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gello 서킷은 1976년 MotoGP를 처음 개최했고 1991년 레이아웃의 리노베이션이 있었습니다. 또한 재작년 겨울에는 안전을 위한 노면 재포장 및 Kerb 구간을 재정비했습니다.
올해로 32회 개최되고 있으며 1991년부터 27년 연속 개최되고 있습니다. MotoGP가 최초 개최되었던 Mugello전에서는 레이스 총 랩타임이 1:02'32.500초였는데요. 당시 배리쉰(Barry SHEENE)이 우승, 2위는 필 리드(Phil READ)였습니다. 둘의 갭은 겨우 0.1초였습니다. 한 시간이 넘는 레이스에서 말이죠. 발렌티노 로씨의 홈레이스로 그 열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2015년 Race Weekend 기간 동안 관중은 공식 집계로 129,452명이었습니다. 최다 관중은 2006년 기록한 약 148,000명입니다.

Mugello는 Rear보다 Front가 더 중요한 곳으로 레이아웃이 특징적으로 노면의 중앙이 가장자리보다 높게 설계(Camber Corner Entries)되어 있기 때문에 코너 탈출 시 평평한 노면보다 프론트 타이어의 사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Mugello 서킷은 총연장 5.245km로 좌코너 6, 우코너 9개로 직선 구간은 1.141km로 미국 Austin 1.2km에 이어 두 번째로 깁니다. 긴 스트레이트 구간과 T8 업힐, T6, T10, T12 다운힐 코너와 대부분이 중고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트레이트 구간과 중고속 코너로 인해 서킷의 평균 속도가 173.7km로 Phillip Island 177.6km, Silverstone 174.1km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속도를 보이는 곳입니다. 또한 서킷 최고속도는 개최 되는 18개 서킷 중 가장 빠른데요. 2016년 이아노네가 354.9km를 기록했는데 2015년 Brembo 데이터에 따르면 360km까지도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Overtaking Hotspot은 긴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슬립 스트림을 이용해 진입하는 T1, 다운힐이 시작되는 T6, T7, T12 마지막 코너인 T15입니다. T1의 경우 350km에서 2단 90km까지 감속해야 하며 가장 많은 추월이 발생하는 곳입니다. Moto3 같은 경우에는 T1 코너가 아니더라도 직선에서 슬립스트림으로 인해 매우 많은 추월이 발생합니다. 2016년 Crash는 T1이 5회로 가장 많았고 T2 4회 등 각 코너에서 고르게 발생했지만 지난해 44회에 비해 10회가 줄었습니다. Mugello는 다른 서킷에 비하면 전도가 적은 편이며 2011년에는 25회, 2012년에는 50회의 전도가 있었습니다.
결승 레이스는 MotoGP 클래스 총 23랩 120.6km, Moto2 클래스 총 21랩 110.1km, Moto3 클래스 총 20랩 104.9km를 주행하게 됩니다.

MotoGP Qualifying
이번 Mugello전에는 지난해 최종전인 Valencia전에 투입되었던 2016년형 Michelin "70" 타이어가 새로 공급되었습니다. 이 타이어의 특징은 2017년 "06" 타이어보다 Hard한 것인데요. Jerez에서 여러 라이더가 비교 테스트를 실시 했고 투표로 20명이 "70" 타이어를 선택하면서 남은 13 그랑프리에서는 "70" 타이어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Mugello전은 FP 세션이 다른 여느 그랑프리보다 치열했고 라이더의 고른 선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FP1에서는 Ducati Team의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가 1위, 와일드카드로 참전한 Ducati 테스트 라이더인 미켈레 피로(Michele PIRRO)가 2위를 차지, 로씨는 15위로 잠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FP2 세션에서는 LCR Honda의 칼 크러치로우(Cal CRUTCHLOW)가 1위, 도비지오소가 2위로 좋은 페이스를 이어 갔는데요. 특징적인 것은 이렇게 긴 서킷에서 1위부터 16위까지 불과 랩타임이 0.764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첫 날은 새로 공급되는 타이어 영향으로 인해 타임 어택보다는 자신에게 맞을 타이어 테스트를 한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경쟁은 이튿날인 FP3 세션에서 나타났습니다. 특히 FP3 세션에서는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가 1'46.543으로 2위 마르케즈보다 0.322초나 앞선 랩타임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5년 이아노네가 폴포지션을 차지하면서 기록한 Best Lap 타임인 1'46.489와 불과 0.049초 밖에 차이나지 않는 랩타임이었습니다. 또한 Ducati Team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가 0.368초 차이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Moto2 월드 챔피언 EG 0,0 Marc VDS의 티토 라밧(Tito RABAT)은 마르케즈의 뒤를 쫓아 주행 슬립 스트림의 효과를 보면서 MotoGP 데뷔 처음으로 세션 6위로 Q2 세션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Moto2 클래스로 다운 스텝 루머가 있는데요. 현재 Moto2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프랑코 모비델리가 라밧의 자리로 올 확율이 99.999%입니다. 그리고 Ducati의 경우 역시 직진성능은 타 바이크를 압도할 정도였고 평균적으로 시속 10km 정도나 빨랐습니다.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주로 하는 FP4 세션에서는 Monster Yamaha Tech 3의 요한 자르코(Johann ZARCO)가 1위, 로씨 2위, 마르케즈 3위를 했고 세션 후반 발렌티노 로씨가 전도하기도 했습니다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습니다. 이번 FP 세션에서는 Honda보다는 Ducati의 강세가 보였습니다. 미켈레 피로, 바티스타, 도비지오소, 페트루치 등이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TOP10 안에 포진되기도 했습니다.
FP 세션 종합 10위까지는 Q2로 직행하지만 그 아래 순위 라이더는 Q1을 거쳐야 합니다. 이번 Q1에서는 요한 자르코가 1위, 페트루치가 2위로 Q2에 진출하게 되었고 크러치로우는 3위로 Q2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Q1이나 Q2에서는 보통 Pit In을 한 번 하는데요. 이번에 로렌조는 Pit In을 두 번 그러니까 세 번의 플라잉 랩을 할 수 있는 작전을 사용했습니다. 

로렌조는 미켈레 피로와 같은 Front Medium, Rear Soft 컴파운드로 선두에 0.577초 차이로 7위를 했는데요. 지난 Austin전 예선 6위에 이어 시즌 가장 좋은 예선 순위를 차지 했고 본인에 따르면 타임 어택보다는 레이스 페이스가 더 빠르다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2년 연속 Mugello전에서 우승 및 총 5승을 기록하고 있는 로렌조의 일반 페이스라면 당연히 우승권이 목표이지만 일단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랩타임 격차가 적기 때문에 스타트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겠지만 스타트만 좋다면 GP17의 직진 가속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슬립스트림을 이용한 추월도 로렌조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같은 팀의 와일드카드 미켈레 피로는 로렌조보다 빠른 랩타임을 기록 예선 4위로 팬을 놀래켰습니다.
사실 피로는 CRT 당시 MotoGP 라이더로 레이스에 참전했지만 CRT의 한계를 파악하고 후미권에서 주행할 바에는 참전하지 않는 것이 나을것이라고 판단하고 Ducati 테스트 라이더로 계약을 맺고 1년에 2~3회 참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는 호르헤 로렌조의 코치 역할도 함께 하고 있죠.

Q1을 2위로 Q2에 진출한 OCTO Pramac Racing의 다닐로 페트루치(Danilo PETRUCCI)는 마지막 타임 어택에서 1'46.714로 2위에 랭크되었지만 안타깝게 T5에서 Track Limit을 벗어나면서 해당 랩타임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션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으로 적용되어 9위를 했습니다. 

Repsol Honda의 페드로사와 마르케즈는 5위와 6위를 했습니다. 마르케즈의 경우 새로 투입된 타이어를 원하던 라이더 가운데 한 명이지만 이번 FP 세션에서는 다른 라이더보다 월등히 빠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세션 중 실수도 있었고 마지막 타임 어택에서는 요한 자르코의 뒤를 따라 슬립 스트림을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으면서 그것 조차도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특히 Front Hard 컴파운드로 예선을 주행한 마르케즈는 프론트 그립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특유의 하드 브레이킹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인데요. 결승에서는 타이어 선택이 레이스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Movistar Yamaha MotoGP의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가  1'46.575초로 시즌 세번째이자 두 경기 연속 폴포지션을 차지 했습니다. FP3 세션 T9 Arrbbiata2에서 고속 전도한 비냘레스는 약간의 찰과상을 입기도 했는데요. 역시 폭발력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타임 어택에서 1위에 0.5초 이상이나 앞당길 정도로 압도적인 랩타임을 기록했습니다.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했던 FP4 세션에서는 8위를 했지만 평균 랩타임이 좋았고 바이크 세팅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 4승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FP3 세션 1위, FP4 세션 2위로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던 발렌티노 로씨가 올 시즌 가장 좋은 예선 2위를 차지 했습니다. FP 세션에서 Soft 컴파운드를 주로 테스트한 로씨는 예선에서 Front Hard, Rear Soft를 선택 1'46.814초로 비냘레스에 0.239초 격차를 보였는데요. FP3 자신이 기록한 1'46.543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습니다. FP4 세션에서의 전도가 아니었다면 해당 바이크로 FP3 세션보다 빠른 랩타임을 기록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올 시즌 첫 First Row에 진입한 만큼 9년  만의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비지오소는 FP 세션에서 보여줬듯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줬습니다. 로씨에 불과 0.021초 차이로 3위를 한 도비지오소는 GP17 성능과 세팅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시즌 두 번째 포디엄을 목표로 한다고 했습니다. 다운힐, 업힐, 롱 스트레이트에 따른 강한 브레이킹 등으로 체력소모가 다른 곳에 비해 많은 서킷이고 서킷 노면의 중앙이 가장자리보다 높게 설계(Camber Corner Entries)되어 있기 때문에 코너 탈출 시 평평한 노면보다 프론트 타이어의 사용이 많은 곳으로 타이어 관리도 대단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MotoGP Race
Moto3 클래스가 시작되기 전 故 니키 헤이든(Nicky HAYDEN)의 추모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라이더를 포함 모든 관계자가 서킷 중앙으로 나왔고 헤이든이 06년 월드 챔피언에 등극할 때 탔던 RC211V를 세워뒀습니다. 니키 헤이든의 제킨 넘버인 69에 의미를 두고 69초 간 묵념을 했습니다. 이번 Mugello전에서는 전체 라이더가 추모 표식을 했는데요. 로씨, 이아노네,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헬멧, Ducati는 제킨 넘버를 GP17에 붙였고 Marc VDS팀은 라이더의 넘버를 검정색으로 바꿨으며 Moto3 대런 빈더의 경우에는 아예 헤이든의 Arai 레플리카 헬멧을 착용하고 레이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토요일은 故 루이스 살롬이 스페인 Catalunya에서 사망한 1주기였기 때문에 많이 슬픈 토요일이기도 했습니다.

2016년형 "70" 타이어 이슈가 주말 내내 나오면서 라이더들이 결승에서 어느 타이어를 선택할지가 상당히 중요하고 관심이 집중되었는데요. 노면 온도 42도로 시작한 결승에서는 지난 레이스들과 다른 라이더들의 타이어 선택이 있었습니다. 제가 포스팅 했지만 이번에 투입된 타이어는 기존 그러니까 2017년형 타이어보다 Harder한 컴파운드입니다. 
그런데 마르케즈와 크러치로우가 Front Medium, Rear Medium을 선택했고 반대로 비냘레스와 로씨는 Front Hard, Rear Hard를 선택한 것입니다. 원래는 마르케즈와 크러치로우의 타이어 선택이 거의 동일했고 항상 다른 라이더들보다 한단계 Harder한 컴파운드를 선택하는 경향이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정반대였던 것입니다. 요한 자르코는 유일하게 Front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Bridgestone의 경우 세가지 컴파운드 중 두가지만 필 선택하여 공급했는데 이는 비용문제가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어로 인한 변수가 그만큼 적었었는데요. 미쉐린은 프론트, 리어 각 세가지씩 컴파운드를 공급하다보니 라이더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데다 타이어로 인한 변수가 브릿지스톤 때에 비하면 많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이스의 흥미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oto3와 Moto2 클래스에서 이탈리아 로컬 라이더의 우승으로 홈은 마지막 MotoGP 클래스에서도 로컬 라이더 특히 발렌티노 로씨의 우승을 바라고 있었고 엄청난 응원이 펼쳐졌습니다.
로씨를 응원하는 도구는 노란색 티셔츠도 있지만 관중석에서 내뿜는 노랑 연기는 그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고 있었습니다. 레이스 스타트. 예선 2위의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는 홈 팬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선두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내 비냘레스, 도비지오소 등에 추월을 허용 결국 4위로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사실 Race Weekend가 시작되는 목요일에는 부상 여파로 컨디션 조절을 위해 기자회견에도 나가지 않았고 금요일 FP 세션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리기도 했던 로씨. 호흡도 어려울 정도의 나쁜 컨디션으로 통증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FP3 세션을 1위, 예선에서는 2위를 할 만큼 최대한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그 만큼 타이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Mugello 서킷은 100% 컨디션이 아니라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고속 코너가 많고 T1의 경우 브레이킹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로씨는 페트루치에게 추월을 허용하면서 무리하게 쫓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8랩을 남겨 놓고서는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다고 했습니다. 현재 로씨 입장에서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야 할 입장이죠. 지난 프랑스 그랑프리처럼 전도하게 되면 10회 월드 챔피언은 점점 어려워지게 됩니다.

디펜딩 월드 챔피언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는 FP 세션 등에서 압도적이다라는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2016년형 "70" 타이어는 로씨를 비롯 가장 강하게 요구한 것 역시 마르케즈였는데요.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기존 레이스와는 다르게 Medium 컴파운드를 선택한 마르케즈는 결승에서도 접전을 펼치거나 하지는 못했는데요. 

이번에 공급된 Medium과 Hard 컴파운드는 좌우 비대칭으로 오른쪽이 더 하드한 컴파운드 사양이었습니다. 하지만 Hard 컴파운드의 경우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11랩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오히려 Medium 컴파운드의 우측 그립이 더 좋았었다고 합니다. 레이스 초반에는 선두권을 견재하고 압박하는 듯 했지만 이내 뒤로 조금씩 처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르케즈는 자신이 선택한 프론트 미디엄의 그립도 레이스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마치 Jerez에서 Yamaha 라이더들이 고전한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줬는데요. 페드로사나 크러치로우도 기존 자신들의 페이스보다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마르케즈는 타이어의 영향이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Honda의 크러치로우와 페드로사는 1랩을 남겨두고 페드로사가 인코너로 추월을 시도하다 전도 두 라이더가 모두 리타이어 하고 말았습니다. 둘의 순위는 11위와 12위였습니다.

Ducati Team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는 Ducati GP17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면서 초반 선두로 주행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Mugello와 산마리노 Misano는 이탈리아 로컬 라이더를 응원하는 것이 아닌 발렌티노 로씨를 응원하는 서킷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광적인 팬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로렌조는 이미 로씨의 팬으로부터 제대로 찍힌(?) 상태였죠. 하지만 이번에는 이탈리아 매뉴팩쳐러의 Ducati를 타는 로렌조를 심하게 야유하는 일은 보기 힘들 정도였고 긍정적으로 충분히 어필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자국 브랜드 바이크로 좋은 성적을 내주는 데 무작정 욕할 팬은 없을테니까요. 예전 로씨가 Ducati로 이적할 당시 이탈리아의 애국심은 대단했었죠. 이번 레이스에서 로렌조는 초반의 기세는 간 데 없이 순위가 떨어졌고 선두에 14.393초 차이로 8위에 머물렀는데요.

사실 로렌조는 발렌티노 로씨와 4스트록이 도입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5승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2015, 2016년 연속 우승을 하고 있을 만큼 굉장히 강한 곳입니다. 그런데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 로렌조보다 순위가 좋은 라이더는 1'48초대와 1'47초대를 기록하면서 주행했지만 로렌조는 2랩을 제외하고는 전부 48초대를 주행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로렌조의 페이스가 늦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이렇게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주행하는 것은 로렌조의 강점인 것입니다. 만약 로렌조가 47초대를 유지할 수 있는 페이스였다면 독주로 우승을 차지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제가 가장 컴퓨터와 같이 정확한 라이딩을 하는 라이더는 역사상으로도 로렌조를 능가할 라이더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Moto2, Moto3 클래스에서 이탈리아 로컬 라이더가 우승 나머지 MotoGP 클래스만 이탈리아 라이더가 우승하면 2008년 발렌티노 로씨, 시모네 코시, 마르코 시몬첼리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Ducati Team의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가 그 역사를 다시 쓴 것입니다. 사실 도비지오소는 토요일 식중독으로 구토를 하고 컨디션이 완전히 난조인 상황이었고 일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Warm Up Lap조차도 불참할 정도로 좋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올 시즌 첫 승이자 MotoGP 클래스 3승 개인 통산 12승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MotoGP 클래스의 3승 가운데 지난해 말레이시아 Sepang, 클래스 첫 승을 거두었던 2009년 영국 Donington Park의 경우 Wet 컨디션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Dry 컨디션에서는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이죠. 도비지오소의 이번 우승으로 Ducati로서는 2009년 케이시 스토너 이후 8년 만에 우승한 것이구요. Mugello전에서의 우승은 팬이 생각하는 것보다 로컬 라이더 입장에서는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Race Weekend 기간 중 식중독이 아니었다면 대단히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10랩을 남겨놓고 비냘레스를 추월하지 않으면 체력적으로 힘들것이라고 판단한 도비지오소는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결국 우승을 한 것인데요. 얼마나 치열하게 주행했으면 뒤에 비냘레스가 쫓아오는지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여유를 가지고 주행한 것이 아니라 죽기살기로 주행한 것입니다.

도비지오소 본인도 그 때 추월을 못했다면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을 거라고 하니 최악의 컨디션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도비지오소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참고로 도비지오소의 레이스 랩타임은 41'32.126이었는데 지난해 로렌조가 우승당시 41.36.535, 2015년 41.39.173 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였던 것입니다. 발렌티노 로씨가 35초대이니 지난해에 대비하면 우승권을 레이스 페이스였던 것입니다.

시즌 세 번째 폴포지션을 차지한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 Movistar Yamaha MotoGP의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는 금요일 Arrabbiata1에서 고속으로 전도 찰과상을 입은 데다 통증까지 있는 상태에서 레이스에 임했는데요. 우승을 위해 무리하게 도비지오소를 쫓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일단 M1이 고속에서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론트 그립이 불안했기 때문에 챔피언십 포인트를 쌓는 것으로 만족한 것입니다. 이제 챔피언십 1/3이 지나는 시점에서 역시 비냘레스는 매우 영리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선 2위 기록을 세우고도 트랙 리밋을 벗어나 9위로 출발한 OCTO Pramac Racing의 다닐로 페트루치(Danilo PETRUCCI)는 캐리어 두 번째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첫 포디엄은 2015년 영국 Silverstone전 Wet 컨디션에서의 2위였는데요. 만약 예선 2위 기록이 인정되었다면 충분히 우승도 가능한 페이스였습니다. 페트루치는 도비지오소를 추월하려 했을 때는 타이어 그립도 불안정하고 속으로는 포디엄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서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올 시즌 페트루치는 팩토리 팀과 같은 GP17을 타는데요. 이는 지난해 레딩과의 경쟁에서 챔피언십 포인트를 1점 차이로 이기면서 받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바이크 개발을 위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페트루치는 이것이 큰 부담이었다고 합니다. 2년 만에 포디엄에 오른 페트루치. 페트루치는 SuperStock 1000 챔피언으로 크게 부각되지도 않았던 무명에 가까운 라이더였습니다. 그런데 MotoGP에 CRT 룰이 생겼고 CRT 팀은 비용문제와 바이크의 경쟁력으로 인해 상위권 라이더를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 Came IodaRacing Project팀은 Suter 섀시에 BMW S1000RR 엔진으로 레이스에 참전하기로 하고 아주 적은 계약금으로 페트루치를 영입하게 됩니다. 

제가 2012년 페트루치를 일본 Motegi에서 처음 봤는데요. 보통 라이더의 슈트는 해당 브랜드의 직원이 캐어해줍니다만 페트루치는 Dainese 슈트를 본인이 건조시키고 닦을 정도로 MotoGP 내에서도 존재감 자체가 없어, 당시 저의 생각은 "너무 불쌍하다" 였습니다. 그래도 MotoGP 라이더인데 이렇게 빈부 격차가 클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그것도 Ducati 최신 사양의 GP17로 말입니다. 도비지오소의 우승도 감동이지만 저는 페트루치의 데뷔 해부터 봐온 입장에서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2012년의 페트루치가 샴페인을 터뜨릴 거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여러모로 이번 Mugello전은 대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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