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렉 프로칼리버8, 똑똑한 하드테일을 모두에게 전파하라

산악자전거 중에서 리어쇽 없이 앞에만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된 것을 하드테일이라고 부른다. 서스펜션 포크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하드테일이라는 장르는, 서스펜션이 없는 리지드(Rigid) 바이크를 제외하고는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드테일 MTB는 그런 흐름에서 빗겨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분한 강성과 좋은 승차감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몇 가지 시도는 있었으나 최초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은 당시의 하드테일 형태가 완성형이라고 생각했으나, 트렉은 아니었다. 생각대로 움직여 주고 페달링 효율을 내면서, 거친 지형에서 오는 진동과 충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계속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이소스피드 기술이다.

보통 프레임의 탑튜브와 시트튜브는 러그, 용접, 카본 모노코크, 카본 접합 등으로 연결돼 있다. 아이소스피드는 다르다. 다이아몬드 프레임 형태는 유지하고 탑튜브와 시트튜브를 분리한 것이다. 지면에서 오는 힘에 대해 시트튜브가 유연하게 움직이고, 페달링 효율은 여전히 높다. 2012년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도마니에 처음 적용했던 아이소스피드 기술은 레이스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

입증된 성능은 2016년식 MTB에 활용됐다. 아이소스피드 기술이 적용된 하드테일 MTB 프로칼리버가 등장했고, 다양한 크로스컨트리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프로칼리버는 그 영역을 더욱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2016년, 2017년식 프로칼리버의 프레임은 카본이었다.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지만, 성능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가격이 마음에 들면 부품이 아쉬웠다. MTB 입문 단계에서 많이 찾는 하드테일 제품인 만큼 적당한 부품이 장착된 알루미늄 모델이 없는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알루미늄 프로칼리버, 널리 XC 라이더를 이롭게 하라

2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알루미늄 모델인 프로칼리버8이 등장했다. 소재는 트렉의 고급 알루미늄인 알파 플래티넘 알루미늄이고, 틀에 대고 액체의 압력을 이용해 모양을 바꾸는 하이드로포밍 가공으로 제작했다. 뒤 148㎜, 앞 110㎜ 드롭아웃, 31.6㎜ 시트포스트, 로우 다이렉트 방식 앞 디레일러 마운트, 인터널 변속 케이블 라우팅 등 카본 프레임과 같은 규격을 사용한다.

카본 프레임과 알루미늄 프레임의 규격은 같지만, 프레임 사이즈에 따라서 일부 부품에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휠 사이즈다. 13.5, 15.5인치 프레임은 27.5인치, 17.5, 18.5, 19.5, 21.5인치 프레임은 29인치 휠세트를 장착한다. 크로스컨트리에서는 휠 사이즈가 클수록 유리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큰 휠은 오히려 독이 되므로, 체형에 따라 휠 사이즈를 다르게 한 것이다. 또, 서스펜션 포크 트래블은 100㎜인데, 13.5인치 프레임만은 핸들이 너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트래블 80㎜ 포크를 사용한다.

프로칼리버8은 카본 프레임의 형태와 특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짧은 헤드튜브, 뒤로 가면서 점점 납작하고 넓어지는 탑튜브와 다운튜브, 넓은 타이어를 끼울 수 있는 체인스테이와 시트스테이 등이다. 시트튜브가 바텀브래킷과 만나는 부분은 유연한 움직임을 위해 앞뒤로 좁고 옆으로 넓은 형태다.

이번에 소개하는 프로칼리버8의 사이즈는 17.5인치다. 100㎜ 트래블 포크, 29인치 휠세트가 장착돼 있다. 포크는 락샥의 에어스프링 서스펜션 레바 RL이다. 케이블을 이용해 핸들에서 서스펜션의 잠금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리모트 락아웃 레버가 포함돼 있다.

휠은 트렉의 부품 브랜드인 본트래거의 더스터 엘리트다. 앞뒤 각각 28개의 스포크, 6볼트 디스크 로터 마운트 방식이며, 허브 폭은 최근 규격인 부스트 방식으로, 앞 110㎜, 뒤 148㎜이다. 타이어 또한 본트래거 제품이며 XR2 팀 이슈, 29×2.20, 튜브리스 레디이다. 휠도, 타이어도 튜브리스 레디이므로 튜브를 빼고 밸브만 교체하면 튜브리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동계는 일본의 부품 제조사인 시마노의 SLX 등급 부품이 주로 사용됐다. 변속레버, 앞변속기, 스프라켓이 시마노 SLX이다. 뒤 변속기는 한 단계 위인 XT 섀도우 플러스, 체인은 KMC X11-1이다. 크랭크는 캐나다 핸드메이드 제품인 레이스페이스 넥스트 R이다. 비록 프레임은 알루미늄이지만, 크랭크암은 UD카본이다. 체인링은 26/36T 2단이고, 스프라켓은 11-42T 11단이다.

브레이크 레버는 BL-M506, 캘리퍼는 BR-M447이다. 제원표의 브레이크는 시마노 MT500 세트여서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BL-M506과 BR-M447이 MT500라인에 속한 부품이다. 로터는 앞이 SM-RT56-M, 뒤는 SM-RT56-S로, 앞 180㎜, 뒤 160㎜이다. 휠 사이즈가 29인치인 만큼 거기에 맞춰서, 제동력이 큰 앞브레이크 로터를 더 크게 한 것이다.

스템, 핸들바, 안장, 시트포스트는 모두 본트래거 제품이다. 스템은 본트래거 엘리트, 핸들바는 본트래거 레이스 라이트, 안장은 크롬몰리 레일을 장착한 본트래거 몬트로스 콤프, 아이소스피드 기술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시트포스트는 OCLV 카본으로 제작한 본트래거 프로다.

트렉에서 새로 선보인 프로칼리버8은 합리적인 가격과 적당한 부품, 혁신적이고 검증된 기술이 만난, 멋진 크로스컨트리 MTB다. 카본 프레임의 비싼 가격이나 아쉬운 부품 스펙에 구입을 망설였다면 프로칼리버8이 매우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처음 산악자전거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더 좋은 성능의 자전거를 원한다면 카본 프레임과 상급 부품으로 구성된 제품도 있으니 찾아보는 것이 좋다. 프로칼리버8은 17.5인치 기준으로 11.79㎏, 가격은 259만 원이다.

트렉 프로칼리버8 제원

프레임 : 알파 플래티넘 알루미늄, 아이소스피드, E2 테이퍼 헤드튜브, 인터널 디레일러 라우팅, 포스트 마운트 브레이크, PF92, 부스트148, G2 지오메트리(29er)

포크 : 락샥 레바 RL, 솔로 에어 스프링, 모션 컨트롤 리모트 락아웃, E2 테이퍼 스티어러, G2 지오메트리(51㎜ 오프셋), 부스트110, 100㎜ 트래블(13.5 : 80㎜ 트래블)

크랭크 : 레이스페이스 넥스트 R, 36X26T

시프터 : 시마노 SLX M7000, 11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SLX M7020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 M8000 섀도우 플러스

카세트 : 시마노 SLX M7000, 11-42T 11단

체인 : KMC X11-1

브레이크 : 시마노 MT500 유압디스크 세트

타이어 : 본트래거 XR2 팀이슈, 튜브리스 레디, 120tpi, 아라미드 비드, 29×2.20

휠세트 : 본트래거 더스터 엘리트, 튜브리스 레디, 림테이프 포함, 밸브 별매

스템 : 본트래거 엘리트, 31.8㎜, 7도

핸들바 : 본트래거 레이스 라이트 31.8㎜, 5㎜ 라이즈, 720mm

그립 : 본트래거 레이스 라이트 락온

안장 : 본트래거 몬트로스 콤프, 크롬몰리 레일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프로, OCLV 카본, 31.6㎜, 5㎜ 오프셋

사이즈 : 13.5, 15.5, 17.5, 18.5, 19.5, 21.5

색상 : 매트 트렉 블랙

가격 : 259만 원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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