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니 AL, 1년 교통비로 구입할 수 있는 멋진 출퇴근 파트너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살지 않는 이상 누구나 출퇴근을 한다.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복 받은 사람 일부를 제외하고는 출퇴근에 교통수단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많아 복잡한 대중교통이나, 길이 막혀 답답한 자가용은 은근히 스트레스다. 양경수 작가의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에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출근! 하고 나니 일할 힘이 없어.’라는 대목이 있다. 출근이 즐거울 수는 없을까?

자전거를 즐긴다면 자전거 출퇴근이 정답이다. 사람과 부대낄 일도, 길이 막힐 일도 없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으니 환경도 보호하고, 별도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운동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가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출근!’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부작용은 있다. 이건 각자 조절할 문제다.

자전거 출퇴근용 자전거는 어느 정도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보도블록이나 중간에 만날 비포장도로를 달리기에 충분한 내구성이 필요하다. 로드바이크의 빠른 속도를 원하면서도 내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MTB를 선택하던 시대는 지났다. MTB와 로드바이크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가 출퇴근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1년 교통비 = 자전거 가격

속도와 내구성을 기준으로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를 선택했다. 수많은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출퇴근용인 만큼 기존의 출퇴근 비용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 25km 기준 하루 3,300원, 한 달에 20일을 출근한다고 가정하면 6만 6,000원, 1년이면 79만 2,000원이다. 1년 교통비 정도면 출퇴근용 자전거 가격으로 적합할 듯하다.

80만원 전후의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입문용인데, 그 중에서 인듀어런스 제품은 찾기 힘들다. 어렵게 찾은 트렉 도마니 AL은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중에서도 입문급 모델이다. 트렉 100 시리즈 알파 알루미늄 프레임, 아이소스피드 기술이 적용된 도마니 카본 포크로 구성돼 있다. 시마노 소라 9단 구동계를 장착하고 89만원인 도마니 AL3와, 클라리스 8단 구동계를 장착하고 69만원인 도마니 AL2로 나뉜다.

도마니를 타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풀 카본 프레임과 울테그라 부품으로 꾸며진 도마니 4.7을 탔었다. 그 후로 여러 번 자전거를 바꿨고, 최근에는 타사의 기함급 제품을 타고 있었다. 얼마 전 구입한 도마니는 그 제품을 팔고 디스크브레이크가 장착된 새 로드바이크를 구입할 때까지 탈 과도기적인 자전거다.

출퇴근은 레이스가 아니다

비록 과도기적인 자전거라고는 해도 그 시기가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는 만큼 꼼꼼히 살펴봤다. 도마니 AL의 프레임에는 인듀어런스 지오메트리가 적용돼 있다. 상체를 많이 숙이지 않도록 레이싱 모델에 비해 헤드튜브가 길다. 출퇴근은 레이스가 아니다. 일할 힘이 없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으려면 편해야 한다.

포크도 특별하다. 입문용 자전거의 카본 포크 대부분은 규격화된 대량생산 포크를 사용하는 반면 도마니 AL의 포크는 아이소스피드 기술이 적용된 도마니 카본 포크다. 대량생산 포크와는 달리 포크 블레이드와 휠 장착 슬롯의 각도가 다르다. 노면의 충격이 포크를 타고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드롭아웃 주변에서 분산된다.

시트스테이는 옆에서 보면 거의 직선이다. 입문급 자전거의 특징 중 하나다. 여러 기술이 적용된 복잡한 형태로 만들어서는 단가를 맞출 수 없다. 단, 도마니 AL의 시트스테이는 다른 입문용 로드바이크에 비해 가늘다. 복잡한 기술 없이 가볍고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입문급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휠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뒷바퀴는 2크로스, 앞바퀴는 래디얼 방식이고 각각 24개의 스포크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인 원형 단면 스포크 대신 에어로 스포크를 사용해, 프레임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지갑이 가벼워지지 않는 선택, 도마니 AL2

도마니 AL3와 도마니 AL2는 시트포스트, 구동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부분이 같다. 기자는 기어 1단을 포기하고 20만 원을 아꼈다. 1년 교통비를 예산으로 잡았다면, 남은 금액으로 헬멧을 비롯한 안전장구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 자전거가 가벼워지는 만큼 지갑도 가벼워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도마니 AL2라면 지갑이 가벼워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MTB를 주로 탔고, 2008년에 직접 만든 크롬몰리 프레임으로 로드바이크를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탄 것이 카본 프레임인 2014년식 도마니 4.7이다. 그 후에 탄 로드바이크는 모두 카본 프레임이다. 알루미늄 MTB를 떠올리며, 처음으로 알루미늄 로드바이크에 올랐다.

MTB 소재로 알루미늄이 주목받을 때 여전히 크롬몰리 소재를 고집하는 이들이 있었다. 알루미늄은 강성이 높고 반응이 빠른 반면 노면 충격을 거의 그대로 라이더에게 전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마니 AL2를 타면서 그런 알루미늄의 특성은 느낄 수 없었다. 이전의 도마니 4.7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소 거친 길도 큰 충격 없이 달릴 수 있다.

소재가 다른데 비슷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승차감이 좋은 만큼 강성은 낮을 테고, 속도를 내기는 힘들 것이다. 이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이다. 조금은 그렇다. 11단 구동계에서 즐겨 쓰던 기어비가 8단 구동계에는 없으니 평소보다 무겁거나 가벼운 기어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딱히 프레임 때문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 프레임에 11단 구동계를 장착해서 타 보고 싶을 정도다.

도마니 AL2에서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브레이크 패드다.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면 레이스나 주말 라이딩에 비해 브레이크를 잡을 일이 많다. 주행거리도 적지 않다. 브레이크 패드는 소모품이고, 자주 교체해야 한다. 도마니 AL2의 브레이크 패드는 카트리지가 아닌 한 덩어리로 돼 있어서, 패드를 교체하면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 상당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순정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된 후에는 카트리지 방식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

출퇴근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운동도 할 수 있는 멋진 출퇴근 파트너 도마니 AL에 대해 알아봤다. 구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기자에게 자전거 구입에 관해 물어보면, 반드시 매장에 방문해서 구입하라고 한다. 자전거는 구입 후의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트렉바이시클코리아(https://www.trekbikes.com/kr/ko_KR/)는 홈페이지에서 대리점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가까운 대리점을 방문해 보자. 단순히 몇 만 원의 금액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서비스와 만족이 있을 것이다.

트렉 도마니 AL2 제원

프레임 : 100 시리즈 알파 알루미늄

포크 : 도마니 카본

크랭크 : 부엘타 코르사, 50X34T

시프터 : 시마노 클라리스 8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클라리스

뒤 디레일러 : 시마노 클라리스

카세트 : 선레이스 CSR86, 11-28T, 8단

체인 : 선레이스 CNM84

브레이크 : 알로이 듀얼 피봇

타이어 : 본트래거 T2 700X28C

림 : 본트래거 튜브리스 레디

안장 : 본트래거 몬트로스 콤프

시트포스트 : 본트래거 SSR

스템 : 본트래거 엘리트

핸들바 : 본트래거 레이스 VR-C 31.8

그립 : 본트래거 테이프

사이즈 : 47, 50, 52, 54, 56, 58, 60

색상 : 매트 트렉 블랙, 바이퍼 레드

가격 : 69만 원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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