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 주행은 모든 라이더가 한 번쯤 꿈꿔보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경험하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영역이다. 서킷 이용절차에 관한 정보는 없다시피 하고 금전적인 문제나 실력까지 발목을 잡는다. 게다가 서킷을 접하게 되는 경로마저 접하기 힘들다보니 일반인에게 트랙주행은 그저 다른 세계의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로 서킷주행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감수하고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단호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위험요소가 배제되고 달리기 위한 코스로 구성된 서킷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야마하의 YRA 레이싱 익스피리언스는 아주 매력적인 라이딩 교육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야마하 고객이라면 소정의 참가비만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트랙 주행을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는 그저 모터사이클만 가지고 가서 교육을 받고 서킷을 체험해보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일본 야마하 본사에서 인증 받은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일본의 전, 현직 프로레이서를 강사로 초빙하고 있으니 놓치기에는 아쉬울 따름이다.

올해 첫 YRA 레이싱 익스피리언스는 5월 31일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인제 스피디움에서 개최됐다. 작년까지는 국내 YRA 인스트럭터들과 국제대회 출신 ‘카토 요시아키’가 함께 진행했다. 올해에는 이에 더해 전 일본 로드레이스 다수의 우승 및 수상경력과 스즈카 내구레이스 아마추어 클래스 챔피언이라는 빛나는 경력을 가진 노리히코 후지와라 씨가 합류해 교육품질을 높여주고 있다.

서킷에 들어가기에 앞서 인근 시설에서 모터사이클의 제동력을 알아보고 브레이크 조작능력 향상을 위한 브레이크 훈련이 진행됐다. 참가자는 시속 60km의 일정한 속도로 운행하다가 강한 제동력을 주면서 정지선에 맞춰서 멈추는 것이다. 쉬운 테스트로 보일 수 있지만 보는 것만큼 만만한 것이 아니다. 과격한 조작 없이 정확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운전자는 앞, 뒤 브레이크의 압력을 배분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브레이크를 조작해야만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운전자는 자신의 모터사이클이 지니고 있는 제동력을 느끼고 올바른 조작법을 깨우쳐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음 진행된 훈련은 저속으로 깊은 코너를 돌아나가는 훈련이다. 모터사이클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스로틀을 열면 일어서고, 스로틀을 닫으면 더 기우는 것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고 실제 운행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다. 또한 조향과 시선 처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원리를 인지하고 의식하면서 주행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된다. 스로틀워크만을 사용해 러버콘에 최대한 붙은 채로 회전반경을 작게 코너를 돌기 위해서는 절묘한 스로틀 조작과 시선처리가 요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운전자는 모터사이클의 기울기와 스로틀워크의 상관관계를 몸소 체험하고 조작감을 익히게 된다. 

이어서 가속과 감속 타이밍을 익히고 안정된 스로틀워크를 위한 연속 코너링 연습이 시작됐다. 이 수업은 빨리 달리는 것보다는 정확한 타이밍에 감속을 하고 스로틀워크를 통해서 좁은 회전반경을 그리며 코스를 빠져나가야 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즉, 앞서 진행된 두 수업에서 익힌 기술을 혼합해서 사용해야 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참가자는 코너 진입을 위한 브레이킹과 시선 처리부터, 진입 이후의 스로틀 조작, 그리고 코너 탈출법까지 서킷에서 필요한 기본기를 되짚어보게 되었다. 라이딩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원래 기본적인 내용일수록 가장 중요한 법이다. 또한 원리를 파악하고 전문가에게 지도받으면서 가지고 있던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참가자는 기량을 점검하고 기본기를 익히게 되었으며 이로써 서킷에 들어갈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본격적인 트랙 주행은 원활한 지도를 위해 두 개 팀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안전과 교육을 위해 한 줄로 달리며 교육생의 대열을 한 바퀴마다 교체하도록 했다. 이 교육의 핵심은 전 프로선수인 강사의 움직임을 생생히 지켜보면서 달리는 것이다. 전 프로선수의 라이딩 모습을 바로 뒤에서 지켜보면서 배울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앞에서 달리는 강사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교육생은 올바른 주행방법을 익힐 기회가 된다. 

코스의 고저차가 심해 높은 난이도를 보이는 인제 스피디움의 트랙이지만 철저한 기본기 교육 덕분인지 강사가 페이스를 높여도 모두들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붙었다. 강사의 움직임과 라인선정을 따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강사의 가, 감속 타이밍을 따라 하고 감각적인 레코드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어려웠던 코너도 어느새 자연스럽게 소화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가득해 보이던 참가자도 점점 익숙해지며 트랙 라이딩을 즐겼다. 

 

참가자들 가운데 유독 낯익은 참가자가 있었다. 바로 YRA 베이직에 이어서 이번 프로그램에도 참가한 황선경 씨. 인상적인 검은색 MT-09를 타고 참가한 그와 짧은 인터뷰를 했다.

Q. YRA에 어떻게 참가하게 되셨습니까?

A. 이번 교육에는 나의 라이딩에서 부족한 점을 점검하는 동시에 서킷 체험을 위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Q. 서킷 주행은 처음이신데, 어떠셨나요?

A. 처음 경험하는 서킷은 매우 짜릿했습니다. 위험요소가 많은 공도와 달리 서킷주행은 라이딩에만 집중하며 마음껏 달릴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교육에서 가장 힘든 코스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A. 평소에도 저속에서의 컨트롤이 힘들었는데, 이번 교육에서도 주행 중 제동 후 러버콘을 기준으로 짧게 회전하는 코스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Q. 트랙에서 전 프로선수와 함께 달리며 배운 것이 있을까요? 

A. 일본 강사님의 자세는 매우 자연스럽고 어떤 상황에서나 안정적이었습니다. 강사님이 라이딩하는 것을 보는 것과 디테일한 코칭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무작정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안정적인 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Q. YRA 교육 프로그램의 어떤 점이 만족스러우셨나요? 

A. YRA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또한 일본 챔피언을 초빙하는 등 교육의 품질도 상당히 높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신설된다면 언제든지 참가할 의향이 있습니다.

 

약 두 시간의 트랙주행을 끝으로 이번 YRA 교육도 끝이 났다.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이번 YRA 레이싱 익스피리언스의 가장 큰 가치는 참가자들이 트랙 라이딩의 거리감과 부담감을 떨쳐내고 새로운 라이딩의 세계를 접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트랙과 공도에서의 라이딩이 동일한 기본기를 공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전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까지 얻어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YRA 프로그램은 현지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레이싱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유소년을 선수로 키워내는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대형 스포츠바이크 비율이 높은 대한민국에는 본 프로그램처럼 서킷 체험이 진행되는 것이다. 즉, 서킷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YRA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날 교육에는 야마하 본사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두 명의 강사를 파견한 것과 더불어 본사 YRA 프로그램의 개발자까지 참관했다. 이 것은 국내에 현지화되면서 생겨난 YRA 레이싱 익스피리언스의 서킷주행 프로그램을 일본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고 이 프로그램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야마하를 타고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킷에서 진행되는 YRA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강사에게서 트랙주행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YRA 레이싱 익스피리언스 교육은 올해 총 3번 열릴 예정이고 다음 교육은 7월 20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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