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J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 중국 CTCC 시아칭 회장 인터뷰



“모터스포츠도 플랫폼입니다”

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는 ‘플랫폼’을 특히 강조했다. 플랫폼(platform)은 원래 기차 승강장을 뜻한다. 그렇지만 요새는 어떤 시스템이나 장치를 구성하는 틀이나 골격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가 힘주어 말한 ‘플랫폼’이 뭘까. 크게 두 가지다. 모터스포츠 활동 그 자체를 활용하는 ‘스포츠마케팅’과 대회가 갖고 있는 컨텐츠를 활용한 ‘아시아 리그’ 로서의 플랫폼이 예다.


슈퍼레이스 김준호 대표

6월6일 토요일 오후. 김준호 대표는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서킷(SIC)에서 CTCC(차이나 투어링카 챔피언십 시아칭 회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두 나라 모터스포츠 청사진을 제시했다. CJ 슈퍼레이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터스포츠 대회며, CTCC는 중국을 대표하는 모터스포츠 대회다. 두 대표는 한-중 모터스포츠 교류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내놨고, 아시아 통합 리그에 대해선 ‘같은 듯 다른’ 비전을 품고 있었다.

쟁점은 플랫폼. 즉, 주도권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걸림돌이라면 두 대회의 메인 클래스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거다. CTCC의 메인 클래스는 배기량 2,000cc급 차들이 경주를 벌이는 2.0터보다. 반면 배기량 6,200cc의 레이스전용 자동차들이 경주를 벌이는 스톡카(슈퍼6000)클래스가 메인이다. 슈퍼레이스가 2,000cc 터보 클래스(GT)가 있긴 하지만 최상위 클래스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CTCC에 참가하는 경주차들. 소형차가 대부분이다.

슈퍼레이스가 스톡카를 ‘플랫폼’으로 내세우는 배경은 경제성이다. 오로지 레이스만을 위해 특별히 만든 자동차여서 대당 1~2억으로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고, 고배기량 스톡카들이 뿜어내는 퍼포먼스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무시할 순 없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도 스톡카 레이스는 손 꼽을 만큼 희소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CTCC 시아칭 회장은 “국가대항전 형태가 되면 대중화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면서 “동일 플랫폼에 대한 것 까지는 얘기되지 않았지만 몇 년 안에 현실화 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국가를 넘어 아시아 모터스포츠 시장을 함께 키우는 덴 공감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조금 더 논의하겠다는 얘기다.


슈퍼6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스톡카

김준호 대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짧은 역사에 반해 정부지원을 등에 업고 매 경기마다 2~3만명이 서킷을 찾고, F1도 열리는 나라”라며 “중국도 아시아에 모터스포츠를 알리려는 의지가 있어서 어떤 쪽이든 합의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TCC엔 관중이 엄청나다.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내용

Q. CTCC가 그리는 국제대회 청사진 비전을 알려달라.

(시아칭) 작년에 슈퍼레이스와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즐겁게 레이스 했다. 작년 합작경기는 슈퍼레이스가 주도해 면밀히 준비했다. 쇼케이스와 본 경기 등 준비가 철저했다. 작년에 한국에서 CTCC 경기를 했는데, 중국 레이스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래서 모든 관중들이나 레이스 사랑하는 중국 관중들이 기쁘게 생각하고 관심이 많다. 다음 달 한국에서 슈퍼레이스와 함께 시합을 연다. 앞으로 슈퍼레이스와 향후 몇 년 내에 같이 활동 더 할거고. 일본, 동남아와 함께 범 아시아 대회 만들고 싶다.


슈퍼레이스도 큰 관심을 모았다.

Q. CTCC 인기가 많다. 비결이 뭔가.

(시아칭) CTCC는 중국 모터스포츠의 표준과 같다. CTCC엔 가장 많은 카메이커가 참가한다. 경기 수도 많다. 또 미디어들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최근 2년동안 많은 젊은이들이 레이스를 좋아하게 됐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체를 통해 대회를 알리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거 같다.


CTCC 시아칭 회장

Q. 중국과 함께하며 얻은 건.

(김준호) 중국은 모터스포츠 역사가 짧지만 정부 지원, 확장성 등이 어우러져서 2~3만명이 넘게 경기를 보러 온다. 인기가 많고, 또 F1도 열린다. 중국 시장이 넓지만 동아시아에 모터스포츠를 알리려는 의지가 있다. 7월에 있을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서 더 잘 구현이 될 거라 본다. 서로 시스템을 배우면서 모터스포츠 발전되는 계기가 될 거다.


CTCC 경주장면

Q. 해외경기에 슈퍼6000클래스만 가져온 이유는.

(김준호) 작년까진 여러 클래스가 왔지만 올해는 스톡카만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 경주 목적으로만 만든 차가 스톡카다. 나스카와 같은 원리라 보면 된다. 아시아 유일 스톡카다. 그리고 중국은 고배기량 클래스가 없다. 로드맵은 스톡카로 하여금 동일한 플랫폼으로 경쟁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노하우 교류도 있지만, 스폰서들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때문에 스포츠마케팅 관점으로 접근하는 측면도 있다. 한국 모터스포츠에 대해 알리는 것과, 우리나라 드라이버들에게 해외 서킷 달리는 기회를 주는 측면도 있다. 결국 윈-윈 효과가 생길 거다.


슈퍼6000 클래스에 출전한 팀106. 류시원, 정연일 선수 등 너머로 엄청난 관중이 보인다.

Q. 한-중-일 통합 리그에 대한 생각은.

(시아칭) 한 나라만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려는 거다. 자국에서만 할 생각이 없다. 국가대항전 형태가 되면 대중화에 유리하지 않겠나. 동일 플랫폼에 대한 것 까지는 얘기되지 않았다. 몇 년 안에 현실화 될 거다.

Q. 한국 모터스포츠에 한 마디 해달라.

(시) 예전엔 한국 모터스포츠라 하면 F1만 알았다. 그러나 슈퍼레이스와 3년간 손 잡고 대회를 치르며 한국 레이싱을 많이 접하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회답게 튜닝이나 배기량, 출력으로 봤을 때 프로답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슈퍼레이스와 함께, 한국 선수들과 중국 선수들이 대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발전된 차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글,사진/ 상하이(중국)=박찬규 기자 (star@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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