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Aragon 서킷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중간에 있으며 2009년 9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아라곤은 2010년 처음 MotoGP를 개최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헝가리 GP가 취소되면서 개최를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8년 연속 개최를 하고 있습니다.

Dorna와 아라곤 지방정부는 6년의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조건에 다른 개최지의 취소 시 개최하는 보기 드문 계약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ragon은 6년 계약을 했지만 100% 확정되지 않은 반쪽짜리 개최 서킷이었던 겁니다.

아라곤 결승 레이스는 MotoGP 클래스 총 23랩 116.8km, Moto2 클래스 총 21랩 106.6km, Moto3 클래스 총 20랩 101.6km를 주행하게 됩니다. 예선에서 기적적인 3위를 차지한 Movistar Yamaha MotoGP의 발렌티노 로씨(Valentino ROSSI)는 스타트 직후부터 11랩까지 2위로 주행을 했습니다.

불과 3주 전 골절 부상으로 수술까지 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주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후반에서는 순위가 밀려 결국 5위로 체커기를 받았지만 이 역시 대단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랩타임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M1의 문제인 리어 타이어 소모가 이번에도 로씨의 포디엄 도전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래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은 것은 2018년형 프레임 특히 리어 타이어 소모를 줄이기 위해 투입된 스윙암 덕분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그리고 오른쪽 수술 부위의 통증도 있었다고 합니다.

폴포지션이었던 Movistar Yamaha MotoGP의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는 로씨와 같은 Rear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는데 스타트 직후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습니다. 다만 후반에 리어 타이어의 그립이 제대로 나오면서 조금씩 순위를 올려서 4위를 한 것인데요. 비냘레스도 이번 타이어 선택에 있어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나스 폴거의 경우 Medium 컴파운드였지만 그립이 없었다고 호소한 것을 보면 Ducati의 Soft 선택이 옳은 것인지 Hard가 옳은 것인지 좀처럼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브릿지스톤의 경우 적어도 타이어의 컴파운드에 따른 그립이 제공되었고 라이더들도 대부분 패턴이 비슷했지만 미쉐린 타이어는 정말 이상하게도 같은 컴파운드이지만 서킷마다 다르고, 바이크, 라이더마다 느끼는 바가 다릅니다.  

후반기 들어서면서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Ducati Team의 호르헤 로렌조(Jorge LORENZO)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로렌조는 Misano전과 같은 양상으로 스타트 직후부터 선두로 주행했고 8랩을 남겨둔 시점에서 마르케즈에게 추월을 허용했지만, Soft 컴파운드로는 상당히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로렌조의 라이딩 스타일이 배틀 없는 선두 주행이고 그 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았습니다. 하지만 소프트 컴파운드로 마지막까지 강하게 푸쉬하는 것은 어려운 데다 초반부터 밀어붙였기 때문에 3위도 충분히 만족할 성적이라고 봅니다.

팀 메이트인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 역시 리어 소프트를 선택했지만 이번 소프트 선택은 실패라고 보고 있습니다. 레이스 후반 그립이 급격하게 저하되었다고 하는데요.

사실 노면 온도가 40도면 결코 낮은 것이 아닌데 Soft 컴파운드를 선택한 것은 라이더들의 느낌보다는 Ducati가 분명히 이것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노면 그립이 미끄러운 서킷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소프트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타이어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는 호르헤 로렌조가 소프트 컴파운드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관리를 잘하면서 탔다고 할 수 있습니다.

Aragon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Repsol Honda의 대니 페드로사(Dani PEDROSA)는 또 다른 타이어를 선택했는데 Front, Rear Medium이었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고 Rear Soft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타이어 소모가 적은 스타일의 라이더이기 때문인데요.

비냘레스와 마찬가지로 레이스 초반 세컨 그룹으로 나뉘면서 선두권과 좀 멀어진 것이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우승한 마르케즈와는 0.8초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니 그 페이스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페드로사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운 그랑프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Repsol Honda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는 Front, Rear 모두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레이스 초반에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금요일과 토요일 전도를 했고 도비지오소와 박빙의 챔피언십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굳이 무리해서 치고 나갈 필요는 없었던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마르케즈 스타일대로 밀어붙였겠지만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레이스 운영이 성숙해지고 있죠. 

이번 결승에서도 런오프도 했고 두 번 정도 전도할 뻔 하기도 했습니다. 마르케즈는 리어보다는 프론트 그립이 부족했다고 하는데요. 레이스 랩타임을 보면 중반부터는 확실히 페드로사보다 페이스가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르케즈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4승, MotoGP 클래스 33승, 개인 통산 60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마르케즈의 우승으로 도비지오소와는 16점 차이로 벌어졌는데요. 이제는 정말이지 한 번만 전도나 다른 이유로 리타이어를 하게 되면 챔피언십에 매우 큰 영향이 있습니다. 마르케즈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무리한 주행보다는 포인트를 쌓는 레이스 운영을 할 겁니다.

도비지오소의 경우 Motegi, Sepang(지난해 우승), Philip Island전은 충분히 우승도 가능한 서킷이고 마지막 발렌시아는 Ducati에 결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 세 그랑프리에서 최대한의 포인트를 쌓아야 월드 챔피언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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