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뻥 뚫린 해안코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산악코스, 유유자적 한가로이 경치를 구경하며 달릴 수 있는 코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라이딩 코스를 찾고 있다면 강원도 삼척시를 추천한다. 지난 22일, 23일 양일간 진행된 ‘어라운드 삼척 2017 :  트렉 라이드 페스트(이하 어라운드 삼척 2017)’의 라이딩 코스다.

올해 유래 없이 대규모로 진행된 라이드 페스트 이벤트인 어라운드 삼척 2017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22일 ‘옌스 보이트(Jens Voigt)’와 함께하는 프리라이딩을 시작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뮤직페스티벌이 열렸고, 23일에는 본 대회가 열렸다. 대회코스는 삼척 맹방해수욕장을 출발, 문의재를 넘어 다시 동해안으로 나와 출발지로 돌아오는 전체거리 110km, 획득고도 1920m 코스와 동일하게 맹방해수욕장을 출발, 공양왕릉을 돌아 해안도로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오는 전체거리 30km, 획득고도 117m 코스의 라이딩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DAY #1 - 동해와 자전거 그리고 음악

22일 정오, 삼척시 종합운동장에는 어라운드 삼척 2017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라이더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어라운드 삼척 2017은 삼척시와 트렉바이시클코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자전거를 타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비경쟁 대회로 진행되었다. 참가한 이들은 각자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장 트랙을 돌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옌스 보이트와 함께하는 프리라이딩을 준비하는 것이다.

현장에 모인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북적이기 시작할 무렵, 옌스 보이트가 도착했다. 앞서 부산과 서울 트렉 콘셉트스토어에서 진행된 팬 미팅의 바쁜 일정을 소화한 터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를 발견한 라이더의 인사에 반갑게 화답하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어라운드 삼척 2017의 프리라이딩은 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새천년도로를 따라 삼척항까지 이동, 이후 맹방해수욕장을 돌아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30km의 코스다. 왕복 두 시간 정도 소요되는 가벼운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는데, 삼척시는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대회 기간 동안 도로를 통제하고 서포트카를 제공했다.

체육관을 빠져나오자 머지않아 눈앞에 탁 트인 바다가 펼쳐졌다. 새천년도로는 해안 바로 옆에 조성된 도로로 바닷바람과 따스한 봄 햇살을 느끼기에 제격이었다. 새천년도로는 삼척선 삼척해변역에서 시작되어 삼척항까지 이어지며, 자전거전용도로가 있어 여행자도 안전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어느덧 프리라이딩의 목적지이자 다음날 메인이벤트의 출발점인 맹방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옌스와 라이더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출발지인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돌아갈 때도 도로통제와 서포트카의 도움으로 안전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어라운드 삼척 2017이 진행되는 주 무대인 삼척종합운동장에는 트렉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의 부스 및 푸드트럭이 설치되어 라이더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 그리고 먹을거리까지 풍성하게 제공되었다. 각 부스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그 중 가장 많은 라이더의 이목이 집중된 이벤트의 이름은 옌스와 함께하는 ‘지금 잡으러 갑니다’. 지금 잡으러 갑니다 이벤트는 가상현실 라이딩 프로그램 즈위프트를 통해 진행되었다. 말 그대로 옌스가 자전거로 라이더들을 잡으러 가는 일종의 술래잡기다. 

2분의 핸디캡을 적용해 옌스는 참가자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전직 프로 사이클링 선수의 위엄을 보여주는 듯 평균 400와트를 내며 가볍게 참가자를 따라잡았다. 이날 옌스에게서 성공적으로 도망친 참가자는 단 한사람이었다.

날이 저물고 이날의 메인 이벤트인 뮤직페스티벌이 운동장 중앙특설무대에서 시작되었다. 아티스트의 공연에 이어 대회에 참가한 이들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라이더에게 옌스가 ‘불굴의 레이서 메달’을 직접 전달했다. 불굴의 레이서는 옌스 보이트의 별명이기도 하다. 메달에는 옌스의 시그니처 문구 ‘Shut up legs!’와 자전거를 들고 있는 옌스 보이트의 모습, 그의 사인이 새겨져 있다.

메달 수여자는 투병 중인 아들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함께 달리는 ‘한국의 팀 호이트’ 은총이 부자와 장애인 스포츠 비영리 민간단체 꿈꾸는 거북이의 선수들, 최고령 선수와 최연소 선수 그리고 대회 홍보대사인 김비오, 김팔용 선수 등 15명이다. 이날 뮤직페스티벌은 대회 참가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함께하는 열린 축제였다. 삼척시 김양호 시장은 축사를 통해 “삼척시민을 대표해 아름다운 삼척의 자전거 코스를 만끽하길 바라며 대회 참가를 환영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DAY #2 - 참가인원 ,1500명, 삼척의 자연을 만끽하다

다음날 아침 맹방해수욕장은 대회에 참가하는 1,500여 명의 라이더로 장관을 연출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스트레칭을 하거나 기념촬영을 하는 등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며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를 기록하는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는 여유로운 모습의 라이더도 있었다.

로드바이크뿐만 아니라 MTB, 미니벨로 라이더도 참가했다. 이날 코스는 맹방해수욕장을 출발해 해안가도로를 거쳐 문의재를 넘는 110km 코스, 삼척의 아름다운 풍경을 부담없이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30km 코스로 진행되었다. 김태훈 삼척 부시장의 시총과 함께 대회가 시작되었다.

맹방해안도로를 한 바퀴 도는 퍼레이드가 끝난 뒤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옌스와 김비오 선수를 필두로 참가자들은 삼척의 여유를 즐기며 분기점인 동막교차로에 도착했다. 110km 코스 참가자들은 갈림길의 오른쪽으로 달려 문의재길로 들어섰다.

문의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높고 가파른 경사도를 가진 코스로 높이 865m, 13~17%의 경사도를 가진 4km 구간이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기량에 따라 문의재를 올랐다. 중간 중간 도로 한편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도 있었다.

업힐에 자신이 있는 라이더라면 너무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코스지만, 그렇지 못한 라이더들에게는 힘든 구간이었을 것이다. 이번 대회의 코스를 직접 달려보고 싶은 라이더는 어라운드 삼척 2017 :  트렉 라이드 페스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스 GPX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정상에 도착하니, 언덕을 오르는 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삼척의 아름다운 산세와 동해가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이런 것이 오르막을 오르는 이유가 아닐까? 이제 오르막이 끝났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내리막을 즐길 차례다.

30km 참가자들은 동막교차로에서 직진, 기착지인 공양왕릉에 도착했다. 완만한 경사도와 짧은 거리로 구성된 30km 코스는 자전거에 막 입문한 라이더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공양왕길은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코스다. 단, 급커브 구간이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은 금물이다.

출발 후 약 한 시간 반 정도 지나자 30km코스 참가자가 속속 도착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아버지와 함께 참가한 감동화 군이다. 10살의 나이로 조금은 힘들 수 있었던 30km 코스를 무사히 완주해 주위 사람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삼척시와 트렉바이시클코리아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에서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도시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척시와 보다 많은 라이더들과 함께 자전거 문화를 교류하길 노력하는 트렉의 끊임없는 노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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