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시된 자전거가 이전 세대의 모델과 비슷한 모습일 때, 자전거 메이커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이전 세대 모델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자전거의 등장을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자전거 메이커 또한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자전거 메이커야말로 독창적이고 새로운 자전거를 발표해 시선을 모으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이를 포기하고 이전 세대와 비슷한 모델을 내놓는 데는 분명 남모를 사정이 있지 않을까?

이전 세대 모델이 너무나 잘 만들어져 더 이상 뜯어고칠 부분이 없다면, 신작을 내놓기보다 확실한 성능을 보장하는 ‘2탄’을 내놓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콜나고가 지난 6월 말에 공개한 신작 ‘V2-r’은 전작인 V1-r을 베이스로 개발된 로드바이크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V1-r의 주요 특징을 고스란히 가져온 모델이지만, 성능은 조금 더 향상되었다.

 

V2-r - 전작인 V1-r에 ‘콘셉트’의 특징을 더하다

콜나고 V2-r은 이전 세대 모델의 특징을 대부분 공유한다. 언뜻 보아 같은 자전거로 착각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며, 당연히 자전거의 특성도 비슷하다. 콜나고의 플래그십인 C60은 이탈리아 생산을 고집하며 ‘러그(lug)’를 사용해 튜빙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프레임을 만든다. 반면 V1-r과 콘셉트는 모노코크방식 프레임이다.

C60이 러그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핸드메이드라는 특징과 함께 프레임 지오메트리를 정밀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노코크 방식 프레임으로는 불가능한 다양한 사이즈와 지오메트리를 라이더에게 제공한다. 반면 모노코크 방식 프레임은 무게대비 높은 강성을 내며, 공기역학적으로 더 유리한 모양을 낼 수 있다.

콜나고 V2-r은 가볍고 높은 프레임 강성으로 평지에서 언덕에 이르는 대부분의 코스에서 뛰어난 범용성을 제공하는 ‘올라운더(All rounder)’ 스타일의 자전거다. 예전에는 올라운더 스타일의 자전거는 무게와 강성에만 신경 썼지만, 최근에는 무게와 강성을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더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콜나고 V2-r이 전작인 V1-r과 비슷한 모양인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V1-r은 페라리와의 협력으로 개발된 자전거다. 카본 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설계와 공기역학적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남겨야 할 것만을 남긴 레이스바이크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자전거다. 그 결과 언덕에 강하고, 특히 민첩한 코너링 성능으로 정평 높은 모델이 탄생했다.

V2-r의 프레임 무게는 835g이다. V1-r과 똑같다. 하지만 BB강성은 13%가, 헤드튜브 강성은 4% 높아졌다. 그만큼 페달링에는 더 빨리 반응하고, 코너링은 더 민첩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이전 모델보다 더 단단하고 가벼워진 것과 같다.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V2-r은 프레임 통합형 시트포스트(ISP)가 아닌 별도의 전용 시트포스트를 사용한다. 시트포스트는 시트튜브와 마찬가지로 앞이 둥글고 뒤가 납작한 캄테일 형상을 적용했다. V2-r은 이전 모델에 있던 시트포스트 클램프가 사라졌다. 클램프는 캠 방식으로 탑튜브에 완전히 수납되어 프레임 안쪽에서 시트포스트를 고정한다.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시트포스트와 프레임이 한 몸을 이루는 듯 보다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프레임의 앞부분을 살펴보면 탑튜브와 헤드튜브가 이어지는 부분의 모양이 바뀌었다. 탑튜브가 조금 더 두꺼워진 느낌이며, 헤드튜브 앞쪽으로 브레이크 케이블이, 다운튜브를 통해 변속케이블이 프레임 안쪽으로 수납된다. 앞서 출시된 콜나고 콘셉트 프레임의 디자인을 가져와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운튜브 중앙의 케이블이 들어가는 삼각형의 게이트는 무선 구동계를 장착한다면 구멍이 없는 것으로 바꿔 끼워 보다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다.

드롭아웃은 카본으로 제작되며, 디레일러 행어는 알루미늄이다. 변속기의 케이블은 프레임 내부를 통과해 드롭아웃 바로 위에서 외부로 노출된다. 브레이크는 프레임과 포크 모두 다이렉트 마운트 방식이다. 무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레이크 캘리퍼의 비틀림을 줄여 보다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점차 로드바이크용 캘리퍼브레이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레이스에서 점차 광폭 타이어가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감안해 타이어는 최대 28c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림브레이크 버전과 함께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으로도 함께 출시된다.

언뜻 보기에는 작은 변화가 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빠른 페달링 반응과 민첩한 코너링, 보다 강력한 제동력까지 레이스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고자 한 콜나고의 의지가 느껴진다. 2018 콜나고 V2-r 프레임은 레드(TNMR), 화이트(TNWH), 무광 블랙(TNBK)과 유광 블랙(TNRD), 검은 바탕의 금색 아라베스크 문양(TNDK)까지 총 5가지 디자인이 출시될 예정이다. 참좋은레져를 통해 국내 공급되며,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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