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네이키드를 추구하는 MT시리즈. 그중에서 'The King of MT'를 표방하며 등장한 MT-10은 특히 과격한 모습을 보이는 MT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YZF-R1을 베이스로 만든 기종으로 R1의 크로스플레인 엔진을 디튠해 옮긴 강력한 심장과 최고 수준의 전자장비는 하이퍼 네이키드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다. 또한 과감히 벗겨 연출해낸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은 MT-10만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독자적인 자리를 잡아가던 MT-10지만 R1과 R1M의 관계와 비슷한 고급사양의 SP버전이 발매될 예정이다. MT-10이 크게 부족한 점이 있던 것은 아니다. 고회전 특성의 R1 엔진을 다루기 쉽게 디튠하고, 크루즈 컨트롤이 추가되면서 공도에서는 오히려 모체인 R1보다 알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IMU를 이용한 전자장비와 TFT 계기반이 생략돼 고급스러운 부분이 떨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SP 버전의 경우라면 다르다. 비록 레이싱 등급의 전자장비는 추가되지 않지만 TFT 패널 계기반과 올린즈 전자식 서스펜션이 장착되면서 MT-10은 물론이고 R1의 사양을 뛰어넘게 되었다.  

MT-10

MT-10 SP

MT-10의 기본 콘셉트는 'Ray of Darkness' 즉, 일본의 밤거리에서 유래한 어두운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때문에 초현실적인 외형에 어두운 검정색을 기본으로 네온사인이 떠오르는 형광녹색, 짙은 파란색을 입힌 것이 특징이었다. MT-10 SP의 색상 콘셉트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R1M에서 사용한 은색/파란색을 추가해 다이나믹한 이미지를 더해주고 있다. 

R1M의 요소를 추가하면서도 ‘어둠‘이라는 디자인적 요소를 해치지 않기 위해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색은 철저히 배제하고 까만 이미지에 금속 느낌의 은색을 더했다. 포인트가 되는 연료탱크와 휠은 밤하늘같은 파란색으로 꾸며 콘셉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R1M의 색상을 잘 녹여냈다. 

MT-10과 비교해 가장 크게 진보된 것은 서스펜션이다. 기존에도 KYB제 43mm 도립식 서스펜션도 다양한 세팅을 제공하는 상급 제품으로 성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버전은 파격적으로 올린즈사의 반능동형 전자식 서스펜션 ERS(Electronic Racing Suspension)를 사용했다. 

전자식 서스펜션이 가져오는 이점은 매우 크다. 버튼조작만으로 서스펜션의 댐핑과 리바운드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 상황에 대응해 최적의 서스펜션 상태를 유지해 준다. 다양한 센서를 통해 노면과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SCU(Suspension Control Unit)으로 보내 서스펜션이 실시간으로 제어된다. 가속 시에는 리어 서스펜션을 강하게, 감속이 시작되면 프론트 서스펜션을 강하게 작동시키는 것으로 가속과 감속의 성능 및 트랙션이 증가한다. 코너링 중에도 서스펜션의 압력을 적당히 증가시켜 주는 것으로 트랙션과 안정감을 향상시켜 준다. 또한 노면의 상태까지 고려해 작동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행능력과 승차감까지 개선시켜 준다. 

앞, 뒤 서스펜션의 댐핑과 리바운드, 총 4가지 항목을 30단계로 설정할 수 있고 라이딩 스타일에 맞게 상세한 프리셋을 미리 세팅할 수도 있다. 트랙까지는 승차감을 위한 부드러운 세팅으로 주행하고, 트랙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하드한 세팅으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반능동 시스템의 개입이 불만족스럽다면 일반적인 서스펜션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세팅의 조절 폭도 상당히 섬세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서스펜션 세팅을 찾아나갈 수 있다. 엔진 출력의 특성을 바꿀 수 있는 D-MODE와 맞물려 사용하게 된다면 클릭 한 번만으로 전혀 다른 차량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MT-10의 계기반

MT-10 SP의 계기반

기존 MT-10의 LCD 계기반이 못났던 것은 아니다. 흑백의 LCD지만 커다란 화면과 세련된 인터페이스로 시원한 인상이었다. 화려한 컬러는 없지만 사용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는 구성이었다. 그렇기에 R1과 R1M에서 사용됐던 TFT 패널의 계기반이 사용된 것은 예상치 못한 변화다. ERS가 추가되며 새로운 계기반 개발비용을 아끼기 위해 R1/M의 것을 사용했을 수도 있고 단순히 고급화를 위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TFT 패널의 이점을 살려 화려한 색채의 인터페이스로 무장한 이 계기반이 아주 고급스럽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계기반의 변경과 함께 전자장비의 조절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서스펜션 세팅, 3가지의 출력설정, 3단계의 TCS를 조합해 사전 설정을 저장할 수 있고 주행 중 언제든지 간편하게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기어쉬프트 인디케이터의 타이밍을 바꾸거나 디스플레이 모드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 자신에게 꼭 맞는 MT-10을 만들 수 있다. 기능이 다양해진 만큼 우측 핸들에는 R1/M에 사용됐던 다이얼 방식의 버튼이 생겨 조작이 더욱 편리해졌다. 

기존의 MT-10은 이미 하이퍼 네이키드의 완성단계에 들어서있는 기종이다. 도심 라이딩에 알맞게 디튠된 R1의 크로스플레인 4기통 엔진은 160마력으로 출력이 낮아졌지만 중, 저속 구간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독특한 디자인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만이 아닌 고성능을 위한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고 짧은 휠베이스로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게다가 야마하다운 품질과 전자장비를 갖추고도 1,800만 원이 넘지 않는 가격의 가성비로 하이퍼 네이키드 시장에 훌륭히 안착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SP버전 및 투어링 에디션이 나오는 것은 MT-07, MT-09의 라인업을 부풀렸던 것처럼 MT-10의 라인업도 다양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야마하의 야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MT-10 SP는 스포츠성을 강화시킴과 동시에 접근성도 놓치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세밀한 세팅을 할 수 있고, 주행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올린즈 전자식 서스펜션으로 변경되었다. 변경된 계기판도 단순히 화려한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쉽게 세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수단이 되며, MT-10 SP를 사용자 친화적인 기종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관계자에 따르면) 2,000만 원 미만의 가격 경쟁력도 큰 매력으로 ‘King of MT' 자리를 확고히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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