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카탈루냐 서킷은 1991년 건설되어 1992년 MotoGP를 처음 개최하였고 올해로 26년 연속 개최되고 있습니다. Assen, Mugello, Jerez와 더불어 가장 오래 개최되고 있는 서킷이기도 합니다.

카탈루냐 서킷은 F1을 개최하는 서킷인데요. MotoGP와 F1을 동시 개최하는 서킷은 Sepang, Silverstone, Austin 단 네 곳뿐입니다. 지난해 故 루이스 살롬이 T12에서 사고로 사망했고 그로 인해 T10 코너를 크게 주행하지 않고 인코스로 주행하며 T14의 Chicane RACC도 F1이 사용하는 것을 사용하며 안전지대를 조금 변경하였습니다.

Jerez에 이어 두 번째 스페인에서의 개최이며 작년 카탈루냐를 찾은 관중은 2015년 Race Weekend 3일간 176,027명으로 전체 서킷 중 6위권에 해당하는 관중이 찾았습니다. Catalunya 서킷은 총연장 4.727km로 좌코너 5, 우코너 8개로 직선 구간은 1.047km로 개최 서킷 중 다섯 번째로 긴 스트레이트 구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긴 스트레이트 구간과 T1은 약간의 다운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T1에서 바로 연속되는 좌우 코너와 T3, T6, T12, T13의 중고속 코너와 T5, T10, T11 저속 코너가 적절히 섞여 있습니다. T1은 지난 Mugello전과 비슷하게 강한 브레이킹이 필요한 곳으로 추월 경쟁이 치열한 것입니다. 평균 속도는 165.3km로 개최 서킷 중 아홉 번째 정도의 속도를 보입니다. 서킷 최고 속도는 2016년 안드레아 이아노네가 기록한 347.2km로 Losail, Mugello, Phillip Island에 이어 네  번째로 빠른 기록입니다.

Overtaking Hotspot은 긴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슬립 스트림을 이용해 진입하는 T1, T4, T5, T7 미들 스트레이트 구간 이후 나오는 T10에서 많이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추월 구간은 저속 코너이거나 브레이킹이 강한 곳입니다. 

2016년 Crash는 T10이 15회로 가장 많았으며 T3 11회, T4 9회였으며 총 51회 전도가 있었습니다. 2012년 35회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50회 정도의 전도가 있었습니다. 결승 레이스는 MotoGP 클래스 총 25랩 118.2km, Moto2 클래스 총 23랩 108.7km, Moto3 클래스 총 22랩 104km를 주행하게 됩니다.

 

MotoGP Qualifying

2016년형 ‘70’ 타이어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발렌티노 로씨가 중심이 되어 마크 마르케즈, 안드레아 이아노네, 대니 페드로사 등이 강력하게 공급을 요구했고 23명의 라이더 가운데 20명이 찬성하면서 지난 Mugello전부터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강하게 주장했던 발렌티노 로씨가 상당히 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르케즈는 물론 매버릭 비냘레스까지 명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선 타이어는 둘째 치고 Catalunya 서킷의 노후된 노면이 타이어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카탈루냐는 14년 정도를 노면 리노베이션 없기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스팔트가 거칠지 않습니다. 특히 카탈루냐는 많은 레이스 이벤트를 하는 서킷으로 사용 빈도도 상당히 높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10년이 넘게 재포장을 하지 않고 있고
특히 노면 온도가 급 상승하는 서킷이기 때문에 그립이 떨어지는 노면에 높은 노면 온도까지 사실 최악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호주의 Phillip Island는 노면을 재포장했는데 오히려 아스팔트의 입자가 너무 거칠어서 당시 타이어가 11랩을 초과하여 주행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마르케즈는 실격을 당해 리타이어를 한 적도 있습니다. 호주와 비교하면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인 것인데요.

노면이 거칠면 타이어를 좀 더 하드한 타이어를 공급하면 되지만 노면의 그립이 많이 부족할 경우에는 반대로 소프트한 타이어를 공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루버(Rubber) 컴파운드가 레이스를 전부 소화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Michelin이 이번 카탈루냐에 투입된 타이어는 Mugello와 거의 동일한 스펙입니다.

FP1, 2는 레이아웃의 변경으로 인해 랩타임이 예선과 무관하게 되었고 FP3에서는 Yamaha 라이더들이 전부 Q2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었습니다. 지난 Jerez전에서도 마찬가지로 Yamaha 라이더들의 Front 그립 문제로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이번 카탈루냐도 그때와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FP3 세션에서 15위로 Q2에 진출하지 못한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는 Q1에서 폴거와 비냘레스에 랩타임이 뒤지면서 결국 13위로 그리드가 결정되었습니다. 올 시즌 개막전 Losail에서 예선 10위 이후 가장 저조한 예선 성적으로 지난해 호주 Phillip Island에서도 Q2에 진출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부분은 레이스 시뮬레이션 및 최종 세팅을 하는 FP4 세션에서 발렌티노 로씨는 1'46.089초로 세션 5위를 했고 페드로사는 1'45.486초로 1위를 했습니다. 

로씨와는 0.603초 차이로 격차가 좀 있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레이스 시뮬레이션은 레이스 페이스를 가정하고 주행하는 것으로 랩타임이 예선 랩타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페드로사의 경우는 지난 Jerez전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FP4에서 45초대를 4랩 주행한 페드로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라이더가 46초대, 47초대를 주행했는데요. 특히 발렌티노 로씨는 8랩을 46초 초중반대, 3랩을 47초대로 주행하면서 페드로사를 제외하면 가장 꾸준한 랩타임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 부분은 레이스에서 크게 작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로씨 본인도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46초대를 꾸준히 주행할 수 있는 것과 타이어의 내구성이 얼마나 버텨줄 지가 로씨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입니다. 지난 Jerez와는 정반대로 이번에는 Rear 그립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만약 타이어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10랩 이전에 루버가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 포디엄은 고사하고 Jerez전 처럼 무기력하게 추월을 허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충분히 포디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르케즈에 따르면 Hard 컴파운드의 우측면이(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로 우측이 더 Harder 합니다.) 오히려 Medium보다 루버가 더 빨리 닳아서 그립을 완전히 잃는다고 합니다. 결승에서 어느 컴파운드를 선택할까요? 정말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Movistar Yamaha MotoGP의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는 Q2에 진출 예선 9위를 했고 FP1, 2 세션에서는 종합 16위로 로씨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고전하고 있습니다. 비냘레스 역시 바이크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Rear 타이어의 그립(스핀 발생)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나마 Front Medium 컴파운드의 그립은 좋은 편이어서 조금 더 강한 브레이킹으로 코너 탈출에서 로스된 랩타임을 조금 만회하고 있습니다. FP4 세션과 예선 4위를 한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는 토요일 FP3, 4 세션과 QP 세션에서 모두 네 번 전도 했습니다. 하드 브레이킹을 하는 마르케즈에게는 그립이 부족할수록 노면의 이해가 적을수록 이런 실수가 잦습니다만 본인에 의하면 여러 시도를 하면서 전도가 많기는 했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했고 특히 레이스 전체를 제대로 주행하려면 확실한 Hard 컴파운드 타이어가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아마도 Hard 타이어의 내구성을 걱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Repsol Honda Team의 대니 페드로사(Dani PEDROSA)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압도적인 페이스로 시즌 두 번째 폴포지션을 차지 했습니다. 개인 통산 48회, MotoGP 클래스 30회를 기록했는데요. 페드로사의 신체조건이 이번 카탈루냐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하드 브레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노면의 그립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하드 브레이커들 보다 프론트 그립을 잃고 전도할 확률도 줄어드는 데다 결승에서 페드로사의 타이어 관리 능력이 발휘된다면 시즌 두 번째 우승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페드로사는 신체조건 상 중량이 적게 나가기 때문에 타이어의 마모도가 다른 라이더들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카탈루냐의 노면 상태와 타이어의 마모도가 빠른 타이어의 조건에 페드로사의 현재 페이스라면 충분히 독주도 가능합니다. 

로렌조처럼 초반부터 치고 나간다면 다른 라이더들이 쫓기 쉽지 않겠지만 타이어 관리 면에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고 만약 라이더들과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뭉쳐서 주행한다면 위험성이 있지만 타이어 관리 면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는데요. 과연 결승에서 페드로사가 어떤 작전을 펼칠까요? Jerez 제2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Ducati Team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가 올 시즌 가장 좋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로렌조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First Row에서 출발할 정도로 굉장히 강하고 MotoGP 클래스 4승, 2위 2회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Ducati 이적 후 FP 세션에서는 10위권 밖에 있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 동안 고전했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FP3 세션 6위, FP4 세션 7위, 예선 2위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로렌조는 FP4 세션에서 페드로사, 로씨처럼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세션이 타임어택으로 가장 빠른 랩타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로렌조는 이번 카탈루냐에서 두 번째 포디엄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물론 로렌조도 타이어로 인해 고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카탈루냐에서는 특별히 타이어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고 타이어 불만이 없는 경우 대단히 빠른 주행을 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OCTO Pramac Racing의 페트루치(Danilo PETRUCCI)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MotoGP 89경기만에 First Row에 서게 된 페트루치 역시 이번 FP4 페이스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지난 Mugello에서 깜짝 3위를 한 페트루치는 예산 3위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포디엄이 쉽지 않겠지만 또 한 번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MotoGP Race

이번 결승은 대부분의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역시 서킷의 노면 그립과 타이어가 레이스의 향방을 좌지우지했는데요. Michelin Front의 경우 도비지오소, 페트루치, 페드로사, 마르케즈, 로렌조가 Hard 컴파운드를, 로씨, 비냘레스, 요한 자르코 등은 Medium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Rear의 경우 로렌조, 레딩, 폴 에스파가로, 크러치로우, 페트루치를 제외하고 전부 Medium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이미 몇 차례 말씀드렸지만 새로 공급된 ‘70’ 타이어의 Hard 컴파운드는 우측면의 마모가 Medium 컴파운드보다 빨라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하드 컴파운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카탈루냐 서킷의 특성상 우측 코너가 많고 T3같이 액셀레이션을 해야 하는 코너의 경우 마모가 매우 심하므로 우측이 좌측보다 더 하드한 좌우비대칭 타이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사실 FP4 세션과 일요일 오전 Warm Up 세션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이 대니 페드로사는 압도적인 페이스로 많은 언론과 팬들, 같은 라이더마저도 우승 0순위로 꼽았었습니다. 저 역시 의심의 여지없이 페드로사의 두 번째 우승을 예상했구요. 하지만 결과는 대 반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결승의 경우 라이더들의 랩타임을 보면 레이스 초반과 레이스 후반의 랩타임이 무려 2초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이는 타이어의 마모로 인해 그립이 그만큼 없었기 때문에 페이스를 늦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사실 노면은 노후되었기 때문에 거칠지 않고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립이 낮은 곳인 데도 루버의 마모는 반대로 심했습니다. 

기온 33도, 노면 온도 54도로 노면 온도가 거의 Sepang 오후 정도의 온도로 레이스에는 사실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세팡에서 겨울에 공식 테스트를 두 번 하는데요. 오전 10시쯤 랩타임이 가장 잘 나옵니다. 이유는 단하나 노면온도가 높다보니 그립을 제대로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결승에서도 이런 현상을 제대로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누가 타이어 관리를 잘했는가가 키포인트였습니다.

Ducati 이적 후 처음으로 First Row에서 출발한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는 스타트도 좋았고 가장 자신 있는 서킷 가운데 하나인 카탈루냐에서 포디엄을 노렸습니다. Front, Rear에 Hard 컴파운드를 선택한 로렌조는 이번 타이어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한데요.
로렌조는 마르케즈나 크러치로우처럼 Hard 컴파운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라이딩 스타일이라면 미디엄, 아니면 소프트를 선택해야 하지만 이날은 노면온도가 매우 높았고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오히려 Hard 컴파운드가 미디엄보다 하드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한 선택이었습니다. Ducati는 윙렛을 제거하고 다운포스가 줄어들어서 초반 고전했지만 이 부분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로렌조는 5랩을 선두로 주행하다 갑자기 8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선두로 주행하던 5랩의 페이스는 46초대였으며 순위가 떨어졌을 때는 47초대를 꾸준히 주행했지만 다른 라이더들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로렌조는 4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로렌조는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선두에서 주행하고 타이어의 성능을 읽은 것입니다. 여기에서 무리하게 되면 레이스 후반 급격히 떨어질 페이스에 대비해서 47초대로 꾸준히 주행한 것이죠. 아무튼 이런 능력은 로렌조를 따라갈 자가 있을까 싶습니다.

로렌조도 인터뷰에서 악셀을 조금 줄이면서 타이어 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1위에 9초 정도니까 전체 레이스로 보면 1랩당 0.4초 정도밖에 차이가 없었던 것입니다. 몇 번 포스팅했는데 로렌조의 라이딩 스타일과 함께 Ducati는 Honda나 Yamaha보다 Soft한 컴파운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로렌조에 의하면 Ducati가 Yamaha보다 프론트 타이어의 소모가 적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가 로렌조에게는 심적 안정을 주는 것인데요.

특히 Jerez에서 깜짝 포디엄에 올랐을때 Yamaha는 프론트 그립으로 인해 비냘레스와 로씨가 저조한 성적을 보여줬죠. 로렌조는 확실히 진일보하고 있고 적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로렌조 정도의 경력의 베테랑 라이더가 라이딩 포지션을 바꾸고 시트고를 낮추고 기타 등등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FP4 세션에서 5위를 한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는 지난 Jerez전과 흡사한 모습으로 8위에 그쳤습니다.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 역시 10위로 올 시즌 들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여줬는데요. 비냘레스는 1랩에서 16위까지 뒤처질 정도로 최악의 페이스를 보여주었습니다. FP4 세션에서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가장 꾸준하고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기 때문에 타이어 성능만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포디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씨는 팀메이트인 비냘레스와 동일한 Medium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지난 Jerez전은 프론트 그립이 문제가 되더니 이번에는 리어 그립이 문제였는데요. 다른 세션에서 로씨가 사용한 타이어를 보면 거의 망가질 정도로 루버가 벗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라이더의 부진은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비냘레스 말대로 바이크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던 타이어가 이렇게 문제가 될 줄 알았을까요.

모두의 예상을 깨버리고 예선 7위 Ducati Team의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가 백투백 우승을 차지 했습니다. Ducati는 2010년 케이시 스토너의 2연승 이후 처음으로 백투백 우승을 한 것인데요. 도비지오소 본인의 캐리어에서도 처음으로 연승을 한 것입니다. 2008년 로렌조와 함께 데뷔 2009년 영국 Donington Park에서 첫승을 기록하고 지난해 말레이시아 Sepang에서 두 번 째 우승, 그리고 올 시즌 Mugello에 이어 Catalunya전 우승까지. 2002년 125cc에 풀참전 데뷔한 이후 백투백 우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도비지오소는 사실 FP 세션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는 페이스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Brand New 타이어로 레이스에 임한 도비지오소는 16랩부터 선두로 나섰는데요. 당시 선두였던 페드로사의 뒤를 쫓을때 특별히 페드로사가 빠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도 그 페이스에 맞추면서 타이어 관리를 하게 되었고 우승까지 차지하게 된 것이죠.

페드로사 덕분에 하드 브레이커인 도비지오소가 프론트 타이어 관리는 잘 되었지만 리어 타이어는 이미 10랩 정도 남겨두고 그립을 거의 살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타이어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가운데 그 정도의 페이스를 보여준 것은 도비지오소 자신의 능력이고 실력이었던 것이죠.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었지만 이번 레이스 만큼은 도비지오소의 완벽한 승리라고 보여집니다. 후일담이지만 도비지오소는 발렌티노 로씨가 포디엄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로씨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었는데요. 역시 하드 브레이커에 초반 후미로 밀리면서 로씨는 타이어 소모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여러모로 로씨의 우승이 이렇게 힘들 수 있는지 이제 알았습니다.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는 도비지오소에 3.544초 차이로 2위를 차지 했습니다. 마르케즈는 토요일에만 전도 4회, 금요일 1회로 무려 다섯 번이나 전도를 했습니다. 전부 프론트 그립이 무너지면서 로우 사이드로 전도 한 것인데요. 토요일 예선 이후 마르케즈는 전도한 것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역시 대단한 멘탈입니다. Front Hard, Rear Medium을 선택한 마르케즈는 팀 메이트인 페드로사를 타깃으로 페이스를 맞추었지만 도비지오소가 선두로 나서고 크게 욕심 부리지 않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 2위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마르케즈도 사실 올 시즌이 제법 어려운 시즌이죠. 지난 Austin전 우승 이후 아직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죠. 재미있는 것은 2016년형 타이어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라이더들은 그 타이어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죠. 

레이스 스타트와 동시에 OCTO Pramac Racing의 페트루치(Danilo PETRUCCI)가 마르케즈 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접촉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페트루치는 레이스 디랙션으로부터 주의경고를 받았습니다. 예선 3위로 두 경기 연속 포디엄에 도전한 페트루치는 21랩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2랩을 남겨놓고 전도 리타이어하면서 챔피언십 포인트 8위에서 10위로 하락했습니다.

폴포지션을 차지한 Repsol Honda Team의 대니 페드로사(Dani PEDROSA)는 예상을 깨고 3위에 만족했는데요. 레이스 직전 서스펜션의 세팅을 변경한 페드로사는 Warm Up 랩에서 사용한 타이어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느낌이 전혀 달랐고 결승에서 도비지오소와 우승을 다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페이스를 조절했다고 합니다. 타이어 관리에 있어 신체적인 조건과 함께 영리하게 운영하는 페드로사는 압도적인 페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는데요. 타이어의 영향이 가장 컸지만 모두들 생각지도 못하게 도비지오소의 페이스는 어느 누구도 쫓을 수 없는 빠른 페이스였던 것입니다. 

요한 자르코와 요나스 폴거는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판단됩니다만 크러치로우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Mugello부터 타이어로 인해 고전하는 것인데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티스타가 꾸준히 페이스를 올리고 페트루치 역시 전도하지 않았다면 5위는 할 수 있었을 페이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타이어는 로씨에게 정말 유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결과는 정 반대로 흐르고 있는데요. 챔피언십을 길게 보면 사실 올해는 박빙의 승부이고 이번 도비지오소의 우승으로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비냘레스에 불과 7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꼭 우승을 많이 해야 월드 챔피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전도가 적고 꾸준히 상위권과 포디엄에 오른다면 월드 챔피언은 그런 라이더가 차지할 겁니다. 비냘레스, 도비지오소, 페드로사, 마르케즈, 로씨의 5파전 저는 이게 더 흥미롭고 재미있네요. 어제 레이스가 조금 심심하기는 했으나 타이어가 이렇게 레이스를 좌지우지 한 적도 없는 데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결과를 내고 챔피언십의 박빙이 더 흥미롭고 기대감을 높여줍니다.

그리고 브라들리 스미스는 어제 스캇 레딩을 인터뷰하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FP4에서 전도로 왼손 새끼 손가락이 골절되고 피부가 완전히 벗겨질 정도로 그들 입장에서는 큰 부상이 아니겠지만, 그래서 결승에 참전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 대니 페드로사가 무관의 제왕 타이틀을 벗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발렌티노 로씨의 팬이지만 페드로사의 타이틀이라면 올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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