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 아르헨티나 Rio Hondo 그랑프리는 날씨에 의한 노면 그립의 변수와 두 가지 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Moto2 클래스의 레이스가 끝나고 현지에는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그래서 레이스 디랙터는 Wet Race를 선언하였고 잭 밀러를 제외한 모든 라이더들은 Rain 타이어를 장착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이크를 Pit로 하나 둘 가지고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혼란이 시작됩니다. 원래대로면 레이스 스타트를 그대로 진행하고 Pit로 들어간 라이더들은 Pit Lane 스타트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레이스 디랙터가 갑자기 스타트 딜레이 선언을 한 것입니다.

잭 밀러 입장에서는 이미 Slick을 장착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대로 스타트가 되었으면 적어도 Pit Lane Start 하는 라이더들보다 10초 이상의 갭을 벌릴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딜레이를 선언하니 밀러나 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던 겁니다.

2014년 Warm Up Lap 직후 Pit In한 14명의 라이더가 바이크를 바꿔탄 후 Pit Lane Start 한적이 있습니다. 잭 밀러가 버티고 항의한 이유와 레이스 디랙터의 지연 대처에는 MotoGP Regulation이 있기 때문인데요. 한 명 이상의 라이더가 Pit Lane에서 출발하게 되면 레이스 디랙터는 출발위치를 제어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레이스 디랙터와 팀 보쓰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결론적으로 5행 뒤에서 그러니까 16그리드부터 예선 순위대로 출발하는 것으로 합의를 한 것입니다. 사실 Pit Lane 스타트에 가깝기 위해서는 적어도 25그리드에서 출발해야 하겠지만 바이크를 세우는 슬롯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최대한 뒤로 미룬 것이 16그리드 부터 였던 겁니다. 아마도 이 규정도 다시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잭 밀러 입장에서는 손해를 본 것은 확실합니다. 또 하나는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의 행동에 대한 제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것입니다. 마르케즈의 바이크가 스타트 직전 그리드에서 엔진 시동이 꺼졌습니다.

그러면 Pit Lane으로 빠져서 시동을 걸거나 문제점을 해결하고 Pit Lane 스타트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IRTA 운영요원은 엔진 시동이 생각보다 빨리 걸리자 Pit로 빼지 않았고 이에 마르케즈는 바이크를 타고 역주행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한것입니다. 결과적으로 Ride Through 패널티를 부과 받았지만 분명히 이것은 운영 실수입니다.

노면 온도 23도 Dry 컨디션에서 Rear는 모든 라이더가 Medium을 선택했고 요한 자르코, 시메온, 이아노네, 레딩, 샤린은 Front Soft, 나머지 라이더는 Medium을 선택했습니다. 노면의 마른 부분이 많기는 했지만 T3 고속 가속 구간은 안전지대에서 물이 계속해서 흐르면서 젖어 있었고 여러 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스타트 지연으로 결승 레이스는 25랩에서 1랩을 줄여 24랩을 주행하게 되었습니다.

마크 마르케즈는 라이드 드루 패널티 부과로 인해 20위권까지 순위가 떨어지지만 FP, QP 세션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순위를 상승시킵니다. 하지만 추월과정에서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를 무리하게 추월하다 1순위 뒤로 밀리는 패널티로 두 번째 패널티를 부과 받습니다. 그리고 20랩 T13에서 발렌티노 로씨를 무리하게 추월하다 로씨가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면서 전도하게 됩니다.

레이스 디랙터는 마르케즈의 위험한 행위에 대해 랩 타임 30초 패널티를 부과하였고 5위로 체커기를 받은 마르케즈는 결국 18위로 챔피언쉽 포인트를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전도한 발렌티노 로씨는 레이스를 다시 재개했지만 4랩을 남겨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19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레이스 직후 마르케즈는 발렌티노 로씨에게 사과하러 갔지만 로씨의 비서이자 친구인 우쵸에게 거절당하고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마르케즈는 라이더가 레이스에서 실격 당하지 않는 한도에서의 모든 패널티 Ride Through, 1 Position Drop, 30 Second Penalty를 부과받은 역대 최초의 사건을 만든 것입니다. 페이스가 워낙 좋았고 승부욕이 지나칠 정도로 강한 마르케즈라고는 하지만 이번 그랑프리에서의 행동들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르케즈의 발렌티노 로씨의 무리한 추월 이전에 Monster Yamaha Tech 3 요한 자르코(Johann ZARCO)도 비슷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첫랩 T13에서 자르코는 마르케즈와 비슷하게 페드로사의 인코너를 공략하는데 약간의 접촉으로 페드로사가 Racing Line을 벗어났고 살짝 젖어 있는 곳에서 가속을 하다 결국 하이사이드로 리타이어하고 마는데요. 자르코는 페드로사에 미안하다고 했지만 적어도 마르케즈처럼 패널티를 부과받았어야 한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한 자르코는 2위를 차지했습니다. 폴포지션을 차지했던 Pramac Ducati의 잭 밀러(Jack MILLER)는 단 한번의 브레이킹 실수로 4위로 밀리면서 아쉽게 자신의 두번째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번 레이스 디랙터의 석연찮은 판단으로 가장 피해를 본 라이더는 잭 밀러입니다.

ECSTAR Suzuki의 알렉스 린스(Alex RINS)는 예선에서 5위로 MotoGP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이번 결승에서도 3위로 클래스 첫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개인 통산 41회 포디엄으로 Suzuki는 22경기만에 3위에 올랐습니다.

LCR Honda의 칼 크러치로우(Cal CRUTCHLOW)가 접전끝에 자신의 클래스 세번째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번 우승은 Honda의 통산 750번째 우승기록이기도 했습니다. 크러치로우는 이번 레이스에서 상당히 영리한 경기 운영을 했는데요.  바로 선두로 치고 나가지 않고 타이어 관리를 하다가 18랩부터 선두로 나섰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레이스 운영은 자신의 페이스를 믿고 자신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인데 그 만큼 크러치로우는 자신을 믿었다는 것이죠. 이번 우승으로 크러치로우는 MotoGP 데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쉽 포인트 38점으로 리더에 올랐고 영국인 라이더로는 1979년 배리 쉰(Barry SHEENE) 이후 최초입니다.

개막전 우승자인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는 FP 세션에서 고전했고 결승에서도 조금은 부진했습니다. 노면의 그립이 좋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이고 다행이라고 한다면 라이벌인 페드로사와 로씨, 마르케즈가 챔피언쉽 포인트 획득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라이더인 하피즈 샤린(Hafizh SYAHRIN)이 9위로 놀라운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마크 마르케즈와 발렌티노 로씨의 제2의 세팡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크러치로우의 우승이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4월 22일 미국 Aust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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