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드프랑스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다. 1위는 올림픽, 2위는 월드컵이다. 종목의 차이가 있는 만큼, 자전거 팬에게는 투르드프랑스가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그 경기에서 3년 연속으로 우승한 크리스 프룸이 2017 투르드프랑스 레탑 코리아 행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레탑 코리아의 라이딩 행사는 10월 15일에 있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의 30년을 잇는 코스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평창까지 160km를 달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이며, 사전에 신청한 사람을 대상으로 라이딩이 진행됐다.

사전 신청을 못 해서 아쉬워할 사람들을 위해 라이딩 하루 전인 10월 14일에 서울 강남의 첼로 홍보관 어라운드 3000에서 크리스 프룸의 팬 사인회가 있었다. 라이딩도, 사인회도 참석할 수 없었던 그의 팬을 위해 라이드매거진이 팬 사인회 현장을 찾아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인회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 30분 간 휴식한 다음 3시부터 4시까지 두 차례에 나눠서 진행됐다. 시간이 꽤 남았음에도 건물 안 복도와 2층 계단까지 사인을 받으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줄은 건물 밖까지 이어졌다. 크리스 프룸의 인기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크리스 프룸은 2013, 2015, 2016, 2017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고, 올해에는 부엘타에스파냐에서도 우승했다. 한 해에 두 개의 그랜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더블 투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는 사이클링 스포츠계에서 위대한 업적으로 여겨진다.

인원과 시간의 제약이 있어 사인은 한 사람당 하나만 받을 수 있었다. 카스텔리에서 제작한 팀 스카이 저지, 크리스 프룸이 신는 브랜드인 시디 슈즈, 팀 스카이 물통, 짚 휠세트, 프레임 등 사인을 받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한 정성이 보였다. 크리스 프룸을 만나기 위해 온 가족이 출동한 집도 있었다. 사인회가 끝난 뒤 장소를 옮겨 크리스 프룸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케줄 때문에 많은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크리스 프룸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리스 프룸,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다

Q. 당신은 케냐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성장한 것이 당신의 사이클링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A. 아프리카는 날씨가 매우 좋았습니다. 어릴 때 생활한 곳은 고도 2,000m의 고지대였죠. 일부러 산소가 희박한 곳을 찾아 훈련하는 선수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 꽤나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좋은 영향을 준 게 환경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영향을 준 선수가 있나요? 라이벌은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A. 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이 세계(프로 사이클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반 바쏘와 랜스 암스트롱이 경쟁하던 시기에, 이반 바쏘를 목표로 하고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핑 이슈가 터졌죠. 몇 명의 선수가 그렇게 되는 것을 본 뒤 누군가를 목표로 하기 어려워 졌습니다.

저는 함께 달리는 선수들 모두를 존중합니다. 특별히 누군가를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사실, 다른 선수와 경쟁하기보다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뤄 나가려고 합니다.

Q. 경기에 사용했던 장비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타임트라이얼에서 딤플 형태가 적용된 카스텔리 에어로 레이스 저지를 입었는데, 어떤 효과가 있었나요?

A. 카스텔리 저지는 퍼포먼스를 위해, 풍동실험을 거쳐 제작됩니다. 카스텔리 에어로 레이스 저지는 전반적인 공기역학적 성능이 뛰어나고, 특히 어깨 부분은 더 큰 효과를 냅니다. 레이스에서 출력을 내는 다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력이 같은 경우엔 이런 작은 도움이 큰 효과를 냅니다.

Q. 대회 당시 자전거를 보면 일부 특수한 부품이 보입니다. 그런 부품에 대해 미캐닉의 불만은 없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제 자전거를 맡은 미캐닉은 남아공 출신의 게리인데, 제가 타원형 체인링을 사용한 후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흰머리가 는 것 같습니다. 꼭 그 체인링을 써야 하냐고 농담도 하죠. 하지만 레이스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해해 주는 분위기입니다.

Q. 지금까지 4번, 3회 연속으로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고, 올해에는 부엘타에스파냐까지 우승하면서 더블 투르를 달성했는데, 내년에는 다섯 번째 투르 드 프랑스 우승에 도전할 것인지, 지로디탈리아까지 우승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게 목표인지 궁금합니다.

A. 아직까지 내년 코스를 못 봤습니다. 코스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목표는 투르 드 프랑스 5회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그랜드슬램에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질까?

시간 관계 상 크리스 프룸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자신은 32살로 여전히 젊고, 앞으로 5-6년은 최정상급 레이스에서 달리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지로디탈리아, 투르 드 프랑스, 부엘타 에스파냐 세 대회를 한 해에 우승하는 ‘트리플 투르’를 달성한 사람은 없다. 더블 투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기록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하게 된다. 내년에는 그랜드 투어 레이스를 더 열심히 챙겨 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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