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슈퍼바이크인 GSX-R1000은 올해 국내에 데뷔에 많은 모터사이클 마니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랜 시간 변경 없이 연식만 올려왔던 스즈키가 오랜만에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역대 가장 강력한 R1000을 만들어 내놨다. 

평가는 전 세계적으로 우호적이다. 최대출력 202마력, 토크 12kgm을 기록한 제원상 수치가 뒷바퀴에도 잘 전달되어 실제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 그리고 과감하게 투입한 최신 전자장비가 별 탈 없이 잘 돌아갔고, 전문가들의 시승평도 낙관적이다.

특히 레이스 트랙에서의 퍼포먼스가 강조된 GSX-R1000R은 현재 시점에서 여러 가지 면을 종합했을 때 완벽에 가까운 슈퍼바이크라는 평을 받으며 유력 매체에서도 별 다섯 개 중 다섯 개 만점을 받는 흔치 않은 슈퍼바이크가 되기도 했다. 

레이스에서의 성적은 슈퍼바이크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된다. 물론 선수의 역량이 충분하 발휘되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머신의 성능 또한 무척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각지의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형 R1000의 성적을 살펴봤다. 

모터스포츠가 잘 발달한 영국은 BSB, 즉 브리티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이 유명하다. 이 경기에서 지난 4월 2일, Bennetts 스즈키 팀은 리차드 쿠퍼가 탄 GSX-R1000의 우승을 만끽했다. 이 우승은 새로운 R1000으로 얻어낸 BSB의 첫 우승이었다. 도닝턴 파크 슈퍼스톡 1000 클래스에서 줄곧 선두다툼을 하던 R1000이 중요한 순간에 추월해 우승한 것이다.

우승컵을 거머쥔 리차드 쿠퍼(Richard Cooper)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시점까지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이번 슈퍼 스톡은 일 년 내내 경쟁을 해야만 한다."

"새로운 머신으로 첫 번째 우승을 가져왔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우리는 꾸준히 머신 세팅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올해 아주 낙관적인 시즌을 보낼 것 같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은 미국에서 펼쳐지는 슈퍼바이크 공인 레이스다. 많은 GP 레이서가 이곳 출신이다. 시장이 넓은 만큼 인프라도 넓고 새로운 루키 챔피언이 늘상 등장하는 활기찬 전쟁터다.

여기에서도 역시 R1000이 활약하고 있다. 요시무라 스즈키 팩토리 레이싱의 로저 헤이든(Roger Hayden)은 Virginia International Raceway에서 활약했다. MotoAmerica Motul Superbike 챔피언십에서 이번 시즌 첫 우승을 거둔 것이다. GP라이더로 활약했던 토니 앨리아스(Toni Elias)는 그 뒤를 이어 R1000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최근인 6월 26일의 5라운드 유타 모터스포츠 콤플렉스 경기와 7월 11일 펼쳐진 6라운드 라구나 세카 경기에서는 두 라이더가 1위와 2위 자리만 바뀌었다. 요시무라 스즈키가 다시 시상대 상위권을 휩쓴 것.

지금까지의 우승으로 토니 앨리아스는 시즌 포인트 260점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그 아래로 220점을 유지하고 있는 로저 헤이든 역시 시즌 2위를 유지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앞으로 4개의 라운드가 남았지만 1위인 토니 앨리아스의 포인트가 무척 높아 2017년 시즌 챔피언이 거의 확정된 상태다. 3위 180점, 4위 124점으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한편 로저 헤이든은 기록 경기인 Superpole 클래스에서 MotoAmerica UMC 트랙 기록을 깨기 위해 달렸다. R1000을 탄 헤이든은 1분 48초대를 기록해 UMC(구 Miller Motorsports Park)의 3.048마일 주행 코스에서 2006년 벤 스피스(Ben Spies)가 기록한 1분 49초대의 오래된 공식 기록을 깼다.

도로용 슈퍼바이크의 강자로 군림하려면 맨섬 TT에서 우승해야 비로소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오래된 전통을 가진 맨섬 TT는 BSB(브리티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에 속해있으며 일반 도로를 통제해 레이스를 펼치는 짜릿하고도 위험한 경기다.

올해부터 GSX-R1000을 타는 마이클 던롭은 시니어 TT에서 슈퍼스타 중 하나다. 그는 Bennetts Suzuki 팀의 R1000을 몰아 평균속도 132.903mph(213.886kph)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간기록 1:09:24.711)

마이클 던롭 (Michael Dunlop)은 이와 같이 소감을 밝혔다. "매니저와 팀 모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겉으로 본 것만으로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나는 더 빨리 달릴 수도 있었지만 안전하게 레이스를 마무리하는 것 또한 중요했다. 잠재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많은 슈퍼바이크가 매년 각국의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예전처럼 1년 혹은 2년의 짧은 주기로 업데이트되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몇몇 브랜드의 풀 체인지만으로도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된다.

승리만을 위해 한 대의 전투형 머신을 개발, 제작하는 GP의 웍스 머신이 아닌 슈퍼바이크 팩토리 머신은, 일반 양산형 슈퍼바이크를 베이스로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살 수 있는 보통 슈퍼바이크의 발전형이라고 봐도 좋다.

그렇기 때문에 최상위 클래스인 MotoGP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의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이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마음만 먹으면 구입할 수 있는 일상적인 슈퍼바이크로 대리 경주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양산 차량 베이스의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에 우수한 경주 기록으로 증명하는 R1000의 성능은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고 봐도 좋다. 물론 새로운 슈퍼바이크는 내년에도 또 등장할 것이고 그 후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른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GSX-R1000을 무시할 만한 슈퍼바이크가 없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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