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르코 콜레지오네, 역사와 전통이 최신 기술을 만나다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에는 최신의 ○○ 기술이 적용돼 있어 매우 좋습니다.” 대부분 회사가 최신을 강조한다. 과연 최신이면 무조건 좋은 것일까? 갑자기 등장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새로 등장했다가 쓸쓸히 사라지거나, 등장한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최신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필요하다. 기본기를 쌓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숨어서 기본기를 쌓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역사와 전통이 있다면 별도의 검증은 필요치 않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최신 기술을 더한다면, 그야말로 좋은 제품임이 분명하다.

이탈리아의 산마르코가 그렇다. 1935년에 시작된 산마르코는 1978년에 최초의 인체공학적 안장 콩코르를 출시했고, 1991년에는 안장 카본 레일을 최초로 개발했다. 2000년 이후 생산된 아스피데, 만트라, 에라는 세계 베스트셀러 안장으로 꼽힌다. 이런 산마르코의 최신 기술이 모두 적용된 것이 바로 콜레지오네 라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산마르코의 콜레지오네 라인과 MTB용 안장 일부를 소개한다.

아스피데, 신뢰도 높은 경량 안장

아스피데(Aspide)는 산마르코의 경량 안장을 대표한다. 제조사는 보통 제품 무게를 정확한 숫자로 표기하는데, 실측하면 보통 표기한 것보다 무겁다. 그러나 산마르코는 아스피데 중 최경량 모델인 아스피데 슈퍼레제라의 무게를 109g 이하라고 발표했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를 줄이기보다, 신뢰도를 높였다.

안장 앞쪽의 뚫린 부분으로 레일이 보인다. X자로 되어 있는 것이 아스피데 슈퍼레제라의 핵심 기술인 DNA 카본이다. X자 형태가 염색체와 닮아서 DNA라는 이름이 붙었다. 레일의 무게 변화 없이 강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뒤틀림을 방지한다.

경량화를 위해 안장 셸 또한 카본으로 만들었고, 안장 아래에는 실측 무게가 적혀 있다. 107.2g, 발표한대로 109g 이하다. DNA 카본 기술의 장점은 가벼운 무게만이 아니다. 다른 카본 레일 안장에 비해 레일 부분이 길어서 안장의 앞뒤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아스피데는 최상급인 슈퍼레제라 외에도 다양한 라인업이 존재한다. 카본 FX, 레이싱, 다이내믹으로 형태는 모두 같으나 레일, 셸, 패딩, 커버 등 소재의 차이가 있다. 가격은 12만 원부터 55만 원까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다.

콩코르, 40년간 발전한 인체공학적 안장

콩코르(Concor)는 1978년에 등장한 최초의 인체공학적 안장의 이름이다. 4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연구와 개선이 이뤄졌고, 이번 모델에서는 신소재 패딩을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또한 뒤가 올라간 곡선 형태의, 단순하면서도 공격적인 기존의 모습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더 편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스피데와 달리 콩코르의 최상급은 슈퍼레제라가 아니다. 슈퍼레제라는 셸까지 풀 카본이지만 콩코르의 최상급인 카본 FX는 강화 목적으로 일부만 카본을 사용한 셸과 DNA 카본 레일로 구성된다. 한 단계 아래인 콩코르 레이싱은 셸 강화 목적으로 카본 대신 유리섬유를 사용했고 레일은 티타늄 합금인 엑실라이트다. 콩코르 다이내믹에는 망간 합금 레일이 적용돼 있고, 가격은 등급에 따라 12만 원부터 29만 원까지이다.

만트라, 가벼움 그리고 약간의 편안함

만트라(Mantra)는 가벼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고려한 안장이다. 최상급인 만트라 슈퍼레제라는 117g 이하로, 산마르코의 최경량 안장인 아스피데 슈퍼레제라보다 딱 8g 더 나간다. 편하고 인체공학적인 형태로 만들면서, 패딩은 초경량 폼인 페벡스를, 셸은 하이 모듈러스 카본을 이용해 무게를 줄였다.

만트라의 형태는 다양한 페달링 상황에서 지지해야 할 부분과 그러지 않아도 될 부분의 균형을 맞춘 결과다. 편안함을 위해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데, 그로 인한 원치 않는 변형이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에 브리지가 있다.

만트라 슈퍼레제라도 아스피데 슈퍼레제라와 같은 DNA 카본 기술이 적용돼 있어 안장의 앞뒤 위치 조절 범위가 넓다. 등급은 아스피데처럼 슈퍼레제라, 카본 FX, 레이싱, 다이내믹이 있고, 가격은 각각 55만 원, 29만 9,000원, 19만 9,000원, 12만 원이다.

리갈레, 역사에 기술을 입히다

산마르코의 역사나 클래식 안장에 관심이 있다면, 혹은 지난 본지 기사 ‘산마르코, 첼로스포츠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워지다’를 봤다면 리갈레(Regale)라는 이름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장 뒤쪽의 리벳과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인기가 많은 리갈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른 리갈의 변화 결과가 리갈레다. 커버 뒤쪽의 리벳을 없애고, 현대적인 기술이 적용됐다. 스타일은 바뀌었으나 안장의 인체공학적 편안함은 바뀌지 않았다. 안장 앞뒤를 수시로 움직이며 위치에 따른 잇점을 취하는 라이더를 위해 안장 위가 직선 형태로 돼 있다.

반면 커버 소재는 바뀌었다. 마이크로필과 카본 소재를 심리스 기법으로 단단하게 결합했고 방수 기능도 갖췄다. 두께는 늘어나지 않았고, 전 모델에 비해 20% 가볍다.

리갈레 카본 FX의 레일 역시 앞서 언급한 제품들에 사용된 DNA 카본 레일이다. 리갈레는 카본 FX 외에 레이싱, 다이내믹 모델이 있다. 리갈레 카본 FX가 29만 9,000원, 리갈레 레이싱이 19만 9,000원, 리갈레 다이내믹이 12만 원이다.

슈퍼컴포트, 편안함의 끝판왕

아스피데, 콩코르, 만트라, 리갈레는 퍼포먼스에 집중한 편이다. 그러나 편안한 안장에 대한 요구는 항상 있었다. 그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산마르코는 슈퍼컴포트 라인업을 추가했다. 슈퍼컴포트가 아닌 제품에 비해 가운데의 구멍이 매우 커서, 회음부 압박을 줄여 준다.

슈퍼컴포트 라인업에는 가장 인기 있는 안장인 아스피데와 콩코르가 있다. 가운데 구멍만 넓힌 것이 아니라 패딩에 젤 레이어를 넣어 푹신함을 더했다. 티타늄 합금인 엑실라이트 레일을 장착한 레이싱 등급과 망간 레일을 적용한 다이내믹 등급이 있다. 아스피데와 콩코르 모두 레이싱 등급은 19만 9,000원, 다이내믹 등급은 12만 원이다.

더티, 산에서라면 더러워져도 좋다

산마르코의 MTB용 안장 이름은 더티(Dirty)다. 용도에 따라 더티 TR과 더티 ED로 나뉜다. 더티 TR은 트레일 라이딩과 어드벤처용이고, ED는 엔듀로와 다운힐용이다. 더티 TR과 더티 ED모두 패드와 커버의 소재는 같다. 패드는 바이오폼 플러스, 커버는 실크필 플러스와 프로텍이다.

소재는 같지만, 용도에 따라 크기와 형태가 다르다. 더티 TR은 길이 278㎜, 폭 140㎜인데 더티 ED는 길이 260㎜, 폭 134㎜이다. 엔듀로와 다운힐은 더 큰 충격을 받을 상황이 많은 만큼 더 두껍다.

더티 TR은 레이싱과 다이내믹 등급이 있고, 더티 ED는 카본 FX, 레이싱, 다이내믹 등급이 있다. 더티 ED 카본 FX는 29만 9,000원이고, 더티 TR과 ED 모두 레이싱 등급은 19만 9,000원, 다이내믹 등급은 12만 원이다.

사람을 생각한 기술, 디마 셀렉터(DiMA Selector)

산마르코의 콜레지오네 라인업은 최신 기술이 적용된 안장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제품이 있는 나머지 내게 맞는 안장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산마르코는 디마 셀렉터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해, 각자가 맞는 안장을 고를 수 있게 했다. 산마르코 홈페이지에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맞는 안장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나잇대, 압박에 대한 민감도, 체형 등 모두 다섯 단계의 정보 입력을 거치면 본인에게 맞는 안장을 도출한다. 제품마다 넓은 형태와 좁은 형태가 있는데, 그것까지 고려한다. 아스피데, 콩코르, 만트라, 리갈레에 넓은 형태와 좁은 형태를 나누면 모두 8가지 결과다. 기자의 정보를 입력했을 때 추천 받은 안장은 콩코르 와이드다.

지인의 정보를 입력했을 때는 리갈레 내로우가 나왔다. 이렇듯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안장을 추천해 준다. 디마 셀렉터의 장점은 한 가지 더 있다. 안장 종류와 형태를 추천할 뿐 등급은 정해 주지 않는다. 예산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너무 많은 제품 때문에 어떤 것을 고를지 몰라서 고민했다면, 산마르코의 디마 셀렉터를 활용해 내게 맞는 안장을 찾아보자.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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