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리노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작은 국가로 인구는 약 3만 명 정도 입니다. MotoGP 라이더인 E-Motion IodaRacing Team의 알렉스 디 안젤리스(Alex DE ANGELIS)가 이곳 출신이죠. Misano 서킷의 공식 명칭은 ‘Misano World Circuit Marco Simoncelli’로 시몬첼리의 사망 이후 그를 기리기 위해 서킷명을 변경했습니다. 

발렌티노 로씨가 불참한 가운데 비까지 내린 Misano 서킷은 반전이 있었습니다. 일요일 관중이 무려 96,324명이 찾았습니다. 지난해 일요일 100,496명이었으니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버리고 엄청나게 많은 관중이 들어섰습니다. 

일기예보대로 Misano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Moto3 클래스는 31명의 참전 라이더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명이 전도로 리타이어했고 Moto2 클래스는 30명의 라이더 가운데 14명이 전도로 리타이어했으며 결승에서만 두 번의 전도를 한 라이더가 세 명이나 나올 정도로 낮은 그립에 노면 온도까지 낮아서 역대급으로 많은 라이더가 전도했습니다.

MotoGP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라이더 전원이 Wet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는데요. Michelin이 복귀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사실 기온이 워낙 낮은 데다 노면의 그립까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라이더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Ducati Team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는 MotoGP 클래스에서만 미자노에서 3승을 거두었고 그만큼 매우 강한 곳입니다. 당연히 자신감은 충만하고 특히 타이어 그립에 만족하고 있으니 Dry 컨디션이던 Wet 컨디션이던 로렌조는 한번 해볼 만 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은 그대로 레이스 스타트 직후부터 나타났습니다. 선두로 주행한 로렌조는 1랩 56초대, 2랩 49초대, 3~6랩 48초, 47초대의 랩타임을 기록했습니다.

로렌조의 뒤를 주행한 마르케즈보다도 거의 1초 가까이 빠른 페이스로 격차를 벌여나갔지만 7랩 T6에서 리어가 미끄러지면서 하이사이드로 전도 아쉽게 리타이어했습니다. 이번 결승은 노면 온도가 불과 19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렇게 노면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몸무게가 적은 페드로사나 로렌조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페드로사와 로렌조의 페이스가 정반대였습니다. 우선 로렌조는 신형 페어링으로 다운포스가 늘었기 때문에 페드로사에 비해 타이어의 예열에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형 페어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도비지오소도 결승은 신형을 장착하고 레이스에 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다운포스가 강해지면 라이더의 체력소모도 높아지고 타이어의 소모 역시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렌조는 이번 하이사이드에 대해 맵핑을 변경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이후 리어의 빠른 방향전환을 위해 리어 브레이크를 과하게 사용하면서 전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Repsol Honda Team의 페드로사(Dani PEDROSA)는 주말 내내 고전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소프트 컴파운드가 없고 미디엄 컴파운드부터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타이어의 예열에 고전할 수밖에 없는 페드로사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LCR Honda의 칼 크러치로우(Cal CRUTCHLOW) 6랩 T2에서 전도했지만 레이스에 재개하여 오히려 페드로사보다 순위가 높은 13위를 했습니다. 이번 Misano 그랑프리는 도비지오소, 마르케즈, 비냘레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었고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 레이스였습니다.

리타이어는 챔피언십 타이틀 획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라이더들이 전도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Ducati Team의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는 3위로 16점을 추가했습니다. 레이스 중후반까지도 선두와 크게 차이가 있지 않아서 타이어 관리를 하면서 주행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도비지오소는 좌측 그립이 워낙 부족해서 더 빠르게 주행하는 것은 위험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3위로 도비지오소는 MotoGP 클래스 40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고 챔피언십 포인트는 16점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레인 마스터 페트루치와 마르케즈의 우승 경쟁. OCTO Pramac Racing의 다닐로 페트루치(Danilo PETRUCCI)는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페이스였습니다. 마지막 랩 T1에서 마르케즈에게 추월을 허용한 페트루치는 T4에서 추월을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전도할 뻔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마크 마르케즈는 이번 그랑프리에서 네 번이나 전도했고 레이스 초반에는 리어가 스핀하면서 전도할 뻔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노면이 미끄러운데도 불구하고 마르케즈는 마지막 랩에서 전랩보다 무려 0.6초 가까이 단축했습니다.

페트루치는 또 다시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고 말았지만 올 시즌 2위 2회, 3위 1회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챔피언십 포인트 95점으로 7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번 마르케즈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25점을 추가 도비지오소와 199점으로 포인트 동률을 이루었는데요. 다시 마르케즈가 포인트 리더가 되었습니다. 동점일 경우 2위수가 많은 라이더가 우선 순위에 있게 되기 때문에 2위 3회의 마르케즈가 2위 1회의 도비지오소보다 순위가 앞선 것입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위 마크 마르케즈 199점, 2위 안드레아 도비지오소 199점, 3위 매버릭 비냘레스 183점, 4위 발렌티노 로씨 157점, 5위 대니 페드로사 15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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