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크럼 스피드 40C, 40T - 같은 듯 다른 최상급 레이싱 휠

로드바이크 휠은 타이어 장착 방식에 따라 나뉜다. 튜브리스를 따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튜브리스와 클린처의 겉모습은 같다. 그러니 크게 나누면 클린처와 튜블러로 구분할 수 있다. 제조사는 보통 튜블러와 클린처 휠을 같이 만든다. 같은 이름에 클린처와 튜블러라면 일반적으로 림 외의 다른 부분은 같다.

그러나 그런 상식에서 벗어난 제품이 있다. 첼로스포츠가 수입, 공급하는 펄크럼에서 새롭게 선보인 스피드 40C, 스피드 40T가 그 주인공이다. 40㎜ 높이의 림으로 구성된 레이스용 최상급 휠이다. 클린처와 튜블러라는, 서로 다른 휠 특성에 따라 적용된 기술이 다르다. 물론 펄크럼에서 자랑하는 최상급 휠인 만큼 공통적으로 적용된 기술도 있다.

공통적으로 적용된 기술은 휠의 각 부분별로 나눠서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는 스포크다. 앞바퀴는 총 18개의 스포크를 래디얼 구조로 짰다. 중요한 것은 뒷바퀴이다. 논드라이브사이드 7개, 드라이브사이드 14개로 총 21개의 스포크를 사용했다. 드라이브사이드와 반대편의 스포크 개수 비율에 따라 2:1이라고 불린다. 스트레이트 풀 방식 에어로 스포크를 사용해 강한 텐션을 줄 수 있고 공기저항도 적다.

스포크에 강한 텐션을 주면 주행 중 충격과 진동에 의해 니플이 풀리기도 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펄크럼은 회전 방지 시스템(Anti Rotation System)을 적용했다. 스포크와 허브 하우징을 새롭게 디자인해 전체적으로 견고하고,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 결과 스포크 텐션이 꾸준히 유지되어 반응성이 뛰어나고, 공기역학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스포크 다음은 림이다. 림에 적용된 기술은 RDB, DRSC, 3DIAMANT 등이 있다. RDB는 림 다이내믹 밸런스(Rim Dynamic Balance)의 약자다. 스피드 40C, 스피드 40T의 튜브 밸브 홀에는 강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개스킷이 있는데, 그 무게만큼 반대쪽에 카본 섬유를 더 넣어서 균형을 맞췄다. 림의 한쪽이 무거워서 회전 관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DRSC는 Directionated Rim-Spoke Coupling의 약자다. 휠 빌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보고 니플 워셔를 떠올릴 수도 있다. 큰 개념은 니플 워셔와 같지만, 그 형태에 차이가 있다. 니플과 닿는 부분은 평면이고, 림과 닿는 부분은 곡면이다. 니플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치우치는 것을 방지해, 모든 스포크에 균일한 텐션을 줄 수 있다.

3디아망(3DIAMANT)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정밀기계공구를 이용해 림 표면을 가공하는 기술이다. 불규칙하게 쌓인 레진을 깎아내 표면을 균일하게 만들고, 브레이크 패드가 카본 섬유와 직접 닿게 한다. 그 결과 브레이크를 길들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 없고, 브레이크를 잡는 힘에 비례해 제동력이 부드럽게 증가한다.

이제 허브에 사용된 기술을 살펴보자. 프리허브바디를 보면 표면이 조금 특이하다. 스프라켓을 오래 사용한 뒤 분리하려고 보면 간혹 프리허브바디가 손상돼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펄크럼은 스피드 40C, 스피드 40T의 프리허브바디에 플라스마 가공을 했다. 이를 통해 알루미늄의 경도를 높이고, 부식과 마모를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두께를 줄여 경량화를 이루는 동시에 수명과 신뢰도를 높였다.

모든 힘을 손실 없이 지면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휠 강성을 높여야 했다. 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복잡한 구조로 휠을 짜거나 스포크 수를 늘리는 것 등이 있으나,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한 뒤 간단한 해결방법을 내놓았다. 플랜지 지름을 키우는 것이다. 구조 변경 없이 2:1 방식을 유지하고도, 스포크 길이가 짧아지면서 각도도 수평 방향으로 조금 더 기울어져 강성이 높다.

공통된 기술 중 마지막은 허브에 적용된 컵&콘 방식 베어링이다. 실드 카트리지 베어링과 달리, 프레임이나 포크에 휠을 장착했을 때 최적의 정렬 상태가 된다. 조절용 링으로 베어링 프리로드를 조절해 휠 장착 시 유격은 없고 최대한 부드러운 상태를 만들면 훌륭한 구름성을 경험할 수 있다.

스피드 40C, 클린처 휠은 림이 중요하다

클린처와 튜블러라는 것 외에 스피드 40C와 스피드 40T의 차이점은 베어링과 허브다. 앞 허브는 똑같이 카본 바디로 만든 반면 스피드 40C의 뒤 허브는 스피드 40T와 달리 알루미늄 바디로 되어 있다. 베어링은 일반 베어링보다 50% 더 부드러운 USB(Ceramic Ultra Smooth Bearing)를 사용했다.

클린처 휠인 스피드 40C를 위해 적용된 기술은 와이드 림 테크(Wide Rim Tech), 림 풀 카본 테크놀로지(Rim Full Carbon Technology)가 있다. 와이드 림 테크는 요즘 25c 이상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추세에 따라 기존에 비해 4㎜ 이상 넓은 림을 사용한 것이다. 더 안정적이고, 공기역학 성능도 좋다.

림 풀 카본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은 단순히 풀 카본 소재를 사용한 것만으로는 쓸 수 없다. 림이 완성된 후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니플 홀이 만들어진 상태로 몰딩을 해야 한다. 또한 유리전이점이 높은 HTG(High Transition Grade)레진을 사용해야 한다. 유리전이점이란 그 이상이 되면 림에 열변형이 발생하는 온도로, 높을수록 좋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비로소 림 풀 카본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스피드 40T, 최고의 베어링과 가벼운 카본 허브

스피드 40C가 270만 원인데 비해 스피드 40T는 348만 원이다. 림에 적용된 기술을 생각하면 가격을 반대로 적은 것은 아닌지 의심되기도 한다. 그러나 허브 소재와 베어링을 보면 의심은 사라진다.

스피드 40T에는 앞뒤바퀴 모두 카본 허브를 사용했다. 90도로 짠 카본 섬유로, 페달링할 때 토크의 균형이 맞고 무게도 가볍다. 부식에 매우 강한 레이스, 최고 수준의 세라믹 볼로 구성된 CULT(Ceramic Ultimate Level Technology) 베어링은 USB보다 한 단계 위다. 그리스 대신 약간의 오일로 윤활이 가능한 만큼 마찰이 매우 적다. 500rpm으로 회전시키다가 별도의 힘을 주지 않고 놔뒀을 때 멈추기까지 45분이 소요됐으며, 이는 일반 베어링의 9배에 달한다.

스피드 40T의 림에는 구멍이 뚫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위치에서 림의 강도가 균일해 힘을 받을 때 한 곳으로 쏠리는 응력집중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 구멍 뚫린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없어 가볍다. 게다가 스포크에 강한 텐션을 줄 수 있어 가속과 조향에 빠르게 반응한다.

펄크럼 스피드 40C, 스피드 40T에는 다양한 펄크럼의 기술이 적용돼 있다. 휠에는 QR과 전용 패드는 물론, 타이어레버까지 포함해 타이어 교체 시 림에 상처가 날 확률을 줄였다. 같은 이름이면서도 클린처와 튜블러에 따라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한 만큼 서로의 라이딩 특성이 궁금하다.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트윗하기

함태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