨를 주인공으로 한 4분 21초 분량의 영상이다. 사실 이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그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손현주 씨가 출연한 K3 추적자 편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작년 9월 공개된 K3 추적자 편의 후속편이자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속편의 촬영에 손현주 씨가 다시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지는 탓에 손현주 씨 역시 차량 절도범 역할을 맡은 배우 조재윤 씨의 회상장면을 통해 재등장한다.



참고로 1편인 K3 추적자 편 동영상은 수 많은 소셜 채널들을 통해 바이럴 되면서 매우 성공적인 자동차 관련 홍보 동영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영상은 모두 차량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첨단 기능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소위 기계치라 불리는 사람들이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이해가 가도록 만들었다. 홍보 동영상 한 편에 유명 감독을 모셔와 수억 이상을 투자해 영상을 촬영하는 글로벌 메이커들도 있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용 영상으로는 충분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스토리에 기아자동차가 하고 싶은 내용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소위 손발이 오글거린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어색하지 않게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고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이 두 개의 영상에서 UVO 기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는데 1편보다는 2편이 좀 더 스토리텔링이 세련돼 보인다. 물론 1편에서는 추적자라는 드라마의 인기가 워낙 좋아서 흥행드라마의 덕을 좀 많이 봤다고 할 수 있는데, 2편은 그런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1편에 이은 스토리텔링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사실 이번 기사를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라이드매거진이 송도에서 시승촬영을 진행하다가 우연히 이번 바이럴 영상을 촬영하는 현장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불과 4분여의 홍보영상을 찍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한 여름에 하루 종일 고생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이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을 하고 있었고, 스토리가 있는 영상 하나를 촬영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OK 싸인이 떨어질 때 까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소개하고 싶었던 것이다.



촬영장에서 매체의 신분을 밝히고 양해를 구하며 촬영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었는데 이렇게 완성된 동영상 결과물을 접하게 되니 마치 라이드매거진도 촬영에 한 몫을 한 것처럼 기분이 묘해진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촬영 날 당일 봤던 몇 개 장면들이 편집되어 나가지 않았던 것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잠시 구경만 했을 뿐인데 마치 스탭이 된 듯 참으로 신기하다.



사실 요즘 현기차는 누수 사태 때문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중이다. 분명 이 기사에도 덧글에 물이 새는 것에 대한 내용들이 줄줄이 달릴 것이라 예상한다. 분명 혼날 것은 따끔하게 혼나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잘 하고 있는 것까지 모두 싸잡아 욕먹을 이유는 없다. 최소한 기아자동차가 홍보와 마케팅 분야에서 동영상을 이용한 스토리텔링을 잘 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한 지붕 아래 현대자동차와는 또 다르게 기아자동차는 스토리텔링이 강한 동영상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이번 영상의 주인공인 K3만 하더라도 손현주 씨가 출연한 추적자 1편 말고도 연예인 레이서 연정훈 씨가 출연한 K3스토리 시리즈도 있는데 풀버전의 영상 길이는 무려 10분이 넘는다. 이는 분명 대단한 투자이자 노력이다. K3 이외의 모델들로 범위를 넓히면 재미난 볼거리들은 더 많다.
 

기아자동차를 이용한 프로포즈 영상이라던지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활용한 영상,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의 레이를 만드는 과정도 볼만하다. 얼마 전에는 스포티지R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몰래카메라 방식의 영상도 만들었는데 이것 또한 무척이나 재미있는 결과물이다. 다른 메이커들은 하고 있지 않는 새로운 시도인 셈인데 이런 노력의 결과물들이 제품의 문제 때문에 싸잡아 저평가 되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앞으로도 기아자동차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들을 더 재미있는 스토리 속에 녹여낼 수 있으리라 보며, 소비자들 역시 영상 속의 메시지들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아마도 동영상 결과물들의 수가 누적될수록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멀티미디어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동영상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마케팅팀의 고생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날 송도에서 마주쳤던 배우, 대행사, 스탭, 본사 담당자 등 모든 사람들에게 고생했다는 말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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